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기업 결산] [미래에셋] 해외 부동산 손실 '현실화'…'1조클럽' 불명예 퇴진

입력 : 2024.01.03 16:45:26
제목 : [30대 기업 결산] [미래에셋] 해외 부동산 손실 '현실화'…'1조클럽' 불명예 퇴진
미국·유럽 오피스 투자서 1000억원대 손실 발생 순이익 급감·건전성 악화…올해 인사도 '리스크관리' 초점

[톱데일리] 미래에셋그룹이 적극적으로 늘렸던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이 현실화됐다. 2018년부터 꾸준하게 미국과 유럽 등에서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해왔는데, 코로나19 사태로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실적까지 줄었다.

미래에셋증권의 2023년 9월 말 전체 부동산 익스포져는 약 5조원에 육박한다. 자기자본의 절반이 넘는 셈이다. 이 때문에 금리 변동성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저금리 시기에는 수익성에 유리하지만 고금리에는 부동산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해외 부동산 투자 자산에 대한 손상차손 규모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

사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해외 부동산을 제외한 실적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3분기 실적을 보면, 브로커리지(BK), WM부문에 이어 해외법인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과 해외법인은 모두 1년 전보다 성장했고, 금융상품판매 부분도 전년과 비슷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만 놓고보면 전년 대비 15.5% 증가한 1731억원이다.

하지만 순이익은 768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29.8%나 줄어든 수치다. 이는 해외 투자자산 평가손실과 충당금이 영업 외 비용으로 처리됐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주요 해외 부동산 투자 현황을 보면, 오피스와 호텔·리조트 등에 집중돼 있다. 오피스의 경우 ▲중국 상하이 푸동 오피스 타워 ▲미국 워싱턴DC 1801K 스트리트 빌딩 ▲미국 노보 노르딕 노스 아메리카 HQ ▲베트남 랜드마크72 ▲미국 댈러스 스테이트팜 중부본사 ▲독일 뒤셀도프트 보다폰 본사 ▲ 미국 애틀란타 스테이트팜 동부본사 ▲일본 도쿄 아오야마 빌딩 ▲프랑스 마중가타워 등이다.

호텔·리조트는 ▲호주 시드니 포시즌스 호텔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 호텔 ▲미국 와이키키 하얏트 리젠시 호텔&스파 ▲미국 페어몬트 오키드 하외이 호텔 등이다.

여기에서 3분기에만 1000억원이 넘는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미국 댈러스 스테이트팜 중부본사에 대한 손상차손 600억원 가량으로 책정됐고, 프랑스 마중가타워 역시 400억원으로 인식돼 손익계산서 상으로는 약 1140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해외 오피스, 특히 유럽과 미국의 경우 금리 상승과 더불어 공실률이 확대되고 있어 가치 저하가 눈에 띄게 나타나는 상태라 더욱 부담은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2023년에는 영업이익 1조클럽에서도 내려올 전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7000~8000억원 수준이다. 지난 2020년 증권사에서는 처음으로 미래에셋증권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며 3년 동안 '1조클럽'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에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건전성 지표도 점차 악화되는 추세다. 고정이하자산 규모가 2019년 928억원에서 2022년 말 1355억원으로 늘더니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는 2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부실 가능성이 있는 요주의 자산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4900억원대로 3년 사이 3배 이상 급증했다.

이렇게 해외 부동산 투자의 손실이 현실화되면서 최근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먼저 대체투자 관련 사업을 진행해오던 기존 IB2사업부 본부 수를 대폭 축소하고, 경영혁신실 산하에 있던 리스크관리 부문이 독립했다. 특히 당초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에 부사장을 배치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자산관리 강화에도 나섰다. 기존 자산관리부문 대표였던 허선호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자산관리에 집중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미래에셋증권 경영진들은 "급격한 금리 인상을 경험하면서 자본시장에 만연한 리스크 불감증과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에 근거한 투자와 경영의 의사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며 "비즈니스별로 리스크 요인과 투자가치를 잘 살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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