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M&A] 잇단 보험사 매각 중단에 '긴장'

입력 : 2023.10.25 16:36:00
제목 : [롯데손보 M&A] 잇단 보험사 매각 중단에 '긴장'
쏟아지는 보험사 매물에도 금융지주 반응은 시큰둥 롯데손보 희망 매각가 시총 3배 넘는 3조…"지나치게 높다" 평가도

[톱데일리] 최근 MG손해보험, KDB생명보험 등 보험사들 매각이 줄줄이 결렬된 가운데 롯데손해보험 매각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최대주주 변경 이후 기업가치가 크게 올라 매각가도 많게는 3조원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매각이 흥행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최근 매각주관사로 JP모건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나섰다. 지난 2019년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를 인수한 이후 4년 만이다. 매각 대상은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77%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인수 이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을 진행해왔다. 롯데손보가 롯데그룹 산하에 있을 당시에는 롯데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데다.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었다. 실제로 JKL파트너스 인수 전인 2018년 롯데손보의 자동차보험 비중은 20.3%에 달했다.

롯데손보는 JKL파트너스에 매각된 이후 자동차보험은 줄이고 장기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려왔다. 2018년 69.6%였던 장기보장성보험 비중은 올해 80%대로 끌어올렸다. 반면 자동차보험 비중은 8%까지 축소됐다.

수익성이 좋은 상품 위주로 확장이 이뤄지면서 순이익도 크게 증가했다. JKL파트너스 인수 이후 2년 간 적자를 내다 2021년 123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다시 600억원대 적자를 내긴 했지만, 올해 상반기 113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올해부터 롯데손보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건 올해부터 적용된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덕이다. IFRS17에서는 장기보장성보험 비중이 클수록 수익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순이익뿐만 아니라 미래예상이익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도 1조9000억원대로 집계됐다. CSM은 보험사가 소비자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로 추후 얼만큼의 이익을 낼 수 있는 지를 나타낸다.

롯데손보의 기업가치도 크게 뛰어올랐다. JKL파트너스의 매각 희망 가격은 최대 3조원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JKL파트너스가 당시 롯데손보 지분 55%를 인수할 때 지불한 금액은 3734억원이다. 이후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지금까지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 지분 77%를 보유하면서 투자한 금액은 모두 7300억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2조원 이상 기업가치를 높인 셈이다.

하지만 그만큼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느냐는 다른 문제다. 현재 롯데손보의 시가총액이 25일 종가 기준 7464억이다. JKL파트너스가 제시한 금액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JKL파트너스의 목표 매각가와 2조원 차이를 보인다.

일각에선 롯데손보의 희망 매각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롯데손보의 시장점유율(원수보험료 기준)는 2.4%에 불과하고, 인수 이후 실적이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손보(13조6000억원대)와 비슷한 자산 규모의 농협손해보험(11조5000억원)과 흥국화재(11조2000억원)는 각각 4.5%, 3.4%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최근 보험사들이 매각이 결렬되거나 지지부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단 MG손보는 이달 초 예금보험공사 주도의 2차 매각 시도도 실패로 돌아갔다. 한 곳의 사모펀드 운용사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긴 했지만 예보법상 단수 원매자만 참여한 입찰은 거래할 수 없다. KDB생명 또한 다섯 번 째 매각 시도에서 하나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세 달 만에 인수를 포기했다.

현재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ABL생명도 매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앞서 노틱인베스트먼트와 파운틴헤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인수를 포기해 재입찰에 들어간 상태다.

최근 대형 금융지주들의 보험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점도 문제다. 국내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은 최근 보험사 인수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손해보험 부문에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신한금융 역시 아직까지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KDB생명 인수를 포기한 하나금융의 경우 3조원에 달하는 롯데손보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을 해야 하는 만큼 롯데손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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