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차입 100조 시대] [SK E&S] ③ 수소사업, 그룹 핵심 '배당창고' 입지 흔들까
입력 : 2023.11.08 09:16:54
제목 : [SK 차입 100조 시대] [SK E&S] ③ 수소사업, 그룹 핵심 '배당창고' 입지 흔들까
베스트 시나리오, 수소사업 안정화…배당 유지, RCPS 상환 등 금융부담 경감 가능
사업 진척 더뎌진다면(?) 선택지는 IPO…SK㈜ 지배력 감소 불가피[톱데일리] SK E&S는 오랜 기간 그룹의 화수분 역할을 해왔다. 과점적 지위에 있는 도시가스 사업을 영위하면서 연간 5000억원 내외의 배당을 모회사인 SK㈜에 올려보냈다. 하지만 최근 수년 새 SK E&S는 이 같은 역할이 버거워졌다. 친환경 수소 사업 투자를 시작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고, 금융비용은 늘고 있다. 마지막 카드인 기업공개(IPO)를 꺼내들 경우 SK㈜를 대상으로 한 현금 배당이 크게 줄어든다.
SK E&S는 그간 안정적인 도시가스, 발전 사업 등을 기반으로 SK㈜의 핵심 배당처 역할을 해왔다. 연간 배당규모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연평균 5000억원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6년 1508억원, 2017년 2642억원, 2018년 6715억원, 2019년 7300억원, 2020년 6548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SK㈜의 다른 핵심배당처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SK㈜에 연간 배당하는 금액은 적게는 700억원대, 많게는 2000억원대에 불과했다. 다른 핵심 배당처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인 것이다.

이는 SK㈜가 SK E&S 지분 90%를 보유한 덕이었다. 든든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SK E&S가 벌어들이는 현금을 대부분 끌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모회사 입장에서 더 이상 예년 수준의 SK E&S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대규모 친환경 수소 투자를 시작하면서 금융 부담이 생기기 시작한 탓이다. 수소 사업을 위해 확대한 차입금 규모와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편 기사 내용)로 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우선주 투자자가 생긴 후 SK㈜에 떨어지는 배당 규모가 감소하기도 했다. 2021년 보통주 투자자 대상으로 2900억원(SK㈜ 지분 90% 반영, 2610억원), 2022년 5351억원(SK㈜ 4816억원)의 배당을 시행했다.
사실 수소사업이 시장 안착에 빠르게 성공해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한다면, 앞으로 큰 문제는 없다. 현금을 벌어들여 확대된 차입금과 RCPS를 상환해버리면 된다. SK E&S의 도시가스와 발전 등 기존사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흔들지 않으면서, 더불어 친환경 시대에 대응하며 한 단계 성장을 이뤄내는 것도 가능하다. 그동안 역할을 해왔던 SK㈜의 핵심배당처 역할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
다만 수소사업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기존 사업이 창출한 현금을 수소 분야 투자금으로 써야 한다. 수소 투자에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야 하는 만큼, 부족자금이 누적돼 상환도 여의치 않게 된다. 심지어 추가 자금조달을 고려해야 할 시기가 올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그 다음 시나리오로 생각해볼 것이 'RCPS 투자자의 보통주 전환 유도'다. RCPS 발행일(2021년과 2023년) 기준으로 5년 후 상환권 행사 가능기간이 도래한 시점에 원금을 갚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부채비율도 기존대로 유지하게 돼, 이 방법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유도 방법은 IPO다. IPO를 진행하면 RCPS 투자자에게 보통주 전환 후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할 창구를 제공할 수 있다. SK E&S가 RCPS 투자자와 약속한 보통주 전환가액 기준 내부수익률(IRR) 17.5% 요건을 맞추는 데도 수월해진다. 이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서는 RCPS 를 처음 발행했을 당시보다 기업가치가 약 세 배 가량 높아져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RCPS 투자자들은 SK E&S의 100% 지분에 대한 가치(Equity Value)를 약 13조6000억원으로 평가했다.
그렇지만 IPO는 SK그룹이 원하는 선택지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알짜 계열사' 지분(보통주 기준) 90%를 보유하며 혜택을 누리고 있는데, IPO를 하면 SK㈜의 영향력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룹 최상위 회사이자 지주사 입장에서, 더 이상 벌어들인 현금을 독식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게다가 외부주주와 성과를 나누고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어려움도 따른다.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SK E&S 자체의 수익성 악화다.
최영록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신규사업 대부분이 실적에 선행하는 투자기조로 현금흐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향후 수소·신재생 등 대규모 투자가 확대되거나,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지연될 경우 부(-)의 현금흐름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상반기 SK E&S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조866억원) 대비 60% 감소한 431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6719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7155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거뒀다.
SK E&S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지난해 러시아·우 크라이나 전쟁으로 일시적 기저 효과에 따라 실적이 양호했던 것"이라며 "올해는 예년과 비슷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말이나 내달 초, SK인천석유화학 부지에 건설하는 액화수소 플랜트의 시운전을 끝내고 상업운전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상업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수소 관련 매출이 발생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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