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차입 100조 시대] [SK온] 숨은 부채 '19조원'
입력 : 2023.09.25 17:41:48
제목 : [SK 차입 100조 시대] [SK온] 숨은 부채 '19조원'
블루오벌SK 관련 보증부채만 16조
CPS·매출채권유동화증권 3조…장부상 부채보다 더 커[톱데일리] SK온의 채무 부담은 보이는 숫자가 전부가 아니었다. 장부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부채의 성격과 맞아 떨어지는 '잠재 부채'만 19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장부상 부채총계 18조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참고로 SK온의 올해 상반기기준 총차입금은 13조원이다.
기업회계기준에서는 부채를 '과거 거래에 의해 발생했으며, 경제적 효익이 내재된 자원이 기업으로부터 유출됨으로써 이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현재 의무'로 정의한다. 기업은 이 정의에 따라 부채 중에서도 거래 유무, 자원의 유출가능성 등을 감안해 장부에 기재하거나 하지 않을 수 있다. 장부상 기재할 경우 재무제표에 부채로 잡히고, 기재하지 않는다면 이른바 잠재적 부채, '숨은 부채'로 남게 된다.
SK온의 숨은 부채는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지고 있는 블루오벌SK 관련 부담(16조원)▲전환우선주(2조8000억원)▲유동화증권(약 1600억원) 등 약 19조원으로 파악된다.
◆SK온, SK이노베이션과 블루오벌SK 관련 채무부담 '16조'

세부적으로 보면 숨은 부채 중 대부분은 '블루오벌SK'에 대한 의무가 차지한다. 블루오벌SK는 SK온과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가 만든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이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상반기 개별 재무제표 주석사항에는 지배기업(SK이노베이션)이 종속기업인 SK온과 SK배터리아메리카가에 블루오벌SK 관련 출자이행보증, 계약이행보증을 각각 50억달러(6조7000억원), 70억달러(9조4000억원) 한도로 제공하고 있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는 SK온이 포드와 체결한 '계약'으로 만들어진 부채다. 이행의무는 SK온이 부담하고 있으며, 보증부채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 넘긴 형태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사항을 재무제표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대신 주석사항 '우발 부채 및 약정' 항목에 남겨뒀다. 과거의 거래가 아닌 계약으로 발생한 부채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계약은 서로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것을 문서로 나타낸 것으로 법적 구속력을 가지기는 하지만, 거래에 해당하지는 않아 회계기준에 따라 장부에 기재하지 않을 수 있다.
해당 주석사항의 핵심은 최대 투자금액이다. SK온과 SK배터리아메리카가 블루오벌SK에 투입할 자금만 최대 1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K온과 포드가 그동안 밝힌 투자금액은 114억달러(13조원)로, 반반씩 부담한다면 각사별 투자금액은 7조5000억원이다. 공개한 투자금과 주석사항에 기재한 최대 투자금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는 셈이다.
두 금액의 차이는 블루오벌SK 관련 '계약이행보증'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계약이행보증 내용을 두고, 기존 알려진 출자 및 설비투자 외에 추가 투자가 존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자'보다 더 광범위한 공동 투자계약을 체결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에 대해 SK온 관계자는 "포드와 합작법인인 만큼 각 회사가 돈을 투입해야 하는데, 한 번에 하지 않고 기간에 나눠서 넣기 때문에 일정한 계약사항들이 존재한다"며 "블루오벌SK의 경우, 미국 정부로부터 첨단기술차량제조(ATVM) 자금 지원을 받은 부분이 있어, 차질 없이 자금 투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ATVM은 미국 에너지부(DOE)가 운영하는 자금 지원 프로그램이다. 블루오벌SK는 지난 6월 DOE로부터 92억달러(12조30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 차입을 조건부 승인받았다.
◆ CPS, 자산유동화부채 등 기타 숨은부채도 수조원
전환우선주(CPS)도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SK온의 숨은 부채다. CPS는 통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일정 조건에 따라 부채로 포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SK온의 CPS는 자본계정에 속해 있다. 부채 회피 전략으로 외부 자금조달로 인한 차입부담을 억제하고 자본 확충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SK온은 다양한 약정 조건을 달았다. 첫째로 2026년까지 내부수익률(IRR) 7.5% 이상을 약속하는 '적격 상장' 의무를 이행하기로 했다. 이행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는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SK온 지분에 대해 동반매도요구권(Drag Along)을 행사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뒀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투자자 지분에 대해 IRR 7.5%를 보장하는 조건에서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뒀다.
업계에서는 투자자와의 이런 계약 내용을 감안할 때 잠재적 상환 부담과 일정 수준의 부채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현재 경기침체, 금융시장 경색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잠재적 재무부담 위험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신용평가사들은 잠재적 상환 부담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무안정성을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동화증권도 숨은 부채다. 25일 기준 실질 조달자가 SK온인 유동화 증권 중 만기가 남아있는 것은 에스씨제일차, 피씨씨제삼차, 비케이씨에스제십이차 등의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유동화증권 총 1588억원이다. 대부분 SK온이 배터리를 팔고서 아직 받지 못한 카드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형태로 발행됐다.
앞으로 유동화증권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SK온은 지난해 7조6000억원의 연간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상반기에만 7조원의 매출을 냈다. 수주 규모 확대에 따라 매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참고로 최근 SK온의 누적 수주 규모는 3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유동화 할 수 있는 매출채권 규모가 증가하고, SK온의 유동화증권 활용 역시 더욱 잦아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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