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AUM)이 4조원을 돌파했다. 2022년 6월 국내 시장에 월배당 ETF가 첫선을 보인 이후 1년 반 만이다. 월배당 ETF는 주식·채권 등 편입 자산을 통해 발생한 이자나 배당 등 수익을 월간 단위로 분배하는 상품이다.
월배당 ETF가 인기를 끄는 것은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현금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연금계좌로 투자하면 세율이 낮다는 점도 투자자를 끌어모은 요인이다.
23일 매일경제가 국내 상장된 월배당 ETF 43종을 분석해보니 이들 ETF의 AUM이 4조322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배당 ETF의 AUM이 4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UM이 가장 큰 월배당 ETF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로 6518억원 규모다. 이 상품은 지난해 3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현물형 미국 장기 국채 ETF다. 미국 발행 30년 국채 중 잔존만기가 20년 이상인 채권을 편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2위는 'SOL 미국배당다우존스'로 AUM이 3975억원에 달한다. 이 상품은 미국 대표 배당성장 ETF인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퀴티(SCHD)' ETF에 월배당 전략을 가미했다. 3위는 AUM이 3847억원인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다. 4위부터 7위까지는 모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가 차지했다. 국내 상장된 월배당 ETF 총 43개 중 17개가 미래에셋 상품이다.
월배당 ETF가 인기를 끄는 건 최근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의 매력이 높아진 결과다. 특히 지난해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월배당 상품이 매월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라고 입소문이 나면서 자금이 대거 몰렸다. 지속되는 고금리와 높아진 주가지수,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으로 은행 예금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원하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연금저축펀드와 개인형퇴직연금(IRP) 같은 연금계좌를 통해 월배당 ETF에 투자한다면 세율이 3.3~5.5%로 배당소득에 대한 원천징수 세율(15.4%)보다 매우 낮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최근에는 종목에 투자하면서 콜옵션(매수청구권)을 매도해 프리미엄으로 월 분배금을 마련하는 커버드콜 ETF 같은 상품도 내놓고 있다. 지난 16일 상장한 'TIGER 미국테크TOP10+10%프리미엄' ETF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