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디 내놔도 견줄만한 술”…‘진로이즈백’부터 ‘일품진로’까지 [인터뷰]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입력 : 2023.10.02 16:18:19 I 수정 : 2023.10.02 23:43:43
입력 : 2023.10.02 16:18:19 I 수정 : 2023.10.02 23:43:43
윤호섭 하이트진로 소주브랜드 팀장

영업직으로 5년, 또 마케팅 담당자로 10년째 하이트진로에서 근무 중인 윤호섭 하이트진로 소주브랜드 팀장은 ‘일품진로’가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회사 선배들에게 줄곧 들어왔던 ‘우리 술’에 대한 자부심을 실물로 풀어낸 게 바로 일품진로라는 설명이다.
전통방식 그대로…기업 정체성 같은 명주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하이트진로 사옥에서 윤 팀장을 만났다. 윤 팀장은 소주 1위 기업 하이트진로의 모든 소주 브랜드 마케팅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2019년 ‘진로이즈백’ 열풍을 일으킨 주역으로 한국인의 저녁 자리를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런 그에게 ‘일품진로란 무엇이냐’고 묻자 “선배들 때부터 들어온, 한국 넘버원 소주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란 답이 돌아왔다. 참이슬, 진로 등 대중적인 브랜드와 별개로 ‘명주(銘酒)’에 대한 하이트진로의 집착이 빚어낸 산물이라는 것이다.
‘일품(一品)’. 아주 뛰어난 물건, 또는 품질이나 상태가 제일 가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나라 소주 1위 기업이 이런 표현을 아무 술에나 붙이지는 않았을 터. 일품진로가 세상에 등장하게 된 배경이 궁금했다.
윤 팀장은 “지난 2005년에 하이트와 진로가 한 식구가 됐다. 당시 이천 공장에 소주를 보관하던 목통(캐스크)이 많이 있었는데 이걸 어떻게 활용할지 (선배들이) 연구를 많이 했다”며 “목통 원액을 활용해 2007년 처음 출시한 게 바로 일품진로다”라고 설명했다.
윤 팀장이 손으로 가리킨 초창기 일품진로는 인삼주를 연상시키듯 누르스름한 모습이었다. 연식이나 종류 등에 따라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색상이 투명한 지금의 일품진로와는 조금 달랐다. 과거와 제조 공정도 차이가 다소 있고, 중간에 리뉴얼도 한 차례 거친 까닭이다.
일품진로는 꼭 안동소주와 마찬가지로 밥을 지은 뒤 발효하고, 또다시 증류해서 원액을 모으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다. 그 뒤 원액을 3개월간 일반 숙성하거나, 목통에 주입해 숙성하는 방식으로 종류가 갈린다. 일반 숙성분은 만드는데 총 4~6개월이 걸리고, 목통에 넣은 건 말 그대로 연산(12년산, 23년산 등)이 곧 제조 기간이 된다.

중장년이 즐기던 술, 이젠 2030까지 찾아
목통에 보관하던 원액으로 해마다 제품을 내면 숙성분이 바닥나지는 않을까. 윤 팀장은 “이천 공장에 200ℓ짜리 목통이 5000개 좀 넘게 있다”며 “매년 고연산, 한정판도 내지만 빈틈이 생기면 계속 채워넣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의지만 있으면 계속 생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하이트진로가 해마다 내놓는 한정판 일품진로를 구하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올해의 경우 ‘일품진로 23년산’을 19만5000원에 출고했는데 공급 대비 수요가 너무 많아 암암리에 웃돈 거래까지 이뤄질 정도로 인기다. 위스키 열풍 못지않다는 게 도매상들의 전언이다.
소주 마니아들 사이에서 난리인 일품진로 시리즈가 최근 더 주목받게 된 건 젊은 층이 팬데믹을 전후로 증류주·전통주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중장년층이 많이 찾았지만, 원소주 열풍 등을 계기로 20~30대도 일품진로에 관심을 두고 있다.
상징적인 사업인 건 맞지만, 사실 기업 입장에서 일품진로 브랜드가 크게 돈이 되는 술은 아니다. 천문학적인 양이 소비되는 희석식 소주에 비해 생산량·유통량도 적고 원체 연구 등 품을 많이 들여야 해서다.
윤 팀장은 그럼에도 하이트진로가 일품진로를 지속 생산하는 데 대해 “(소주기업으로서) 사명감”이라고 답했다. 미국에서 버번 위스키를 숙성한 목통, 프랑스에서 브랜디를 숙성한 목통을 들여와 소주 원액을 숙성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소주 1위 기업의 사명감을 안고 태어난 술. 일품진로를 어떻게 즐겨야 가장 맛있는지를 묻자 윤 팀장은 “처음엔 스트레이트로 마시면서 향과 목 넘김을 즐기고, 이후엔 소주잔에 얼음 하나를 넣고 즐기시라”며 “회처럼 깔끔한 안주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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