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단] [신송식품] ⑤ '현금 고갈' 홀딩스, 폭탄배당의 전말

입력 : 2023.08.31 16:36:57
제목 : [유통진단] [신송식품] ⑤ '현금 고갈' 홀딩스, 폭탄배당의 전말
'코람코→신송식품→신송홀딩스→신송지티아이→조승현' 승계 끝나자 배당 본격화…재원 마련에 자회사 실탄 '영끌'

[톱데일리] 재무 악화로 골머리를 앓던 신송홀딩스가 최근 몇 년 사이 그룹 꼭대기에 위치한 '오너 2세 회사' 신송지티아이 자금 지원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룹사들을 아우르는 줄배당 사슬을 만들고, 만년 적자에서 탈출하면서부터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승계를 마친 조승현 신송홀딩스 대표 체제의 지배력도 앞으로 더욱 강화될 조짐이다.




◆ '만년 적자 행진' 순수지주사의 한계

신송홀딩스는 순수지주사로 사업회사인 신송식품과 신송사업 등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효율적인 경영을 이유로 2009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신송산업홀딩스를 현재의 신송홀딩스로 사명을 바꾸고, 관계사인 신송식품홀딩스를 흡수합병하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신송홀딩스는 순수지주사 특성상 별도의 사업 매출이 없다 보니 최근까지 적자로 운영돼 왔다. 지주사 전환 이후 2013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도 했지만 불과 3년 전까지 적자 경영이 계속 이어졌다. 자회사가 제공하는 경영자문 수수료 등으로 매년 10억원대 연매출로 근근이 버텨온 셈이다.

회사를 유지하기 위한 고정 비용은 매년 일정 수준 늘어나며 재무 상황은 점점 악화돼 갔다. 2018년을 예로 들면 신송홀딩스는 별도기준 12억원의 매출을 인식했지만, 판매관리비로 그보다 많은 14억원이 빠져나가며 영업손실 2억원을 기록했다. 173억원의 기타손실 등 영향으로 당해 순손실은 132억원이었다.

당연한 수순으로 신송홀딩스는 자본 축소를 감내해야 했다. 한때 760억원이 넘던 이익잉여금은 적자 지속으로 계속 줄어들며 2020년 376억원으로 10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이로 인해 2013년 상장 효과로 1500억원에 육박하던 자본총계가 2021년 1090억원까지 내려오는 등 재무 악화가 지속됐다.

◆ 적자 탈출의 비밀 …자회사 줄배당 정책

그랬던 신송홀딩스가 적자를 탈출한 것은 2년 전부터였다. 우선 매출이 2021년 45억원, 지난해엔 55억원까지 급등했다. 영업이익도 2021년 23억원, 지난해 30억원을 남기며 흑자로 돌아섰다. 이전에 없던 자회사 배당 수익이 2년 동안 급격히 늘어난 이유에서다. 배당수익으로 2년간 60억원이 넘는 금액이 신송홀딩스에 입금됐다.

배당 지급의 주인공은 신송그룹의 핵심 자회사 신송식품이었다. 신송식품은 2021년 26억원, 지난해엔 35억원의 배당금을 신송홀딩스에 바쳤다. 흥미로운 점은 배당 시점이 신송식품의 실적이 부진하던 시기였다는 점이다. 신송식품은 2021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3% 하락한 36억원, 지난해엔 그보다 19% 더 줄어든 29억원이었다.

신송식품의 연간 이익에 맞먹는 규모가 배당 명목으로 신송홀딩스에 들어간 것이다. 특히 지난해는 신송식품이 순이익 29억원을 벌었는데 배당금으로 그보다 많은 35억원을 지급하면서 배당성향은 120%로 치솟았다. 다시 말하면 신송홀딩스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회사 이윤을 상회하는 규모의 '폭탄 배당'을 지급한 것이다.

