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스포츠' 전환점 맞은 e스포츠, 수익성 확보 '과제'

입력 : 2023.10.20 16:57:20
제목 : '정식 스포츠' 전환점 맞은 e스포츠, 수익성 확보 '과제'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채택 등 e스포츠 관심 재점화 여전한 인기에도 수익성 확보 어려움…허울 뿐인 정부 지원

[톱데일리] 게임 콘텐츠를 매개로 한 e스포츠가 최근 폐막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본종목 중 하나로 승부를 치름에 따라 정식 스포츠 산업으로의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산업적으로 접근하면 e스포츠 분야는 아직 수익성 문제 등 지속 가능성 측면에선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민간 차원의 노력 뿐만 아니라 정부의 실질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e스포 츠, 아시안게임, 롤드컵 등으로 정식 스포츠 도약 평가

한국콘텐츠진흥원가 발간한 '2023년 글로벌 e스포츠 산업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콘진원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최 등 요소가 긍정적으로 작용해 글로벌 e스포츠 관중 규모는 더 확대되고 e스포츠 산업은 앞으로도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e스포츠가 사회 각계각층에서 점차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아 앞으로 '글로벌 슈퍼 스포츠·운동 종목'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e스포츠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국제 메이저 스포츠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에 채택되면 관심을 모았다. e스포츠 7종목 중 4종목에 출전한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도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등 출전 종목 모두에서 메달을 수확하는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지난 10일부터 한국에서 개최된 롤드컵도 e스포츠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롤드컵은 전 세계 모든 e스포츠 대회 중에서 가장 높은 시청지표와 관중 수를 자랑하는 e스포츠 이벤트다. 올해 롤드컵은 5년 만에 한국에서 진행 중이며 팬들은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스폰서 등으로 참여하는 등 산업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 지속되는 e스포츠 적자…수익모델 확보 과제

하지만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 산업으로 도약기를 맞이했다는 평가에도 e스포츠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특히 리그 자체는 물론 리그를 운영하는 종목사와 소속 구단들도 적자에 허덕이는 일이 다반사다. 정부도 e스포츠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종목사와 구단 등 민간 차원의 투자가 대부분이다.

실제 국내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 e스포츠 리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마저도 적자인 상황이다. LOL 리그는 2022년 전년 대비 12% 감소한 279억원의 매출(별도 기준)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은 85억원으로 전년(-11억원)보다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소속 구단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거나 스폰을 맡은 구단들마저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스퀘어와 미국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 컴캐스트가 함께 운영 중인 'T1'은 2019년 -22억원, 2020년 -110억원, 2021년 -211억원, 2022년 -166억원 등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 농심 계열에 편입된 농심레드포스도 2020년 -19억원, 2021년 -20억, 2022년 -37억원 등 적자폭이 증가하고 있다. 기아와 신한은행이 각각 메인 스폰서를 맡고 있는 디플러스 기아와 DRX 또한 적자다.

e스포츠 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이유로는 대회 개최 횟수 및 상금 규모는 축소된 반면 구단 운영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수들 연봉은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몸값 상승은 해외구단으로의 이탈을 막기 위한 구단들의 비용 추가 등도 반영된 결과다. 특히 경기 티켓 판매, MD 상품 제작 및 판매 외에는 뚜렷한 수익모델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큰 이유다.

기업들도 e스포츠 산업 유지를 위해 샐러리캡(연봉 상한제) 도입, NFT(대체 불가 토큰) 상품 사업, 팝업스토어 확대, 선수 관련 콘텐츠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효과는 미비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e스포츠의 스포츠 토토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다른 스포츠과 이해관계, 사회적 인식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e스포츠업계 한 관계자는 "10·20대를 중심으로 e스포츠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30·40대 소비층인 타 스포츠와 비교해 팬들의 소비력이 낮은 편"이라며 "여기에 선수들의 '몸값 인플레이션'까지 점차 심해지면서 구단과 종목사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목사도 결국은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e스포츠 시장 투자금을 축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e스포츠는 이슈몰이?…"실효적 지원 필요"

정부도 2021년 e스포츠 구단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한 e스포츠 지역연고제 도입 등에 대한 법안들도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하태경, 허은하 의원(이상 국민의힘) 의원과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가리지 않고 또 다시 e스포츠 지원 정책을 약속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지난 1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e스포츠 상설경기장 건설, 한중일 e스포츠 대회 확대, 구단 창단 및 운영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 등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e스포츠 업계에서는 현재 정치권에서 쏟아지는 e스포츠 정책에 대해서도 말 뿐이 아닌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4년 콘텐츠 분야 정부 예산에서도 e스포츠 육성 예산은 67억4900만원 규모로 올해보다 약 4억원 감소했다.

또 다른 e스포츠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에 대한 지원 공약이 이슈몰이를 위한 정치권의 수단에 그치거나 산업 전체적인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아시안게임과 롤드컵으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정부의 약속이 실효적인 지원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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