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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정정신고 제출 요구…미술품 조각투자 업계 '술렁'

[톱데일리] 국내 1호 투자계약증권 발행에 도전한 열매컴퍼니가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높은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금감원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연내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해 미술품 조각투자 사업을 펼치겠다는 영업 전략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6일 공시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열매컴퍼니가 제출한 투자계약증권 발행 관련 증권신고서에 대한 심사를 마치고 지난 2일 정정신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기한은 3개월로, 내년 2월까지의 기한을 넘길 경우 자본시장 법에 따라 증권신고서는 철회된다.

당초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를 운영하는 열매컴퍼니는 지난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이달 내 미술품 투자 관련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 따라 공모 일정에 대한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열매컴퍼니는 지난달 13일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한다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1주당 10만원으로 총 1만2320주가 발행되는 모집총액 12억3200만원 규모의 청약이다. 청약기간은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로 납입은 같은 달 21일부터 23일까지로 예정돼 있었다.

정정신고에 대한 내용은 공시상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지만 중요사항의 기재 불충분 등의 이유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신고서가 정정신고 제출을 요구 받는 경우는 통상 증권신고서의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거나, 중요사항에 대한 거짓 기재와 미기재에 따른 결과다.

결국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가격 산정 부분이 문제시 된 것으로 풀이된다. 열매컴퍼니의 기초자산은 서울옥션으로부터 취득한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의 2001년작 '호박(Pumpkin)'이었는데 취득가격과 적정 공모가격 산정에 대한 투명성이 이번 증권신고서 제출 과정에서 가장 큰 화두였다.



이에 대해 열매컴퍼니는 미술품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자체 솔루션을 개발해 가격 산정 문제를 해소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열매컴퍼니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자체 특허로 보유한 '미술품 가격산정시스템'에 따른 평가를 기반으로 취득한 기초자산의 취득금액에 발행분담금과 투자자보호기금, 감정평가, 법무법인 보수 등을 반영했다.

열매컴퍼니가 결제방식으로 '에스크로'를 채택했다는 점도 금감원 평가에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에스크로는 증권사 계좌 대신 가상계좌로 투자금을 납부하는 방식으로 증권사 계좌에 증거금을 미리 납부한 뒤 배정 결과에 따라 환불금을 받는 기존 공모청약 절차와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까지 미술품 투자 관련 업계에선 열매컴퍼니가 국내 1호 투자계약증권 '타이틀'을 획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번 금감원의 판단으로 열매컴퍼니 뿐만 아니라 이후 투자계약증권 발행에 도전하는 타 미술품 조각투자 기업들에게도 증권신고서 작성에 대한 부담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이다.

열매컴퍼니와 마찬가지로 조각투자 업계 투자계약증권 1호를 노렸던 테사도 현재로선 증권신고서 작성에 대한 부담으로 제출 시점을 연기한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테사는 지난달 내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잠시 미루고 조각투자상품에 들어갈 미술품 선정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 가운데 열매컴퍼니보다 먼저 1호 자리를 노리던 투게더아트도 지난 8월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20일 만에 자진 철회했다. 투게더아트는 최대주주 케이옥션으로부터 미술품을 취득할 계획이었는데 모회사라는 이해관계 특성상 취득 가격이 높게 산정될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