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PF 대책에 증권사 리스크 관리 '골머리'
입력 : 2023.08.25 09:08:49
제목 : '오락가락' PF 대책에 증권사 리스크 관리 '골머리'
3년 전 정책으로 PF-ABCP 급증…문제 생기자 "이제 다 꺼라"
증권업계, "급증한 ABCP, 대출 전환 해야…주담대 등에도 영향"[톱데일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에 대한 정부의 오락가락 대책 발표로 증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발표된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다. 새로운 대책들이 오히려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에 역효과가 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증권사가 보증한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PF 대출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고 선언했다. 부동산 사업장은 1~3년의 기간을 갖는데 반해, ABCP는 1개월에서 3개월 사이 계속 차환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이를 통해 단기 시장 금리 급상승 등 금융시장 경색으로 인해 부실이 발생할 위험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금융당국이 구상한 유도 방법은 'PF 대출의 순자본비율(NCR) 위험값' 완화다. 증권사가 매입 확약 또는 지급보증한 'PF-ABCP'를 만기가 일치하는 'PF 대출'로 전환할 경우 NCR 적용 위험값을 100%에서 32%로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조치로 약 5조원의 증권사 부동산 관련 유동화증권이 대출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CR 규제란 금융투자회사 청산 시 고객이나 채권자의 손실 방지를 위해 영업용 순자본을 자산이나 부채, 또는 업무에 따라 발생하는 총위험보다 더 많이 보유하도록 규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작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PF 대출 위험값을 낮추는 것은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주식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의 비중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체 대출채권을 자기자본 100%로 한정하는 규제(증권사 신용공여 한도)는 여전히 남아있다. PF-ABCP가 대출로 전환되면,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PF 외 다른 대출 비중을 축소해야 할 수도 있다"며 "규모가 상당한 주식담보대출 익스포져(노출)부터 줄여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레고랜드 사태,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PF-ABCP'가 3년 전 정부 정책으로 급증했다는 지적도 있다. 자체 운용북(자금운용규모)으로 관리하던 PF 물량이 정부 정책으로 인해 우발채무(PF-ABCP 등) 형태로 대거 바뀌게 됐다는 것이다.
기존 PF 대출 제도는 일반 증권사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별로 달리 적용됐다. 일반 증권사는 부동산PF 상대로 대출을 내줄 때 NCR 적용 위험값을 100% 차감해야 했다. 반면 종투사들은 NCR에서 위험값을 18%만 차감할 수 있도록 '종투사 부동산 대출에 대한 신용위험 특례'를 제공했다.
하지만 2019년 12월, 정부는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차원에서 '종투사 특례'를 폐지했다. 종투사 역시 부동산 대출 시 NCR 적용 위험값을 100%로 잡고 전액 차감하도록 했다. 결국 종투사들이 비교적 위험값을 덜 반영할 수 있는 PF-ABCP로 몰리면서 PF 유동화시장이 급격히 커지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PF 금융 관련 정책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2019년 종투사 특례 해지 당시) 정부가 부동산 PF를 규제한다고 시행했는데, 실질적으로 PF 물량은 줄어들지 않고 PF 대출이 매입확약으로 바뀌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PF ABCP 시장이 너무 커졌고, 그 와중에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면서 빠른 속도로 유동성 경색이 온 것"이라며 "오히려 급증한 PF ABCP 물량을 다시 대출로 전환해야 하는 증권사들의 부담만 더욱 가중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7.02 12:26
한국금융지주 | 136,900 | 3,300 | -2.35% |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한국투자증권, 美 캐피탈그룹 CEO와 전략적 협업 논의
-
2
미래에셋박현주재단, ‘2025년 활동보고서’ 발간…“공익 목적 53억 쾌척”
-
3
미래에셋박현주재단, 2025년 활동보고서 발간
-
4
원익머트리얼즈, 주식등의 대량보유자 소유주식수 변동
-
5
사학연금공단, 지역발전 우수 사례로 선정돼 국토부 장관 표창 수상
-
6
iM금융지주, 주식등의 대량보유자 소유주식수 변동
-
7
KODEX 휴머노이드로봇 2종 순자산 1천억원 돌파
-
8
한화투자증권, 모태펀드 2차 ‘미래환경 스케일업’ 최종 선정
-
9
미디어젠, 19.14억원 규모 공급계약(음성인식 S/W개발) 체결
-
10
CJ제일제당, 주식등의 대량보유자 소유주식수 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