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의 적자' 한샘, 돌파구 마련 '진땀'

입력 : 2023.02.09 11:20:43
제목 : '20년만의 적자' 한샘, 돌파구 마련 '진땀'
실적 악화에 담합 의혹까지 '설상가상'...협업·온라인 사업 강화 '촉각'

[톱데일리] 한샘이 '상장 후 첫 연간 적자' 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것이 유력해 보인다. 부동산 침체 여파로 올해 초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담합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악재가 겹치고 있다. 한샘은 온·오프라인 하락세로 돌파구 마련도 쉽지 않아 우울한 분위기가 지속될 위기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해 매출액 2조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할 전망이다. 영업손실은 52억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 다. 한샘이 적자를 기록한다면, 이는 2002년 상장한 이후 약 20년 만이다.

4분기 매출액은 48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하며, 영업손실은 126억원으로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샘은 지난해 3분기에도 영업손실 136억원을 기록,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을 나타냈다.

한샘의 실적 악화에는 업계 환경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수요 침체가 지속되면서 가구업계 부진도 장기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까지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50만879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9%가 하락했다. 리모델링 수요가 높은 아파트로만 한정하면 거래량은 29만858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4%가 감소했다.

다만 업계 불황 여파가 있었다고는 하나, 한샘은 경쟁사와 비교해도 실적 하락폭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샘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50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가 감소했으며 영업손실 1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업계 2위에 자리하고 있는 현대리바트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1조931억원으로 오히려 5.6%가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흑자 기조다.

한샘은 실적 부진이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한샘 주가는 5만원 대로 1년 전에 비해 약 30%가 하락한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한 때 2조원에 달했던 시가총액도 1조원 초반대에 그치고 있다. 최근 주가가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1년 전 모습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샘은 주가와 실적 하락의 영향으로 지난해 말 재무약정 미준수 위기도 겪었다. 우선 지난해 말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와 롯데쇼핑에게 총 10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으면서 위기는 넘겼으나, 여전히 한샘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상태다.

게다가 최근에는 담합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악재가 겹치고 있다. 검찰은 이달 초부터 한샘을 포함해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 가구업체들이 신축 아파트에 빌트인으로 들어가는 특판가구 납품사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수사로 B2B(기업간 거래) 사업 운영에 타격을 받을 뿐만 아니라 이미지 하락까지 우려되고 있다.

위기 탈출이 시급한 한샘은 롯데하이마트와 협업을 앞세워 가전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달부터 '롯데하이마트 X 한샘 동시 구매 콜라보 혜택'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가전과 가구 관련 상품을 동시 구매할 경우, 일정 금액 기준에 따라 모바일 상품권, 제품 무료 시공 등 여러 혜택이 제공된다.

다만 롯데하이마트 자체 경쟁력이 하락세라는 점은 한샘에게 불안 요소로 꼽히는 부분이다. 롯데하이마트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업계 내 점유율은 2019년 38.7%에서 2021년 33.7까지 떨어졌다. 설상가상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손실 520억원으로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샘은 온라인 사업 강화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말 한샘은 한 해 사업 전략을 구상하는 자리인 '리더스데이'를 개최하며 한샘몰과 한샘닷컴의 통합 플랫폼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한샘은 통합 플랫폼을 오프라인 사업과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올해 하반기부터는 홈퍼니싱 사업 부문의 디지털 전환 작업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통합 플랫폼의 한샘의 온라인 사업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한샘은 오프라인이 하락세를 보이는 와중에 온라인까지 침체되면서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한샘의 가구 판매액 및 홈퍼니싱 오프라인 매출액은 2021년 4분기에 4972억원을 기록한 이후 분기마다 감소하며 지난해 3분기 기준 388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은 4765억원에서 4252억원으로 하락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증권업계에서는 한샘이 올해 하반기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영업적자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나, 하반기부터는 원재료 가격 하락의 본격적 반영에 따른 이익률 개선, 매매거래량 반등시 나타날 매출 상승 본격화 등이 맞물리면서 턴어라운드를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샘 관계자는 "통합 플랫폼은 대략적으로 리모델링 등 이전의 온라인 사업을 보완하는 방향성이 될 것 같다"며 "오프라인 쪽은 주택매매거래가 감소한 영향이 컸는데, 업계가 회복세에 들어선다고 할 때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등 사업을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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