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빌딩값 30% 하락…내년 미국 부동산 투자 적기”

신수현 기자(soo1@mk.co.kr)

입력 : 2022.12.30 11:19:01
토니 박 피디프로퍼티스 대표

뚜레쥬르, 네이처리퍼블릭의 미국 진출
공유오피스 위워크의 한국 진출 컨설팅


토니 박 피디프로퍼티스 대표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코로나19에 의한 경기침체 등으로 미국 맨해튼 부동산 매매가가 코로나19 발생 전과 비교해 보통 30%, 많게는 절반 이상 떨어진 곳도 있다. 주로 은행이 담보로 갖고 있던 부동산들로, 건물·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도 많이 하락한 상태다.”

토니 박(Tony Park) 피디프로퍼티스(PD Properties) 대표(창업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미국 맨해튼 부동산의 현 상황을 이 같이 진단했다. PD프로퍼티스는 건물 임대·매매 뿐만 아니라 사무실 입점·분양·관리 등 부동산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회사이다. PD프로퍼티스는 미국을 넘어 한국, 중국, 유럽 등 여러 국가·지역에 걸쳐 수천 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토니 박 대표는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외식 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 등 화장품 브랜드의 미국 진출을 도왔다. 또 세계적인 공유 오피스 위워크의 한국 임대 대행업을 맡아 한국에 지점을 내는 일도 했다. 국민연금 등 한국의 기관투자가, 자산운용사 등이 미국에 상업용 부동산을 구입할 때 꼭 찾는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토니 박 대표는 “미국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을 받아서 건물을 구입한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증가하는 추세인 데다 환율 변동성도 커지면서 미국 맨해튼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내년은 맨해튼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맨해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는 세계 곳곳에서 투자자가 몰리기 때문에 매매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해도 보통 2~3년 안에 반등한다”고 덧붙였다.

토니 박 대표를 만나 미국 상업용 부동산 구입 방법과 주의사항, 수익률 등에 관해 들어봤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구입하려면?

▷외국에 있으면서 미국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미국에 직접 와서 매물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게 좋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구입 시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은 해당 부동산이 위치한 곳 즉 입지다. 입지가 좋으면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에 입주 수요가 증가하고, 이는 임대료·건물값 상승으로 연결된다.

PD프로퍼티스 같은 부동산 중개·컨설팅 업체를 통해 마음에 드는 부동산을 2개 이상 고른 후 소유자 측에 매각을 제안한다. 미국 맨해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공급자보다 수요자가 많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상업용 건물을 100% 구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따라서 여러 개의 부동산을 놓고 검토해야 한다. 소유자 측이 매각 제안을 받아들이면 매수자, 매도자 각각의 변호사를 통해 관련 계약서를 작성하고 주고 받는다. 변호사가 계약서를 검토한다. 각자 변호사 비용을 부담한다.

매수자는 해당 부동산에 대해 실사(듀딜리전스, due diligence)도 해야 한다. 맨해튼에는 조건부 계약(컨틴전시, contingency)이 없다. 맨해튼이 아닌 지역에서는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건물에 하자가 발생하거나 매수자가 대출을 못 받게 되면서 자금에 문제 등이 있으면 계약 취소가 가능하다. 하지만 맨해튼에서는 건물에 하자가 발생해도 이를 이유로 가격을 깎아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 따라서 매수자가 건물 상태 등 직접 다 조사하는 게 안전하다.

-미국에서 부동산 거래 시 보험가입을 한다고.

▷한국에는 부동산 거래 시 등기부등본을 등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만 미국에는 이런 시스템이 없다. 대신 미국에서는 부동산 매매 시 보험회사를 끼고 거래한다. 보험회사가 해당 부동산에 대해 일종의 보증을 서주는 셈이다. 부동산 거래에 문제가 생기면 보험회사가 책임진다. 따라서 부동산 매입 시 보통 가장 많이 나가는 비용이 보험료로, 1000억원 안팎 건물은 보험료 비용만 2억~3억원에 달한다.

보험 가입을 안 해도 거래 성사는 가능한데, 보험 가입을 안 하면 건물을 구입할 때 은행 대출에 제한을 받는다. 대출 없이 100% 현금으로 부동산을 구입하면 보험 가입을 안 해도 된다.

-맨해튼에 매매가 10억원짜리 상가는 없나.

▷없다. 저렴해도 시세가 30억~50억원은 된다.

-맨해튼에 가장 저렴한 상가의 1년 임대 수익은?

▷세금, 보험료 제외하고 1년 임대 수익이 약 65만달러 정도 된다. 앞으로 1년 동안 이 정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이 매물로 많이 나올 것이다. 지금까지는 은행이 담보로 갖고 있는 부동산이어도 해당 주인이 열쇠를 안 주면 은행이 마음대로 부동산을 처분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처분할 수 있게 바뀌었다. 은행과 건물주가 소송 중이었던 건물이 맨해튼에 많은데, 은행이 이런 건물을 이제 매물로 내놓을 것이다. 맨해튼 상업용 부동산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미국 맨해튼 부동산 투자 이점은.

▷미국 맨해튼 부동산 시장에는 수요자가 공급자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에 부동산 전망이 밝다. 또한 세금이 유예되는 것도 매우 큰 장점이다. 한국에서는 부동산 매각 시 매각 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하고, 내야 하는 세금 규모도 꽤 크다고 들었다. 미국에서는 부동산 매각 후 다시 부동산에 재투자하면 세금 납부가 유예된다. 재투자를 안 하면 매각 차익에 대한 일정 금액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미국 부동산 투자자들은 현금이 필요할 때 소유한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회사에 대출을 받아서 현금을 마련한다. 해당 부동산을 쉽게 매각하지 않는다. 특히 유대인들이 그렇다. 고객이었던 유대인 중 한 명은 약 10년 전 자신이 갖고 있던 건물을 담보로 1000억원 이상 대출받아 애플 주식을 사서 큰 투자 수익을 올렸다.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 구입 시 주의사항

▷보험에 꼭 가입하고 부동산 거래 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하며, 임차인도 직접 만나보는 게 안전하다. 또 상업용 부동산 구입 시 대출받을 때 은행 한 군데에 의존하지 말고 여러 은행을 통해 알아보는 게 좋다. 은행이 대출을 진행해주다가 갑자기 대출을 못해주겠다고 입장을 바꾸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 외식업체가 미국 맨해튼에 매장 낼 때 주의사항

▷미국에 알려지지 않은 한국 기업·브랜드가 많기 때문에 맨해튼에 바로 진출하기보다는 플러싱, 뉴저지 등 한국 문화가 익숙한 지역에서 먼저 사업을 시작하는 게 유리하다. 이들 지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넓힌 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는 게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신수현 기자]

※ 기사는 인터뷰 내용 중 일부로, 자세한 인터뷰 내용을 유튜브 ‘매경5F’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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