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그 후] [SM엔터] 카카오, '승부수'와 '좌충수' 갈림길

입력 : 2023.11.23 16:43:38
제목 : [M&A 그 후] [SM엔터] 카카오, '승부수'와 '좌충수' 갈림길
카카오, 하이브와 경쟁 끝에 약 1조4000억원 투자해 SM엔터 인수 3분기 역대 최대 매출 주효…시세조작 의혹 사법리스크 골머리

[톱데일리] 약 1조원 이상 빅딜로 카카오 공동체에 입성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가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카카오도 SM엔터 편입 효과로 지난 2분기와 3분기 모두 매출 2조원을 돌파하는 등 외형성장에 성공했다. 다만 늘어난 덩치에 영업비용이 증가하며 수익성이 악화된 점은 과제다. 여기에 카카오의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작 의혹 사법리스크까지 점차 확대되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M엔터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663억원, 영업이익은 5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 42% 증가했으며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지난 2분기 대비로도 각각 10%, 30% 성장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188.8% 늘어난 8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 말 SM엔터를 품은 카카오도 외형적 성장에 성공했다. 카카오는 SM엔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2분기 처음으로 분기 매출 2조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 분기 대비 6%,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2조1609억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SM엔터 편입 효과를 제외할 경우 카카오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에 그친다. 2분기 매출의 경우 SM엔터를 제외할 경우 -1%의 역성장이다.

SM엔터 실적은 카카오의 콘텐츠 부문 뮤직비즈니스에 반영된다. 카카오의 3분기 연결기준 뮤직 사업 매출은 5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이는 기존 카카오엔터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 확대와 SM엔터의 에스파, NCT드림 등 이 앨범 100만장을 돌파하는 등 음반·음원 판매 증가가 주효했다. 카카오 뮤직 부문 매출은 SM엔터를 제외할 경우 2569억원으로 급감하고 작년 3분기 대비 3% 증가한 수준이다.

뮤직 부문의 성장으로 카카오게임즈 등 콘텐츠 사업 계열사들의 부진도 만회했다. 카카오의 3분기 콘텐츠 부문의 매출은 1조13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해 모든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SM엔터가 올해 연말까지 약 12팀의 아티스트가 앨범 발매가 예정돼 있고 해외 콘서트 등 오프라인 행사도 이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4분기에도 카카오의 매출 성장은 이어질 전망이다.

카카오의 외형적 성장만 놓고 본다면 SM엔터 인수는 성공적이다. 하지만 불어난 몸집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는 문제로 꼽힌다. 카카오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비용은 1조9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는데 SM엔터를 제외할 경우 1조7033억원으로 같은 기간 3% 증가한 수준이었다. 카카오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14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가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도 6.5%를 기록해 전년 대비 1.6%포인트 감소했다.


여기에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시세조작 의혹' 리스크도 카카오에게 위기경보를 울리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초 SM엔터 인수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하이브가 인수 경쟁에 뛰어들며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하이브는 당시 기존 주당 가격보다 약 20% 높은 주당 금액 12만원대에 공개매수 계획을 밝혔다. 이에 카카오는 하이브가 제시한 금액에 3만원을 더 얹혀 15만원대로 공개매수에 나서며 승부수를 던졌다. 결국 부담을 느낀 하이브가 기존 가지고 있던 SM의 주식을 처분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이후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각각 약 7500억원, 6500억원 등 총 1조4000억원을 투자해 SM엔터의 주식 약 40%(카카오 20.76%, 19.11%)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하지만 SM엔터 인수전에서 불법 정황이 포착되며 카카오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검찰에 따르면 SM인수전 당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비롯해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등 경영진들이 약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의 주가를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 이상으로 의도적으로 조작했다는 혐의다.

결국 카카오의 불법 시세조종을 조사하던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금감원 특사경)은 배재현 대표 등 카카오 경영진들은 지난 13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특사경은 지난 15일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현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 등 6명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후에도 SM엔터 인수발 사법리스크는 그룹 전체로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박건영)는 지난 22일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엔터테먼트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번 압수수색 시행 이유는 지난 3월 카카오의 SM엔터 경영권인수 과정에서 촉발된 불법 시세조종을 조사하던 중 카카오엔터가 시세보다 웃돈을 주고 드라마 제작사를 인수하고 불법 리베이트를 챙긴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SM인수로 촉발된 사법리스크가 점차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카카오와 SM엔터가 추진하려던 사업 시너지도 미궁 속에 빠졌다. 카카오는 사법리스크 전까지 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의 북미 법인을 통합하는 등 북미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또 소속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웹툰/웹소설을 선보이는 등 적극적인 협력을 꾀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진행 중인 협력사업은 계속 진행 중"이라면서도 "향후 사법리스크에 따른 SM엔터와의 협력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드릴 수 없다"고 전했다.





톱데일리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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