5조 HMM 인수 '각축전', 관전 포인트는
입력 : 2023.08.01 14:36:15
제목 : 5조 HMM 인수 '각축전', 관전 포인트는
현금 확보 경쟁 관건…5파전 최종 승자는 누구?[톱데일리] HMM의 새 주인 자리를 놓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5조원 이상 예상되는 높은 인수가에도 국내 여러 기업이 입찰에 참여할 의사를 밝히면서, 국내 1위 해운 역량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무엇보다 인수전 경쟁 기업들의 실탄 확보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MM 인수전이 5파전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SM그룹, LX그룹, 하림그룹 등이 이미 인수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최근 동원그룹과 글로벌세아그룹까지 HMM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으로부터 투자설명서를 받아가며 인수 참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MM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과거 현대상선이었던 HMM은 2013년 말 유동성 위기로 6조8000억원의 공적 자금을 수혈받고 산업은행 관리 하에 있다. 지난달 20일 산업은행이 HMM 매각 공고를 시작으로 민영화 일정을 본격화하자 기업들이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HMM은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만큼 인수를 바라보는 업계의 관심도 뜨겁다. 이번 매각 지분은 총 3억9879만156주로 현재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영구채 포함 희석기준 지분율 약 38.9%다. 예비 입찰 마감은 오는 21일이다.
기존 운송업 분야에서 활동하는 SM그룹 등 외에도 다른 업종 기업들이 HMM 인수에 도전하는 이유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기반한 시너지 확장 시도로 풀이된다. 특히 육계(닭고기) 유통을 주 사업으로 하는 하림과, 참치를 판매하는 동원그룹의 경우 종합물류체인 확장에 용이해질 전망이다.
이들 기업 외에도 추가 HMM 인수 후보군으로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CJ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HMM의 모태였던 현대상선을 되찾을 기회라는 점에서 인수전 참전이 예상된다. 이미 물류업에 진출해 있는 포스코그룹과 CJ그룹에게도 HMM은 시너지 확장을 위한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된다.
향후 인수 후보자들의 현금 확보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HMM의 매각대금은 5조원에서 최대 8조원 이상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HMM의 시가총액이 8조6000억원 상당에 달하는 점과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2조7000억원 규모의 영구채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반영한 금액이다.
SM상선, 대한해운 등을 보유한 SM그룹은 4조5000억원의 인수 희망가를 먼저 제시하고 자금 끌어모으기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선 자금 확보가 충분하진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SM그룹에서 해운 사업을 담당하며 계열사 중 가장 규모가 큰 SM상선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5754억원 수준이다.
SM상선이 보유한 현금에 당기손익인식 금융자산과 기타 유동금융자산, 기타 비유동금융자산 등을 합해도 6000억원을 조금 상회한 수준이다.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추가 차입금 조달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M상선의 주요 주주인 삼라마이다스(41.37%), TK케미칼(29.55%), 삼라(29.08%)의 현금을 합해도 580억원 수준이다.
LX그룹에서는 현금 창출력이 뛰어난 LX인터내셔널이 올해 1분기 기준 1조3939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 발행한 2000억원의 회사채와 더불어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 총수를 2배로 늘리면서 향후 들어올 자금 등이 HMM 인수 자금으로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하림그룹 지주사 하림지주의 현금성자산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1조4891억원 상당이다. 하림그룹 단독으로선 자금 여력이 부족하지만,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전에 참여하기에 조 단위 추가 자금 동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하림은 이전에도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M&A 시장에서 딜을 성공시킨 적이 있는 만큼, 이번 HMM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지난 2015년 1조원 규모의 벌크선 해운사인 팬오션을 공동으로 인수해 연간 영업이익을 7년 만에 2000억원대에서 약 8000억원대로 4배 불린 경험이 있다.
동원그룹 지주사 동원산업의 경우 현금성자산에 단기금융자산, 기타유동금융자산 등을 포함해도 7000억원을 하회한다. 이 때문에 동원그룹도 하림그룹처럼 재무적투자자(FI)와 손잡고 인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동원그룹은 과거 M&A에 참여했던 재무 자문사 등과 함께 인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세아도 현금성자산이 2535억원 수준에 불과해 HMM 인수를 위해 주요 PEF 운용사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는 주요 파트너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계열사 세아상역이 2019년 IMM PE로부터 태림포장을 7000억원에 사들이는 등 거래 관계 기반이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하락세를 걷고 있는 HMM 주가에 따라 향후 최종 매각가에도 변화가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HMM 주가는 매각 공고가 난 20일 종가 기준 2만300원에서 이후 급락해 5일 만에 52주 최저가 1만5080원까지 내려왔다. 현재도 HMM 주가는 1만7000원대로 이전 가격만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당분간 HMM 주가 반등은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증권 업계에선 올해 2분기 HMM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1107억원과 2669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58.1%, 영업이익은 90.9% 급감한 수준이다. 업황 악화에 물동량 부족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HMM은 입찰을 앞두고 몸값을 키우기 위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운 업계에 따르면 최근 HMM은 독일 '올덴도르프 캐리어스'가 보유하고 있던 대형 벌크선 '뉴캐슬맥스(Newcastlemax)'를 4650만달러(한화 약 600억원)에 인수했다. 뉴캐슬맥스는 호주 뉴캐슬항에 입항이 가능한 가장 큰 선박이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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