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37조 화물운송 중개 시장 '출사표'

입력 : 2023.10.16 13:21:50
제목 : LG유플러스, 37조 화물운송 중개 시장 '출사표'
3년 내 1500억 달성 목표…카카오모빌리티와 경쟁 본격화

[톱데일리] LG유플러스가 시장성 30조원 이상 규모로 추산되는 화물 운송 중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국내 IT 기업들이 속속 진출하는 화물 중개 시장에서 특히 모빌리티 분야에 특화된 카카오모빌리티와의 경쟁 구도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 화물 운송 플랫폼 '화물잇고' 공개…'미들마일' 도전장

LG유플러스는 16일 용산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를 공개했다. 화물잇고는 화물 운송을 의뢰받아 차량을 배 차하는 플랫폼이다. 배송 단계에서도 특히 시장성이 부각된 '미들마일(middle mile)' 부문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미들마일은 운송 과정 중 제조업체로부터 상품을 수거하는 단계인 '퍼스트 마일'과 최종 고객에게 배송하는 '라스트 마일'의 중간단계로 주로 판매자로부터 물류센터까지 운송을 의미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미들마일 시장은 37조원에 육박하는 규모지만 그간 전화 접수, 운송장 수기 작성 등으로 운영돼 디지털 전환(DX) 사각지대로 불렸다.

화물잇고는 화물 접수에서부터 배차, 운송, 정산, 거래처 관리 등 화물 중개에 필요한 대부분의 서비스를 디지털로 제공한다. 주선사가 화물을 등록하면 차주들이 모바일 앱에서 원하는 화물을 직접 선택하는 구조로, 주선사와 차주 사이에서 적정 화물 매칭과 배차를 제공하는 일종의 스마트 배차 서비스다.

화물잇고의 가장 큰 특징은 운송 관제 서비스 전반의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주선사가 화물을 등록하면 실시간 배차 요청 알림, 최적 운임료 측정, 실시간 운송 트래킹, 화주사 별 화물 트래킹 맵(Map) 등이 제공된다. '원클릭' 운송료 카드결제 도입으로 정산과 실적 관리도 효율화를 꾀했다.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차주의 특성을 분석해 최적 화물 추천 기능도 도입했다. 화물 운송 상호 평가 시스템으로 불량화물이나 상습 운임미지급 화물은 걸러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기존 시장의 관행인 선착순 배차와 일방적인 주문과는 달리 최적 화물 배차 기능으로 차주들의 수익성 관리를 향상시키겠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화물잇고는 업계 최초로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 기능을 통합했다. 사용자의 위치를 분석해 특정 위치에서 벗어나는 것을 알려주는 '지오펜싱' 기술을 적용해 유턴 불가 구간, 좁은 길 등을 회피할 수 있다. 최적의 화물 길을 제안하고 물류센터 내 상·하차지의 위치도 알려준다.

LG유플러스는 플랫폼 구축을 위해 기존 운송 과정에서 차주와 주선사가 느끼는 불편감을 분석한 후 물류 솔루션 기업 로지스텍과 협업해 서비스 개발에 돌입했다. 개발 과정에서 중대형 주선사와 운송사를 찾아가 현장을 조사하고, 서비스 출시에 앞서 실제 고객들을 대상으로 수 개월에 걸친 실증 서비스도 진행했다.

임장혁 LG유플러스 기업신사업그룹장은 "플랫폼 개발은 쉽지만 잘 활용이 되려면 많은 데이터가 쌓여 성능을 발휘해야 한다"며 "LG유플러스 자체의 미들마일 물동량이 많고 우리가 직접 운송은 하지 않지만 차주와 주선사 사이 이송 데이터가 쌓이면 플랫폼 밸류를 높일 수 있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IT 강자들 격전지, 독자적 경쟁력 확보 관건

LG유플러스가 미들마일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모빌리티 플랫폼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최종적으로 LG유플러스가 집중하고 있는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인포테인먼트, 로봇 물류, 도심항공교통(UAM) 서비스 등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강종오 LG유플러스 스마트모빌리티사업당당은 "자율주행이나 물류 센터 로봇 관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 모빌리티 관련된 영역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들마일 운송 물류 시장까지 왔다"며 "화물 차주를 위한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갈 예정으로 자사의 다른 모빌리티 플랫폼들과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들마일 시장은 지난해 기점으로 다수의 IT 기업들이 화물 중개 서비스를 출시하며 시장에 진입했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선도 사업자는 없는 상황이다. 화물 중개업의 특성상 빠른 물류 네트워크와 인프라 구축이 시장 선점을 위한 핵심 요소인만큼 LG유플러스는 기존 시장의 전통적 사업 강자들과 손을 잡는 방법을 택했다.

LG유플러스는 강동물류, 디버와 파트너십 체결을 맺고 협력에 나섰다. 강동물류는 700여대의 운송 차량과 매출 300억원 이상 규모로 상위 5%에 속하는 화물 운송 중개 기업이다. 라스트 마일 디지털물류 스타트업인 디버는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로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카드와도 손을 잡았다. 기존 화물 시장에서는 '화주-주선사-차주'에 걸친 복잡한 대금 지급 과정에서 정산지연이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신한카드와 함께 화물 운송료 전용 결제카드를 도입해 주선사가 당장 현금이 없거나 화주에게 정산 받기 전이라도 운임료 선정산을 가능하게 해 편의성을 도모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화물 중개 사업에 뛰어든 경쟁사들이 해당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이기에 LG유플러스만의 시장 경쟁력 확보가 관건으로 꼽힌다. 앞서 SK스퀘어 자회사 티맵모빌리티는 화물 주선사 '와이엘피(YLP)' 인수 후, 올해 2월 화물 중개 솔루션 '티맵화물'을 출시했고, KT도 지난 2021년 디지털 물류 법인 롤랩을 설립해 화물 중개 부문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시기적으로 모빌리티 플랫폼에 특화된 카카오가 해당 분야에 뛰어들면서 차주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화물중개 플랫폼 '화물마당', 배송업체 '오늘의픽업' 등을 인수하고 미들마일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현재 카카오 T트럭커 플랫폼을 선보이고 화물 차주를 모집하고 있다.

미들마일 시장 내 거센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LG유플러스는 화물잇고 출시 초기에는 고객들에게 별도의 비용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이용자 부담을 줄이고 플랫폼 이용률을 높여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플랫폼을 빠르게 성장시켜 3년 내 1500억원 이상 매출 규모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강종오 담당은 "기존 화물 중개 플랫폼들이 화주를 대상으로 직접 사업을 하는 모델인 것에 반해 우리는 주선사와 차주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차별화를 뒀다"며 "최근 화물 중개 플랫폼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카카오와 사업 모델이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건전한 경쟁으로 업계 상생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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