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내홍] 안갯속 쇄신책…김범수, 인사교체 속도 낼까

입력 : 2023.12.04 16:03:03
제목 : [카카오 내홍] 안갯속 쇄신책…김범수, 인사교체 속도 낼까
카카오 내부 비위 폭로 진실공방 번져…내부조사 착수 김정호 앞세운 김범수, 파격 인사로 쇄신 강화 가능성

[톱데일리]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쏘아 올린 내부 비위 폭로가 진실 공방으로 번지면서 카카오 쇄신 정책도 안갯속에 놓이게 됐다. 카카오는 현재 내부 비위에 연루된 임원들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내부 조사를 진행중이다. 업계에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주도의 대규모 임원진 교체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4일 카카오에 따르면 김 센터장 등 카카오 주요 경영진들은 이날 오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 아지트(본사)에서 6차 공동체 경영 회의(비공개)를 진행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주 김 총괄의 SNS 폭로 이후 처음 진행되는 회의다. 김 센터장이 어떤 말을 전할지 관심이 쏠렸지만, 입구에서 취재진을 마주한 김 센터장은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조용히 회의실로 향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날 회의 내용에 대해 "택시 간담회와 경영쇄신안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며 "김 센터장은 최근 논란에 대해 별다른 말을 남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총괄도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김 총괄은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내부 비위에 대한 일반적인 조사를 하고 있었는데 피조사자인 부동산 개발 관련 임원이 갑자기 난리를 쳐 일이 이렇게 커지게 됐다"면서 "해당 임원은 과거에도 ('내부고발'이란 프레임 등으로) 묶어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언론과 노조에 알리는 방식으로 물갈이를 하더라. 이런 식으로 내가 카카오에서는 세 번째로 날아갈 뻔한 임원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총괄이 언급한 피조사인 임원은 카카오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는 자산개발실 실장(부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김 총괄이 폭로한 안산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 건설 프로젝트 비리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 부사장은 현재 김 총괄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등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으며 직위 해제 후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 준신위는 카카오가 지난달 쇄신을 위해 출범한 외부 감사 기구다.

현재 카카오는 김 총괄의 폭로 이후 준신위와 외부 법무법인을 통해 내부 비위 관련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달 30일 내부 게시글을 통해 "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 제주 ESG 센터 등 김 총괄이 제기한 모든 의혹에 대해 공동체 준신위와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조사단을 꾸려 감사에 착수했다"며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괄 또한 지난 3일 사내 게시글을 통해 "내부 상황을 폭로한 것은 회사의 원칙을 어긴 것으로 스스로 윤리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움츠러들거나 위축되지 않고 계속 쇄신을 추진해 발본색원하고 회사를 리뉴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 내부엔 '100대0'이란 원칙이 있다. 카카오 내부에는 모든 정보(100%) 공유하고 외부에는 절대 보안(0%)을 유지하자는 의미다.


김 총괄의 내부 폭로 관련 사내 조사가 이뤄지면서 쇄신을 강조하고 있는 김 센터장의 결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센터장이 위기 때마다 임원진 교체라는 강수를 띄워온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대대적인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김 총괄은 김 센터장이 그룹 쇄신을 위해 직접 발탁한 인물이다. 김 총괄이 폭로한 사항이 진실로 밝혀진다면 연루된 임원진들의 물갈이 가능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온도 지난 달 30일 성명문을 내고 내부 비위에 대한 준신위의 조사와 임원진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가 그동안 김 센터장이 측근 위주의 인사를 단행하는 '회전문 인사' 지적을 받아온 만큼 파격적인 임원진 교체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는 다른 기업처럼 정기 인사를 발표하지 않는다. 다만 내년 3~4월 대표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VX,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총 7곳이다. 이 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는 각각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대리운전업계와의 갈등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여기에 SM엔터 시세조종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교체가 유력하다.

크루유니온은 4일 6차 공동체 경영 회의가 진행되는 회의장 앞에서도 피켓팅을 통해 그룹의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촉구하기도 했다. 서승욱 크루유니온 지회장는 "지금 같은 상황을 만든 경영진에 대한 외부 기구의 정확한 평가를 통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며 "준신위 같은 외부 기관에서 카카오의 경영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논의 없이 내부에서만 쇄신을 외치는 것은 기존 방식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완전히 새롭고 혁신적인 사례 뿐만 아니라 기존에 좋았던 내부의 조직 문화를 다시 살리는 것도 쇄신의 한 방향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톱데일리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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