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올 들어 실적 급격히 감소, 순이익 기조는 유지 "사업재편 위한 결정, 바이오 등에 투자 계획"

[톱데일리] CJ제일제당이 여러 차례 매각설이 불거졌던 브라질 법인 CJ셀렉타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실적 악화와 투자 확대로 가중된 재무 부담을 줄이고, 최근 주춤하고 있는 바이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CJ제일제당은 브라질 자회사 CJ셀렉타 보유지분 전량(66%)을 미국 곡물기업 번지의 브라질 자회사 Bunge Alimentos S.A.에 매각한다고 10일 공시했다. CJ그룹은 이번 작업에서 특수목적법인 CJ라탐(56%)과 CJ제일제당(10%)이 보유하고 있던 CJ셀렉타 지분 전체인 66%를 매각했다. 총 매각금액은 4805억원이다.

CJ셀렉타는 농축대두단백 생산 회사로, CJ제일제당이 지난 2017년 브라질 대두 가공업체에 2800억원을 주고 인수한 곳이다. 이익을 내고 있는 회사긴 하지만 올 들어 실적이 급격하게 빠지면서 수 차례 매각설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때마다 회사 측은 매각 계획을 부인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공식적으로 매각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실제 작년까지만 해도 연매출 1조1320억원에 당기순이익 1263억원을 내던 CJ셀렉타는 최근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다. 올 상반기 실적은 누적매출 3740억원, 당기순이익 153억원을 기록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82%씩 줄어든 수치다.

CJ제일제당 측은 "이번 매각은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결정됐다"며 "매각 대금은 바이오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및 사업 경쟁력 강화 등에 쓰일 계획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이 고심하던 CJ셀렉타 정리에 나선 것은 실적 악화, 투자 지출 등으로 가중된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59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36.5% 쪼그라든 성적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14조2905억원) 또한 1.4% 줄었다.

게다가 CJ그룹이 2021년부터 식품, 바이오 등 주력 사업에 투자 지출을 확대하면서 CJ제일제당의 부채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11조90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반년 새 12조6719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순차입금도 같은 기간 5조3178억원에서 6조8232억원으로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투자가 늘어난 시점인 2021년 137%이었으나 지난해 146%로 늘어났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144%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최근 사업재편 작업에 박차를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CJ셀렉타에 앞서 지난 7월에는 중국 식품 자회사 지상쥐를 매각했다. 지상쥐의 매각 대금은 약 3000억원으로, CJ제일제당은 CJ셀렉타 매각까지 완료되면 약 8000억원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CJ제일제당은 사업 재편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재무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바이오 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이번 매각에 대해 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 성장세를 견인한 그린바이오(식품·사료)을 중심으로 레드 바이오(의료·제약)와 화이트바이오(에너지)도 사업을 키워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바이오 사업 매출액이 4조46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가 증가하는 등 상승세였으나, 올해는 작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까지 바이오 매 출액은 1조7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가 감소하는 등 기복을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유통 기업들의 바이오 사업 경쟁은 해마다 치열해지고 있다. CJ제일제당뿐만 아니라 롯데그룹은 롯데바이로로직스를 앞세워 바이오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오리온도 지난해 말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는 등 본격적인 바이오 사업 운영을 앞두고 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