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Vs. 화재, 벌어지는 실적 격차
입력 : 2023.08.16 17:14:33
제목 : 삼성생명 Vs. 화재, 벌어지는 실적 격차
수익성·CSM·자본건전성 모두 '삼성화재'가 앞서
하반기 IFRS17 가이드라인 적용 이후 실적 '관건'[톱데일리] 삼성그룹 보험 계열사들의 실적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맏형' 격인 삼성생명의 순이익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삼성화재는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974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6307억원) 대비 54.5%나 증가했지만, 삼성화재를 이기지는 못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1조2151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으로 손해보험사가 유리한 상황이긴 하다. IFRS17 하에선 저수익 상품인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은 생명보험사가 고수익 상품인 장기보험 위주의 손해보험사보다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두 회사의 자산만 놓고 보면 삼성생명이 300조6000억원, 삼성화재가 78조원대로 4배 가까이 크다는 점에서 수익성 격차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상반기 실적에서 2000억원 이상의 차이가 벌어진 건, 2분기 실적 때문이다.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삼성생명은 299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6.2% 감소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2분기에도 6000억원대 순이익을 내며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40.3% 증가했다.
먼저 삼성생명은 2분기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가 전년 동기 대비 36.8% 상승한 9223억원을 기록했다. APE는 보험료를 연 기준으로 환산한 개념이다. 특히 종신시장 확대에 적극 나선 덕에 보장성 신계약 APE는 2분기 7784억원으로 80.4% 상승했다. 건강보험 신계약 판매도 APE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그럼에도 2분기 순이익이 줄어든 건 채권 교체매매 과정에서 투자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1.6%대 저금리 채권을 매각했는데 시장금리 상승으로 3.5%대 고금리 채권을 매입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투자손실을 나쁘게 해석하진 않는다. 통상 보험사들은 고금리 채권을 매각 해 이익을 실현해 호실적을 내는데, 이는 이원차마진을 악화시킨다는 단점이 있다. 이원차마진이란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 등 금리부 자산의 금리와 부채의 평균 이율 차이를 말한다. 삼성생명의 경우 저금리 채권을 매각하고 고금리 채권을 매입한 만큼, 당장은 손실로 잡히지만 이원차마진이 개선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삼성화재는 2분기에도 6000억원대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40.3% 증가한 수치다. 보험손익은 1조258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9.5% 가량 늘었다. 장기보험 손익이 1년 사이 29% 이상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보험수익 증가를 일으켰다. 투자손익도 지난해 2분기보다 47.9% 증가한 354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인 실적 외에도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앞지른 영역은 없었다.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은 삼성생명이 11조 900억원, 삼성화재가 12조6550억원을 기록해 삼성화재가 7550억원 가량 앞섰다.
건전성 면에서도 삼성화재가 더 높게 나타났다.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은 삼성화재가 276.4%, 삼성생명은 220~225%(예상치)로 집계됐다.
하지만 올해 3분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열려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적용한 IFRS17 가이드라인을 보험사들이 자의적으로 해석해 일부 보험사들이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일었기 때문이다. IFRS17 변동 이후 혼란을 막기 위해 보험사들에게 일부 자율성을 부여했는데, 이런 자율성이 적절히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우려가 시장에서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올해 5월 말 IFRS17에 대한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그동안 낙관적으로 가정했던 실손보험의 계리적 가정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라는 내용으로, 2분기까지는 가이드라인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3분기부터는 적용을 시작해 4분기부터는 의무 적용해야 한다.
특히 금융당국은 해당 가이드라인에 대해 전진법을 적용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전진법과 소급법에 대한 자율성을 어느정도 부여했지만, 앞으론 전진법 적용을 원칙으로 할 예정이다.
전진법은 회계상 변경 효과를 당해연도와 그 이후 기간의 손익으로 전액 인식하는 방식이다. 소급법은 회계상 변경 효과를 과거 재무제표에 반영해 당기에 미치는 영향을 축소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상반기 전진법과 소급법 둘 중 어떤 걸 적용했는지에 따라 생보사와 손보사의 하반기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생보사의 경우 적용 방식에 따른 CSM 감소나 확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인 반면 손보사는 적용 방식에 따라 CSM 규모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개별 보험사들이 전진법과 소급법 둘 중 어느 방식을 적용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삼성화재가 하반기에도 상반기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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