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기업 결산] [포스코] ③ '책임경영' 나섰지만 갈 길 먼 ESG

입력 : 2023.12.18 17:39:19
제목 : [30대 기업 결산] [포스코] ③ '책임경영' 나섰지만 갈 길 먼 ESG
국내 최다 온실가스 배출 '한계점'…중대재해 등 각종 사고관리 강화 필수

[톱데일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부문 개선에 힘을 주며 책임경영을 강조하고 나선 포스코그룹의 노력이 아직 절반의 성과에 머무르고 있다.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가 지속 배출되고 있고 각종 안전사고 발생으로 인한 부정적 여파가 줄지 않고 있어 ESG 경영에 잠재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 ESG 경영 강조한 최정우 회장

현재 포스코그룹은 국내 타 대기업 그룹들과 마찬가지로 산업계 주요 화두로 자리잡은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지주사 출범을 기점으로 '이사회 ESG세션'과 그룹 최고경영진 경영회의체 '그룹 ESG협의회', 실무자 중심의 '그룹ESG실무협의회'를 신설하고 관련 리스크를 대응하고 있다.

지주사 이사회 내 ESG 감독 기능을 강화해 매 분기마다 ESG 경영 현황을 점검하는 등 그룹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사회 산하 4명의 이사로 구성된 ESG위원회는 ESG 관련 이행 모니터링, 안전보건 계획 사전심의, 저탄소 정책 등을 살피는데 지난해엔 연중 6회 열렸다.

포스코그룹이 ESG 경영을 확대한 것은 시대 흐름에 따른 변화이기도 하지만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특별히 강조한 사항이다. 최 회장은 취임 당시 윤리경영과 투명경영을 강화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강력하게 실행할 것을 약속했다.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사회적 책임 강화를 경영 이념으로 내세운 이례적인 행보였다.

최정우 회장은 올해 특별히 ESG 가치 제고와 조직문화 혁신을 주문했다.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 "포스코그룹은 안전, 환경, 탄소중립을 필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해 글로벌 ESG 선진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기업시민 롤모델화로 미래 기업의 방향을 제시하고 창의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로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회장 체제에서 포스코그룹이 기존 철강을 고집하던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2차전지 소재사업 부 문을 강화해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의 신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철강 원료 등에서도 자연친화적 소재를 적용해 친환경 미래 소재 대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 ESG 발목 잡는 '온실가스', 넷제로 가능할까

하지만 현재 탄소 감축 등 핵심 ESG 경영 핵심 활동에서의 개선은 제자리를 걷고 있는 실정이다. 포스코홀딩스가 올해 발간한 기업시민보고서에 따르면 계열사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해 포스코 7019만톤(tCO2e), 포스코인터내셔널 419만톤, 포스코퓨처엠 223만톤, 포스코이앤씨 4만톤 등 총 7678만톤이었다.

전년도인 2021년 포스코그룹 전체에서 발생한 8112만톤에 비하면 5% 가량 줄었지만 지난해 태풍 침수 이후 제철소 전면 가동 중단 사태를 감안하면 사실상 증가 추세다. 포스코의 온실가스 집약도(2.05)가 2년 연속 동일한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태풍 피해가 없는 조건에선 8500만톤 이상 온실가스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포스코홀딩스는 태풍 피해 영향으로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9조2381억원)보다 47.5% 하락한 4조85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포스코홀딩스가 영업이익 1억원당 배출한 온실가스는 약 1583톤으로 전년 2021년 1억원당 온실가스 배출량 878톤의 약 2배 가까이 규모가 큰 셈이다.

포스코는 명실상부 현재 국내 온실가스 배출 1위 기업으로 이종 산업 내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삼성전자(1929만톤)보다도 3배 이상 많은 규모다. 철강 경쟁사 현대제철(2950만톤)보다 2배 이상, 동국홀딩스(188만톤)보다는 37배 가량 상회한다. 철강 생산 공정 특성상 탄소 배출과 직결되는 구조적 한계가 작용했다.

포스코가 지난해부터 탄소중립 업무를 전담하는 탄소중립전략그룹 운영이 아직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는 '생산-연구-판매-구매' 등 전체 가치사슬에 연계해 영역별로 탄소중립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주재로 매 분기 탄소중립위원회를 열고 탄소중립 중장기 전략도 점검한다.

내부적으로 2050년 넷제로(Net Zero) 달성을 향한 탄소중립 로드맵에도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올해 4월 열린 포스코 '이해관계자 라운드테이블'에선 "현재 수소 환원 제철 관련 상용화 기술이 없다"와 "ESG 정보 관리 및 공시가 이미 사업에 영향을 주고 있어 더욱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 등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 각종 사고 리스크 여전…ESG 등급 관리 '촉각'

포스코그룹은 ESG 경영 방침과 위배되는 법률 위반에 따른 제재 리스크도 반복되는 실정이다. 포스코는 올해 2월 중대재해사업장 특별감독에 따른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으로 광주지방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앞선 광양제철소 산소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로 인한 근로자 사망 사건에 따른 것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6월 대법원으로부터 7년 전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남양주 지하철 공사현장 가스 폭발에 대한 책임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따른 최종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올해 4월엔 지난 2020년 인천 주거환경개선사업 현장에서 소방배관 작업 중 근로자 사망 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있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2021년 암모니아수 누출 건과 관련해 중대재해 관련 안전보건조치 소홀이 적용돼 올해 5월 법원으로부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을 선고받았다. 이외에도 유해물질 검출과 폐수배출시설 관련 변경 신고 미이행, 대기오염물질 방지 기계 고장 등으로 3건의 추가 제재를 받았다.

최근에는 추가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8월 광양제철소에서 포스코DX 협력사 직원의 감전사가 발생해 현재 노동당국이 나서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태 수습을 위해 정덕균 포스코DX 대표가 직접 공식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포스코그룹의 ESG 경영 원칙과 다소 상반되는 이슈들은 ESG 관련 평가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한국ESG기준원에서 종합 등급 'A+'를 받았지만, 세계 4대 ESG 평가기관 중 하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선 사회책임경영 부실로 3년 연속 4번째 등급인 'BBB'로 평가받았다.

포스코그룹은 "안전·환경·인권 등 사업회사 주요 ESG 리스크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그룹 차원에서 공유하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ESG 공시 변화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ESG 성과 데이터 관리 체계를 구축해 이해관계자와 ESG 소통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ESG 경영관리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입장이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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