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의 메타버스, '독 든 성배' 될까

입력 : 2023.10.12 15:11:05
제목 : 컴투스의 메타버스, '독 든 성배' 될까
컴투버스 등 신사업 적자에 연결실적 발목…2년 연속 적자 기조 '사업 재편' 외부 전문가 잇단 영입…비용절감 등 실적 개선 사활

[톱데일리] 2년 연속 적자 기조인 컴투스가 메타버스 자회사 '컴투버스'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신사업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하반기 가시적인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적자의 원천인 신사업들의 성과 도출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컴투스는 구조조정 외에도 경영전략부문에 콘텐츠, IT 전문 외부 인사를 잇따라 영입하는 등 사업 전반의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다.

◆ 외형 확장엔 성공했지만, 결과는 창사 이래 첫 적자

12일 컴투스에 따르면 최근 컴투버스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컴투스그룹 내 이동 및 희망퇴직을 안내하는 등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컴투스는 인력 조정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 효율화를 위한 방안"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컴투스가 미래 신사업으로 점찍은 메타버스 분야를 정비하는 까닭은 2년째 이어지는 적자 상황의 주요 원인으로 메타버스, 미디어 등 신사업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컴투스는 최근 몇 년 새 영상 제작 상장사 위지윅스튜디오를 비롯해 웹툰제작사 엠스토리허브, 공연플랫폼 마이뮤직테이스트 등 콘텐츠 관련 기업에 잇단 투자를 단행했다. 또 작년엔 블록체인 생태계를 접목한 메타버스 자회사 컴투버스를 설립하며 메타버스, 미디어, 웹툰 등 콘텐츠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문제는 이를 연결할 신사업이 정작 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고, 시장의 평가 또한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컴투스가 미디어 콘텐츠 기반 다수 업체를 인수 및 투자했지만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컴투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연매출 717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이익부문에서 167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창립 이래 첫 적자였다. 다만 본업인 게임사업만 집계한 별도기준으로 봤을 땐, 전년(653억원)보다 40% 줄긴 했지만 3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다. 올 상반기 또한 연결기준으론 201억원의 영업손실을, 별도기준으론 42억원 가량의 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연결 실적은 게임 외에도 컴투버스(메타버스), 위지윅스튜디오(미디어), 정글스튜디오(웹툰) 등 컴투스가 추진하고 있는 자회사들의 신사업 성과도 포함된 수치다. 메타버스/미디어/콘텐츠 자회사 확대로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치게 된 셈이다.

실제 주요 메타버스/미디어/콘텐츠 자회사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올 들어 위지윅스튜디오가 48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한 것을 제외하면 다른 계열사들의 적자 폭은 작년보다 커졌다. 심지어 컴투버스와 마이뮤직테이스트는 올 상반기 동안에만 이미 작년 한 해 동안 냈던 순손실 규모를 뛰어 넘었다. 적자 규모로 보면 최근 구조조정을 단행한 컴투버스의 손실액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다. 컴투버스는 -80억원, 마이뮤직테이스트는 -30억원, 정글스튜디오는 -8억7000만원 등 순이다.

실적 악화에 따른 재무구조 변화도 눈에 띈다. 자회사 인수로 덩치는 커졌지만 내실은 약화한 모습이다. 2020년 1조500억원(연결기준) 수준이던 자산 규모는 올 상반기 1조9417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반면 그 사이 부채비율은 7.4%에서 44.8%로 역대 최대로 늘었고, 차입금의존도도 0.8%에서 17.2%로 크게 증가했다.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순차입금의 경우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같은 기간 -6389억원에서 -670억원으로 9.5배 가량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된다.

증권가에서는 컴투스가 올 3분기에도 30억~4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서머너즈 워:크로니클' 등 주요 게임들이 매출 하향 안정세에 접어든 만큼 신사업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당분간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컴투스의 게임사업을 이끌었던 크로니클의 글로벌 전체 일매출은 지난 5월 약 5억~6억원 수준에서 최근 약 4억원 수준까지 하향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반기에는 3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의 핵심은 게임 실적 반등, 미디어 등 신사업의 적자폭 개선에 달렸다"고 말했다.

◆ 비용 효율화·조직 정비로 돌파구 모색

컴투스는 신사업 부문 경쟁력 강화와 제반 비용 절감으로 실적을 개선해 보이겠다는 각오다. 메타버스 사업은 우선 안정화에 집중한다. 미디어 사업은 비용 안정화에 집중하고 지속적인 공연과 신규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경쟁력 제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유일한 흑자 미디어 자회사인 위지윅스튜디오는 지난 8월 '신병 시즌2'를 선보이며 하반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또 올해 방영을 목표로 '잔혹한 인턴', '마에스트라', '신입사원 김철수' 등 총 6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 중이다.

컴투스는 내실 강화를 위해 외부인재 영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콘텐츠, 미디어 등 분야에서 성과를 낸 외부 전문가들을 연이어 내부로 들였다. 지난 7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재무 전문가 남재관 경영전략부문장(부사장)을 영입하고, 이달엔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을 두루 거친 애널리스트 출신의 김동희 상무를 신임 IR 실장으로 선임했다. 업계에서는 컴투스가 신사업 투자와 경영 전반의 재정비를 위해 경영전략부문 산하 실무자들을 추가로 교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컴투스 관계자는 "하반기 게임사업은 마케팅비 절감으로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미디어 사업 경우 4분기 출시 라인업이 대기 중이고 컴투버스도 내실을 다지면서 계획된 일정대로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김재훈 기자 rlqm93@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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