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에게는 기회입니다”…회사채 갈아타기 시즌이 왔다는데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입력 : 2025.07.14 22:33:17
송창하 메리츠증권 기업금융본부장
송창하 메리츠증권 기업금융본부장(전무) [사진=메리츠증권]


“회사채 조달 금리가 은행 대출 금리보다 최대 1%포인트 낮기 때문에 기업들의 차환용 회사채 발행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 회사채 금리가 앞으로 더 낮아질 수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송창하 메리츠증권 기업금융본부장(전무·사진)은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현재 AA급 회사채 기준 스프레드(국고채와 금리 차)는 약 40bp(1bp=0.01%포인트) 수준인데 과거에는 20bp 아래까지 좁혀진 적도 있다”며 “수익 여지가 여전히 남아 있고 향후 금리 인하 사이클까지 고려하면 캐리(금리 차) 투자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 규모는 75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송 본부장은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고금리로 발행된 회사채들이 올해도 대거 만기를 맞고 있다”며 “기업들이 투자 목적이 아니더라도 비용 절감을 위해 차환 발행에 나설 수밖에 없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당시 연 5%대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던 기업들이 현재 2~3%대 금리로 갈아탈 수 있어 연간 수십억 원의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같은 시장 흐름에 맞춰 메리츠증권은 전통 기업금융(IB) 강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스페셜시추에이션(SSF) 중심의 고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재편에 착수한 것이다.

자본 규모가 7조원에 달하는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IB 조직 확대에 나서 현재 기업금융본부 인력만 30여 명이다. 송 본부장은 NH투자증권에서 신디케이션부문 대표를 지낸 인물로 올해 초 메리츠증권에 합류했다. IB 업력만 27년으로 기관투자자와의 견고한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꼽힌다.

메리츠증권은 우선 채권자본시장(DCM)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송 본부장은 “하반기에는 공모 회사채 인수단에 80% 이상 참여하고 대표 주관 비중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며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DCM 리그테이블 5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조직 정비에 분주했음에도 6월부터는 증권채, 보험채, 여신전문금융채, 신종자본증권 등 다양한 딜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채권 발행 대표 주관 부문 리그테이블 순위는 12위였지만 올 상반기 기준 9위로 올라섰다.

이와 함께 메리츠증권은 구조화채·유동화채·사모채 등 비정형 자금 조달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기업 맞춤형 자금 조달 전략에 대해 송 본부장은 “기존 신용으로는 조달이 어려운 한계기업을 위해 담보 유동화 등 구조화 솔루션을 적극 제공하고 있다”며 “이런 비표준적 구조에 대한 해석력과 조달 능력은 메리츠만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고려아연 인수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계열사 등을 통해 1조원 규모 사모채 인수를 주도하며 자금 조달에 핵심 역할을 한 바 있다. 그는 “메리츠는 자금을 직접 보유한 계열사들과 함께 실제 조달까지 실행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며 “앞으로도 인수·합병(M&A), 증자, 인수 금융을 결합한 ‘패키지 딜’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공개(IPO)시장에 대해 냉정한 평가도 내놨다. 그는 “기술력 있는 콘텐츠 기업이 부족하고 기존 벤처기업들은 주가수익비율(PER)이 너무 높아 회수 전략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장 자체가 당분간 활성화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7일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신청하며 초대형 IB 진입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개편된 제도에 따라 증권사는 발행어음 자산 가운데 모험자본(중소·중견기업 자금 공급 등) 투자 비중을 3년 내 25% 이상으로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메리츠증권은 2년 내 25% 달성이라는 보다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송 본부장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은 부동산에 단 1원도 투자하지 않고 전액 기업금융 자산과 모험자본만 편입할 계획”이라며 “정책 취지를 가장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하우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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