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살아나지 않는 면세점 '고민'
입력 : 2023.11.02 15:59:30
제목 : 호텔신라, 살아나지 않는 면세점 '고민'
유커·궈하오 등 여파로 면세업계 전반적 '주춤'…롯데면세점과의 1위 경쟁 '눈길'[톱데일리] 호텔신라가 3분기 실적 악화 여파로 주가까지 급락하며 악재가 겹치고 있다. 하반기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복귀하며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됐던 면세점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신라가 4분기에는 면세 사업의 반등을 이뤄내고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호텔신라 주가는 주당 6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 주가가 8만원 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25%가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달 30일에는 5만7900원으 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호텔신라 주가가 5만원 선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약 6년 만이다.
호텔신라의 주가 하락은 3분기 실적 여파인 것으로 분석된다. 호텔신라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1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가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7억원으로 71%가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689억원을 하회하며 호텔신라는 3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면세 사업 부진한 것이 전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호텔신라 면세 부문(신라면세점)의 3분기 매출액은 84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가 감소했으며, 영업손실 163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이익 6억원) 대비 적자 전환됐다.
지난 몇 년간 침체기를 보냈던 면세 사업은 올해 코로나19 회복세와 함께 유커의 복귀가 본격화되면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인 방한 관광객은 25만965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면세점 외국인 이용객 수도 같은 14만5863명으로 4배가 늘어났다.
하지만 관광객 수 증가에도 면세점 외국인 매출은 8990억원으로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37%가 하락하면서 면세업계 전반적으로 주춤한 분위기다. 이와 같은 결과는 유커들의 소비 패턴 변화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기존 중국인 관광객은 쇼핑과 명소를 중심으로 한 여행을 즐겼다면, 최근에는 2030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자리잡으면 체험 위주 관광이 떠오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유커 유입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변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국인 사이에 한국 화장품의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최근 중국에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자국 제품 선호 현상인 '궈차오'가 확산되면서, 한국 화장품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화장품의 중국 수출액은 올해 9월까지 21억달러(약 2조819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1.5%가 감소했다.
호텔신라는 올해 새롭게 운영을 시작한 인천공항 사업장에 실적 반등 기대를 걸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 7월 인천공항 4기 면세점 신규 운영 등을 위한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단기 차입금 1500억원을 늘리기도 했다. 호텔신라는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입찰 실패로 사업장을 떠난 기회를 틈타 선두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기준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매출은 각각 5조300억원, 4조3332억원으로 약 7000억원 차이인 만큼, 인천공항 사업장 성과에 따라 선두 자리가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호텔신라는 면세 사업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업계 1위 공략도 순탄치 않고 있다.
호텔 신라의 행보에 따라 롯데면세점의 3분기 실적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3분기 실적부터 인천공항 사업장 공백이 본격 반영되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매출액이 1조50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5%가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4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영업손실 892억원) 흑자 전환하는 등 순조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을 중심으로 인천공항 공백 메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중국 명동거리에 업계 최초로 면세점 홍보관을 열기도 했다. 제품 홍보를 위한 공간을 열고, 인근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본점으로 고객 발길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면세업계 내 시내면세점이 상승세라는 점도 롯데면세점에게는 긍정적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외국인이 시내면세점에서 결제한 금액은 8318억원으로 같은 기간 출국장 면세점 결제 금액(638억원)과 비교해 13배가 많다.
호텔신라가 4분기에는 반등을 이뤄내고 선두권을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업계에서는 호텔신라에 밝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4분기 매출액이 1조13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가 감소하나, 영업이익은 451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67억원)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진협 한화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4분기부터 나타날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11월부터 과거 소비 패턴을 가진 단체관광의 유입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보따리상의 수요 개선도 기대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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