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색채 입은 KCGI자산운용, 첫 타깃은 현대엘리베이터

입력 : 2023.08.23 13:14:43
제목 : 강성부 색채 입은 KCGI자산운용, 첫 타깃은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에 주주서한 발송…현정은 회장 사내이사 적격성 재검토 등 촉구 지배구조·자본정책·현대아산 등 주요사업 질타…"활발한 의견교환 기대"

[톱데일리] KCGI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에 주주서한을 발송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KCGI자산운용은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가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하며 사명을 변경한 곳이다. KCGI자산운용은 한진칼, 오스템임플란트, DB하이텍 등 기존 KCGI가 걸어온 행보와 궤를 같이 하는 모양새다. KCGI는 그동안 지배구조의 허점 및 오너일가에 대한 문제가 심화한 대상을 중심으로 분쟁을 벌이며 수익 극대화를 꾀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재 다국적 승강기업체이자 2대주주인 쉰들러그룹(쉰들러홀딩스)과 알력다툼을 벌이고 있다.

23일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에 지배구조 개편 등 다섯 가지 제안을 담은 주주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해당 서한은 목대균 KCGI자산운용 부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 명의로 전달됐다.

KCGI자산운용은 현재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2%(보통주)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는 KCGI자산운용의 국내주식형 포트폴리오에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종목"이라며 "하지만 이사회의 독립성과 자본정책, 중장기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KCGI자산운용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 가운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자질 문제에 방점을 찍었다.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사내이사 겸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KCGI자산운용 측은 "대법원은 현 회장의 이해관계충돌과 선관의무 위반을 근거로 17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인정했고, 이외에도 별건의 주주대표소송과 투자자-국가간 소송(ISD)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쉰들러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현 HMM)의 경영권 방어의 일환으로 맺은 파생상품계약으로 인해 회사에 대규모 손해를 야기했다고 주장하며 현정은 회장 등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벌였다. 지난 3월 대법원은 쉰들러 측의 손을 들어 줬다. 쉰들러 측은 현재 현 회장을 상대로 별도의 주주대표소송과 정부를 상대로 ISD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KCGI자산운용은 "손해배상액중 상당부분을 계열사 지분으로 납입한 부분도 별건의 소송 결과에 따라 추가적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일련의 소송 당사자가 회사의 상근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는 것은 심각한 이해관계 충돌의 우려가 있다"고 부연했다.

현 회장의 이사회 참석률도 문제 삼았다. 계열사 겸직으로 인해 이사회 출석률이 낮은 가운데 과도한 보수를 수령한다는 지적이다. 현정은 회장은 현대모벡스의 이사회의장과 사내이사, 현대아산의 사내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KCGI자산운용은 "현 회장의 지난 3년간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 참석율은 50%에 미치지 못한다"며 "이에 반해 기업 실적이 크게 부진했던 지난 3년간 현대엘리베이터와 계열사로부터 120억원이 넘는 보수를 수령했다"고 지적했다.

자본 정책의 재검토도 촉구했다. 현저히 낮은 해외사업과 비주력 사업의 부진한 수익성으로 재무적 생산성이 낮고, 지속가능한 주주환원과 자본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증대된다는 입장이다. KCGI자산운용은 "대부분의 이익이 발생하고 있는 국내 승강기 부문에 투입된 고정자산은 전체의 30% 수준인 반면, 자본수익성이 낮은 해외승강기, 부동산임대업, 관광숙박업 등에 대부분의 고정자산이 비효율적으로 배치돼 있다"고 꼬집었 다.

이밖에 KCGI자산운용은 현대아산(올해 6월말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 82.03%)의 존립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성장성과 향후 지원계획에 대한 입장을 촉구했다. 현대아산이 지난 2008년 금강산관광 중단 이후 독자생존이 불가능한 구조다.

목대균 KCGI자산운용 CIO는 "(현대엘리베이터 측으로부터)의미 있는 답변을 받지 못할 경우 수탁자로서의 책임 이행을 위한 추가적 활동 전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kwanjjun@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4.21 15:30
현대엘리베이터 70,100 700 +1.01%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4.22 05:41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