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 짜리 ‘공급 부족’ 골머리 앓는 까닭은

한상헌 기자(aries@mk.co.kr)

입력 : 2024.01.22 15:26:59 I 수정 : 2024.01.22 16:36:27
카드 사용으로 현금 사용 꺼려
주화 발행액 62.8% 감소
발행 단위 작은 10원 유독 부족
한은 ‘동전 다시 쓰기’ 캠페인 검토


한국은행 ‘동전 다시 쓰기’ 캠페인 포스터<사진=한국은행>
현금을 안쓰는 사회적인 기류가 강해지면서 동전 발행이 줄고 있는 가운데 유독 10원 주화 발행액이 환수액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 시장 등 화폐 유통 현장에서는 다른 동전은 넘치지만 유독 10원 동전만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단됐던 ‘동전 다시 쓰기’ 캠페인 재개 검토에 나섰다.

22일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발행된 동전의 금액을 뜻하는 화종별 발행액은 지난해 135억6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364억9100만원)보다 62.8% 감소한 금액이다. 최근 현금보다 신용카드와 모바일 결제 등이 보편화되면서 10·50·100·500원 등 동전 사용이 급격하게 줄어든 영향이다. 5만원권과 1만원권 등 화폐의 경우 지난해 26조3342억원이 발행돼 2019년(35조8584억원)에 비해 26.6% 줄었다.

현금 사용이 줄어들면서 동전의 환수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10원 짜리는 공급 부족 현상이 심해졌다.전체 동전의 발행액 대비 환수액을 뜻하는 환수율을 보면 2019년 87.0%에서 지난해 304.0%까지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500원(298.9%), 100원(342.8%), 50원(474.3%) 등 환수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10원은 같은기간 환수율이 12.8%에서 49.2%까지 늘어나긴 했으나 아직까지 발행액보다 환수액이 적어 공급 부족 현상을 보였다. 반면 화폐의 경우 지난해 환수율이 76.2%를 기록했다.

현재 10원의 경우 화폐 단위가 작은 탓에 가정집과 상권 등에서 활발히 사용되기보다는 방치돼있는 경우가 많아 환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대형마트 등에서 끝자리가 ‘990원’인 상품 판매 등으로 현금 결제 시 다른 동전보다 수요가 높은 편이다. 한은과 한국조폐공사 등 23개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에서 지난해 하반기 10원의 일부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사례가 있어 관계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 논의되기도 했다.

한은은 코로나로 중단됐던 ‘동전 다시 쓰기’ 캠페인을 재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동전을 새로 만드는 데 비용이 매년 소요되는데 시민들이 동전을 가정집이나 저금통에 방치하지 않고 사용해 유통이 원활해지면 제조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가 인상 영향으로 주화 제조 비용이 과거보다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돼 동전 발행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김근영 한은 발권국장은 “사람들의 결제 패턴이 바뀌면서 동전의 쓰임이 줄고 있다”며 “시중에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들어 동전을 많이 가지고 있는 곳과 부족한 곳을 연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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