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외부 출신 '김상현·정준호·나영호' 자리 지킬까

입력 : 2023.10.31 14:31:50
제목 : 롯데쇼핑, 외부 출신 '김상현·정준호·나영호' 자리 지킬까
공통적으로 내년 3월 임기 만료…백화점·롯데온 등 수익 악화 '주춤'

[톱데일리] 롯데그룹이 정기 임원인사를 목전에 두고 있는 가운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유통 사업군 대표들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신세계그룹이 실적 반등을 위해 계열사 임원들을 대거 교체하면서, 롯데그룹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내달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11월 말에 임원인사를 진행해왔으나,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은 한 달여 빠르게 임원인사를 진 행하면서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 내에서도 유통 사업을 맡고 있는 롯데쇼핑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을 포함해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나영호 롯데온 대표는 모두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세 명의 수장은 롯데그룹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라는 공통점도 있다.

2021년 말 롯데그룹에 몸 담게 된 김상현 부회장은 롯데쇼핑이 42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당시 롯데쇼핑의 부진이 길어지자, 업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유통 사업의 반등을 위해 칼을 빼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롯데쇼핑의 구원투수로 나선 김상현 부회장은 바로 체질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구체적으로 오프라인은 매장 재단장을 진행하고, 온라인은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며 적자 폭 줄이기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롯데쇼핑은 연간 매출액이 15조47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3%가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62억원으로 86%가 증가하며 수익 개선 성과를 봤다.

다만 올해는 다소 주춤하면서 김상현 부회장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 지에도 물음표가 붙고 있다.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액은 7조18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가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640억원으로 14.6%가 증가하는 등 작년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게다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에는 매출액 3조8233억원, 영업이익 144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7%, 4%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경쟁사 신세계 출신인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준호 대표는 롯데그룹에 오기에 앞서 신세계인터내셔날 해외 패션 본부장와 조선 호텔 면세사업부 부사장을 역임하며 경영 능력을 쌓았다. 이후 롯데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2019년 롯데GFR 대표를 거쳐 지난해부터 롯데백화점을 이끌고 있다.

정준호 대표가 취임한 당시 업계에서는 유통 라이벌로 꼽히는 신세계 출신을 새로운 수장으로 낙점한 것에 대해 그룹에서 백화점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준호 대표는 취임 직후 잠실점과 강남점의 고급화 전략을 통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넘는 '강남 1위 백화점'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롯데백화점은 2017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37년간 지켜온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여전히 2위 자리에 머물러 있다. 정준호 대표 체제 구축 이후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을 앞세워 신세계백화점을 뒤쫓고 있다. 두 매장의 매출 격차는 2021년 7000억원에서 지난해 2400억원으로 줄어들었으나, 롯데백화점은 아직까지 2위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백화점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전체 실적이 주춤하고 있다는 점도 정준호 대표에게는 아쉬운 부분이다. 롯데백화점은 상반기까지 매출액이 1조6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가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7.3%가 감소한 197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도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를 포함해 현대, 신세계 등 3사의 백화점 부문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마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롯데온의 수장 자리의 향방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그룹은 2021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인 나영호 대표를 롯데온의 반등을 위한 구원투수로 투입했다. 당시 순혈주의를 이어가던 롯데그룹이 변화를 꾀했다는 점에서 많은 이목이 쏠렸다.

그런데 나영호 대표 선임 이후에도 롯데온이 분위기를 바꾸기는 쉽지 않았다. 2021년 8월 롯데쇼핑이 진행한 커버넌스 통합으로 손실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롯데온 자체적으로도 매년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까지 이커머스 사업부의 누적 적자는 4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올해 들어 롯데온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커머스 사업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손실 410억원으로 전년 동기(950억원) 대비 적자 폭이 56%가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가수 이효리를 모델로 발탁하면서 소비자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롯데온에 따르면 모델 발탁 이후 진행한 행사에서 첫 일주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업계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점은 여전히 롯데온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지난 7월 자료에 따르면 롯데온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이 2.4% 수준으로 쿠팡(40.2%)과 네이버(29.1%), SSG닷컴(14.4%), 11번가(13.7%) 뒤에 자리하고 있다.

한편 신세계그룹이 정기 임원인사에서 계열사들의 대표를 대거 교체하는 등 칼을 빼 들면서, 롯데그룹에도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와 이마트에 각각 박주형 신임대표, 한채양 신임대표를 선임하며 이마트와 백화점 대표를 동반 교체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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