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차입 100조 시대] [SK E&S] ② 3조 RCPS, 자본 인정의 대가는
입력 : 2023.11.06 17:53:21
제목 : [SK 차입 100조 시대] [SK E&S] ② 3조 RCPS, 자본 인정의 대가는
회사채 발행 대비 연간 드는 비용 1.7배 많아
배당, 최종 상환비용 등 매년 2700억 지출…이자율로 따지면 8.6%[톱데일리] SK E&S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통한 조달로 회사채를 활용할 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조단위 자금을 자본으로 인정받고 양호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자 이 같은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이지만, 과중한 비용이라는 지적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SK E&S는 2021년 11월 2조4000억원 규모의 무의결권 RCPS, 올해 1월과 11월 역시 각각 3675억원의 무의결권 RCPS를 발행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발행한 RCPS 규모는 총 3조1350억원이다.
그동안 겉으로 보기에는 RCPS가 SK E&S 재무지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RCPS로 현금을 확보함과 동시에 이를 자본으로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조원의 자금을 부채로 조달했으면, 300%대까지 높아졌을 부채비율을 148%(올해 6월 말 기준)에 그치게 하는 역할을 했다. 이는 RCPS 발행 전인 2020년 말 기준 부채비율 185.67%보다도 훨씬 개선된 수준이다.
기발행 회사채의 채권자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도 RCPS는 필요한 부분이었다. SK E&S는 제13-2(500억원), 13-3(500억원), 14-2(1100억원), 14-3(800억원), 14-4(1100억원)회 등 총 1조6500억원의 회사채가 사채관리협약 상 부채비율을 400% 이내로 유지하라는 조항을 담고 있다. 만약 3조13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자본이 아닌 부채로 적용한다면, SK E&S의 올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340% 수준으로 높아진다. 부채비율이 필수 유지 조건(400%)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라올 수 있었던 셈이다.

RCPS를 활용한 데 따른 비용은 상당하다. SK E&S가 RCPS 상환 가능 시점인 '5년 후' 자금 상환을 계획했다고 가정할 때, 우선주 투자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계산해 보자.
우선, 연간 RCPS 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우선배당금은 1200억원대다. 2021년 조달한 2조4000억원 규모의 RCPS 투자자에게는 연간 3.99%의 우선배당률을 약속했다. 금액으로 계산하면 2조4000억원의 3.99%인 957억6000만원이다.
올해 발행한 7350억원의 RCPS 역시 같은 우선배당률(3.99%)을 적용받는다. 1월 발행분 연간 배당액은 147억원, 이달 발행분은 147억원이다. 올해 건으로 총 293억원의 우선 배당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를 모두 더하면 연간 투자자에게 배당해야 하는 금액은 총 1251억원이다.
여기에 발행사(SK E&S)가 조건으로 내건 내부수익률(IRR) 수준도 맞춰야 한다. SK E&S는 3건의 RCPS 모두 발행일로부터 5년 뒤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투자자와 협의했다. 상환권을 행사할 때 조건으로, 일정수준의 IRR(내부수익률)을 만족하는 금액을 지불하기로 했다. IRR 계산엔 그간 지불한 우선주 배당금을 포함한다. 2021년 발행분은 IRR(내부수익률)이 7.5%가 되게 하는 금액, 2023년 발행분은 IRR이 9.5%가 되게 하는 금액이다. 2021년 발행분은 2026년 11월부터 6개월 간, 2023년 발행분은 2028년 1월부터 6개월간 상환기간이 도래한다.
이때 드는 비용만 1조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계산된다. 2021년 발행분(2조4000억원 규모) 우선배당액인 4788억원(매년 958억원)을 포함해 IRR 7.5%가 되게 하는 상환금액은 3조3681억원이다. 여기서 발행액(2조4000억원)과 우선배당액(4788억원)을 제하면 상환권 행사 시 드는 추가 비용은 4893억원이다.
같은 방법으로 올해 발행분(7350억원)의 우선배당액 1466억원(연간 293억원)을 포함해 IRR 9.5%가 되게 하는 상환금액은 1조1264억원이다. 여기에 발행액(7350억원)과 우선배당액(1466억원)을 제하면 추가 비용은 2448억원이다. 3조1350억원의 RCPS 상환 시 발생하는 추가비용이 약 7341억원이다.
결과적으로 RCPS를 상환할 때 드는 총 비용은 1조3595억원(배당+추가비용)으로 계산된다. 이를 사실상의 만기라고 볼 수 있는 '5년'으로 나눠 연간 조달비용을 단순 계산하면 2719억원이 된다. 회사채로 따지면 5년물을 연 8.67% 이자율(3조1350억원/2719억원)로 발행한 셈이다.
신용등급 'AA0'급인 SK E&S가 5년물 회사채를 발행한다면 적용받는 개별민평(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은 지난 3일 기준 4.91%다. 이 금리에 3조1350억원을 적용하면 연간 이자비용은 1539억원에 불과하다. 즉, SK E&S가 RCPS를 발행해 조달한 데 따른 대가(2719억원)는 회사채로 조달했을 때 대비 1.7배 가량 많은 셈이다.
스텝업(이자 상향 조정) 조항을 고려하면 비용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발행사가 우선주 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우선배당률이 기존 3.99%에서 5% 또는 5.5%가 가산되기 때문이다. 금액으로 계산하면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여기에 무의결권 RCPS가 참가적 우선주로 변경되는 점도 상환 압력을 가중하는 부분이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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