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몰린 '웨이브', 생존 해법 놓고 고심
입력 : 2023.08.11 08:30:07
제목 : 벼랑 끝 몰린 '웨이브', 생존 해법 놓고 고심
2024년 IPO 미이행 시 2410억원 규모 CB 일시상환 가능성도
합병·매각 등 가능성 대두…해외진출·이종산업 결합 등 속도전[톱데일리] 한때 국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1위 플랫폼이었던 웨이브가 지속되는 적자에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금 상환에 대한 부담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상장 강행, 티빙과의 합병, 지분 매각 등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최대주주인 SK스퀘어와 운영사인 콘텐츠웨이브는 일단 웨이브의 기업 가치 제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 출범 이래 지속 적자…IPO 계획 빨간불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출범 당시 137억이었던 콘텐츠웨이브의 영업손실은 2020년 169억원, 2021년 558억원, 2022년 1213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넷플릭스 등 해외 OTT 공세에 맞서 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년 1000억원 가량의 투자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도 내지 못하고, 국산 OTT 경쟁에서조차 밀리는 등 오히려 부담만 커진 셈이다.
여기에 출범 당시 상장을 자신하며 조달했던 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만기 일정까지 임박하면서 투자금 상환에 대한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 표면상 만기는 1년 이상 남았으나 재무적투자자(FI) 판단에 따라 투자 조건이 바뀔 수 있다.
2019년 콘텐츠웨이브의 모회사 SK텔레콤(현 SK스퀘어)은 웨이브의 2023년 기업공개(IPO) 신청, 2024년 상장에 성공한다는 조건으로 미래에셋벤처투자(FI)와 SKS프라이빗에쿼티(PE)를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2024년 11월까지 상장을 완료하려면, 최소 올해 11월까지는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만약 콘텐츠웨이브의 상장이 불발된다면 주식 미전환 사채의 권면총액 2000억원에, 5년 만기로 연복리 3.8%를 적용한 금액(410억원)까지 합한 2410억원을 일시 상환해야 한다. 지난 5월 콘텐츠웨이브가 공시한 자산총계는 3823억원으로 이 중 유동자산 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43억원에 불과하다.
상장이 필수 인 상황에서도 콘텐츠웨이브가 적자를 지속하며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힘들어지자 모회사인 SK스퀘어도 복잡한 셈법에 놓이게 됐다. 증권가나 투자업계에서는 콘텐츠웨이브의 IPO 외 투자금 확보 방안을 두고 티빙과의 합병과 지분 매각을 통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티빙 합병설은 지난 2020년 해외 OTT 업체에 대항해 국산 OTT도 규모의 경제를 형성해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거론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합병을 두고 양사 주주 간 지배구조 정리 등 어려움이 많다. 또 현재 공정거래법 특례상 지주사는 자회사 발행주식총수의 40% 이상을 소유해야 하므로 지주사인 SK스퀘어 입장에선 합병으로 늘어난 주식 확보를 위해 추가 지출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티빙 운영사인 CJ ENM 또한 10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플랫폼 합병 과정엔 사실상 많은 어려움이 있다 보니 현재는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은 옵션"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분 매각도 시장에서 유력하게 점쳐지는 방안 중 하나다. SK스퀘어가 SK쉴더스, 원스토어, 11번가 등 자회사 상장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자 자회사 지분 매각을 추진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SK스퀘어는 지난달 20일 자회사 중 가장 먼저 상장에 도전했던 SK쉴더스의 지분 일부를 EQT파트너스에 860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다만 SK쉴더스를 제외한 자회사들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재무 상 황이 좋지 못하기 때문에 엑시트도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 "합병·매각 없다" 기업가치 제고 작업↑
SK스퀘어와 콘텐츠웨이브는 해당 가능성들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IPO 도전으로 중심이 쏠린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투자사들과 온전한 기업가치 평가 시점까지 CB 상환 일정 연기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업계에서는 지난 4월 콘텐츠웨이브가 처음으로 도입한 사외이사를 두고 IPO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상법상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외이사 선임은 2019년 CB 발행 당시 계약사항을 이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웨이브는 일단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지난 4월 콘텐츠 라인업 발표회에서 "결국 좋은 스토리를 만드는 게 우리의 솔루션"이라며 "다른 플랫폼이 하지 않는 이야기, 다른 제작사가 다루지 않는 소재, 다른 패키징으로 선보이려고 한다"고 콘텐츠 투자 의지를 밝혔다. 이후 콘텐츠웨이브는 5월 22일 유상증자를 통해 관계사인 SK스퀘어아메리카로부터 25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해당 금액은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사용될 것이란 입장이다.
이용자 확보를 위해 타 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콘텐츠웨이브는 지난 7일부터 신세계그룹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과 손잡고 최대 50% 할인 이용권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또 현대자동차와 '차량용 OTT 콘텐츠 서비스 제휴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현대차의 일부 차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웨이브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모색 중이다. 콘텐츠웨이브는 지난해 12월 미주 지역 OTT 플랫폼인 '코코와' 인수했다. 콘텐츠웨이브는 코코와 인수로 미주지역 가입자들에게 주요 방송콘텐츠와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게 됐으며 이를 기점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갈 계획이다.
앞선 관계자는 "현재 외형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FI, PE들과 CB 상환 일정 연기를 논의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합병, 엑시트 등은 현재 논의 사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톱데일리
김재훈 기자 rlqm93@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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