물론 신송식품도 배당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같은 방식으로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확보해야 했다. 신송식품은 2년 전 기존 지분 29.94%에서 89.82%까지 늘린 임대 핵심 자회사 '코람코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42호(이하 코람코)'로부터 2021년 8억원, 지난해 12억원의 배당금을 취득했다.

코람코는 신송그룹이 30여년 전 임대 사업을 확장한 이후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곳으로 현재 신송센터빌딩 등을 보유하고 있다. 탄탄한 수익 기반으로 매년 안정적인 배당금을 충당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 54억원을 벌고 순이익으로 15억원을 남겼다. 순이익률은 28%에 달한다.



◆ '영끌' 배당 종착지 그룹 지배자 조승현·조승우

신송식품에게서 받은 배당금으로 적자를 면한 신송홀딩스의 속셈은 따로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바로 모회사이자 오너 2세 회사인 신송지티아이에 대한 자금 지원이다. 신송홀딩스는 3년 전인 2019년부터 배당을 시작했다. 2019년 343억원의 순손실이 났지만 배당으로 9억원을 집행했다. 배당총액은 이듬해 11억원을 거쳐 2021년과 지난해 13억원 규모가 됐다.

신송홀딩스가 배당을 시작한 시점은 창업주 조갑주 회장이 지분 5.24%만 남겨두고 2세 승계를 마무리하던 무렵과 일치한다. 2019년 조 회장의 지분 증여로 장남 조승현 대표가 신송홀딩스 지분 33.34%, 차남 조승우 사장이 11.25%를 보유하게 됐다. 이 지분은 이후 고스란히 신송지티아이로 출자해 신송홀딩스를 지배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현재 신송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오너 2세 회사 신송지티아이(홀딩스 지분율 44.86%)를 최정점 회사로 개편하는 과정과 맞물려 그룹사들의 줄줄이 배당정책이 일제히 수립됐다. 결국 '코람코→신송식품→신송홀딩스→신송지티아이→조승현·조승우' 방향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지난해 16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신송홀딩스가 배당성향을 기존 17.4%에서 86.4%까지 확대한 것을 보면, 앞으로 신송지티아이에 향하는 배당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신송지티아이는 공시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배당 유무를 알 순 없지만 오너 2세 자금줄 역할로서 충분하다. 신송지티아이는 조승현 대표가 지분의 74.31%를, 조승우 사장이 25.07%를 갖고 있다.

◆ 바닥난 현금…'무리수' 배당 다음 스텝은?

보통 자회사들의 배당 확대는 그룹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 적절하게 활용되기도 하지만, 신송그룹의 배당 확대는 '무리수'에 가깝다. 신송식품은 지난해 35억원의 배당을 지급하고 보유 현금이 1억원 정도만 남은 상태다. 신송홀딩스도 신송지티아이에 13억원을 지급하고 현금성자산이 17억원에서 7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특히 신송그룹의 중추 신송홀딩스의 현금이 바닥나고 있는 상황에서 배당 확대는 그룹사 전반 자금 운용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우려 요소다. 신송홀딩스는 상장 직후 단기금융상품(125억원) 포함 현금성자산 220억원 상당을 보유했지만, 3년여 전부터 현금이 급감해 현재는 실탄 7억1000만원(6월 말 기준)이 가진 전부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소폭이긴 하지만 아직까진 마이너스 순차입금(-6억9200만원)을 유지중이란 점이다.

이 때문에 신송지티아이로 이어지는 배당 재원을 추가 확보하는 과정에서 신송홀딩스가 향후 또 다른 100% 자회사 신송산업으로 배당 수취를 확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신송 브랜드 제품 제조와 임대 등을 하는 신송산업은 오너 2세 조승현·조승우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하는 유일한 곳이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신송홀딩스 관계자는 "2019년 연결기준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배당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단이었고 그 다음해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신송식품으로부터의 배당 취득은) 신송홀딩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재원 마련 차원"이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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