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기업 결산] [두산] ② 채권단 졸업 2년차, '성장기' 재진입

입력 : 2023.12.22 11:00:03
제목 : [30대 기업 결산] [두산] ② 채권단 졸업 2년차, '성장기' 재진입
두산 상장 계열사 7곳 중 5곳 영업이익 증가 두산테스나·로보틱스 등 신사업 성장기 돌입

[톱데일리] 두산그룹이 2020년 불거진 유동성 위기로 산업은행 주도의 채권단 관리체제를 졸업(2022년)한 지 1년 만에 성장기에 재진입했다. 핵심 계열사들을 줄줄이 매각하면서 위기를 겪었지만 올해부터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과 더불어 신사업 육성도 성과를 내고 있다.

두산그룹은 2020년 3월 산업은행에 긴급 자금을 요청하고 23개월 간 채권단 관리체제에 있었다. 당시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 등을 매각한 데 이어 두산타워까지 매각하면서 현금 창출에 나섰다. 혹독한 재무구조 개선으로 23개월 만인 지난해 2월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났다.

사실 두산그룹은 채권단 관리체제 졸업 이후에도 '위기'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어왔다. 자산관리 과정에서 그룹 내 '알짜'로 불리던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마저 매각하면서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지주사인 ㈜두산의 실적만봐도 채권단 관리체제 전인 2019년과 자산매각 직후인 2021년을 비교했을 때, 매출은 18조원대에서 12조원대로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12조원대에서 9000억원대로 급감했다. 인프라코어를 비롯한 주요 자신을 매각한 영향이다. ㈜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를 연결기준 종속기업으로 분류해왔다.

하지만 채권단 관리 체제 졸업 1년 만인 올해부턴 ㈜두산이 달라졌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하더니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1699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실적 회복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면 올해는 다시 성장기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두산그룹의 상장 계열사 7곳 가운데 5곳(㈜두산·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두산테스나·두산퓨얼셀)의 영업이익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플랜트 전문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신한울 원전 3, 4호기 건설 공사 계약 체결(계약금액 2조9000억원) 등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해외에서는 카자흐스탄 복합화력발전소(1조1500억원) 등 올해 상반기에만 4조원에 달하는 수주총액을 기록했다.

이는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2021년 10조원대까지 떨어졌던 매출은 지난해 15조원대로,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12조원대로 회복했다. 영업이익도 채권단 관리 체제에선 1조원 미만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 1조원대로 올라서더니 올해 3분기 누적 1조17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소형 장비 판매 기업인 두산밥캣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조4433억원, 영업이익은 1조133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 38%씩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었던 1조716억원을 3분기 만에 돌파한 셈이다.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인 두산테스나도 영업이익이 12.1% 가량 늘었고, 두산퓨얼셀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다만 오리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 감소했고, 두산로보틱스는 적자 규모가 104억원에서 161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신사업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협동로봇 제조·솔루션 제공 기업인 두산로보틱스가 두산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실적만 놓고 보면 3분기 누적 161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적자 폭이 늘었지만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높은 기업이다. 특히 두산그룹에서 2016년 두산밥캣 기업공개(IPO) 이후 7년 만에 상장한 기업이기도 하다.

두산로보틱스는 일반 공모에서 33조원 이상의 공모금을 모으며 역대 공모주 청약 증거금 가운데 아홉 번째로 많은 증거금을 모았다. 두산로보틱스 공모가는 2만6000원에 불과했지만 21일 종가 기준 11만9100원의 주가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만 7조7000억원으로 약 두 달 만에 약 4.6배가 올랐다.

지난해 인수한 '테스나'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두산그룹은 당시 4600억원을 들여 두산테스나를 인수하면서 향후 5년 간 반도체 사업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테스나를 '반도체 테스트 부문 글로벌 톱5'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공장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전체 매출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웨이퍼 테스트 가동률도 ▲2020년 60.2% ▲2021년 68.7% ▲2022년 71.1% ▲2023년 상반기 68.9% 등으로 점점 늘어나는 모습이다.

반도체 불황으로 올해 초 실적이 다소 주춤한 모습이었지만, 2분기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1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분기 1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급등하더니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12.1%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반도체 패키징 기업 '엔지온' 인수도 마무리되고 있다. 엔지온은 웨이퍼 테스트 후 필요한 웨이퍼 백그라인딩, 쏘잉, 리 콘 공정 등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반도체 후공정은 크게 웨이퍼 테스트, 패키징, 패키지 테스트 등으로 나뉘는데 두산테스나의 경우 웨이퍼테스트와 패키지 테스트 사업만 영위하고 있고, 엔지온은 이 과정 중 하나인 패키징 사업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두산테스나와 엔지온 사업을 합하면 후공정 턴키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두산테스나의 패키지 테스트 매출이 늘어나면 웨이퍼 테스트 매출 쏠림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두산의 실적 전망치를 높게 잡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두산그룹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9조원대, 1조6000억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두산의 구조조정 돌입 이전인 2019년 매출이 18조원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뛰어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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