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환율에 발목잡혔는데”…코스피, 이번엔 달러랑 따로 논다고?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7.14 18:52:01
입력 : 2025.07.14 18:52:01
李정부 출범전 관세 여파에
환율 따라 휘청이던 코스피
6월부턴 원화값 박스권에도
상법 개정 등 기대감 힘입어
삼천피 돌파한뒤 우상향 지속
일각선 수출둔화 미반영 우려
환율 따라 휘청이던 코스피
6월부턴 원화값 박스권에도
상법 개정 등 기대감 힘입어
삼천피 돌파한뒤 우상향 지속
일각선 수출둔화 미반영 우려

달러당 원화값에 큰 영향을 받았던 코스피 내성이 달라졌다.
일반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환차익 기대감이 외국 자금 유입을 부추기면서 증시가 우상향하고, 반대의 경우 환손실 우려로 외국인투자자가 이탈하며 증시가 하방 압력을 받는다.
하지만 지난달부터는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달러당 원화값이 박스권에 머무르는 상황에서도 국내 증시가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솟구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이날까지 코스피는 2697.67에서 3202.03으로 18.7%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는 2021년 9월 6일(3203.33) 이후 처음으로 3200선 위에서 장을 마쳤다.
지난 6월부터 달러당 원화값은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으로 1380.1원에서 1381.2원으로 1.1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때 원화값의 주간 종가는 1380원대에서 1350원대 사이를 맴돌면서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코스피는 504.36포인트 치솟았고 코스닥도 65.02포인트 올랐다.

신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원화값 추이와 대표 지수의 움직임이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 달러당 원화값이 1400원대에서 1300원대 후반으로 강세를 보이던 지난 5월에는 코스피도 동반 상승했다.
지난 5월 초 주가 종가 기준 1405.3원이었던 달러당 원화값은 월말 1380.1원까지 25.2원 올랐고, 코스피는 지난 5월 2일 종가 2559.79를 기록한 뒤 같은 달 30일에 2697.67에 도달하면서 5.3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트럼프발 상호 관세’ 여파로 코스피가 2465.42에서 2293.7까지 떨어졌던 지난 4월 4~9일 달러당 원화값도 1434.1원에서 1484.1원으로 하락했다.
이번 탈동조화 현상은 환율이 ‘골디락스(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국내 증시가 그 영향권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 급락을 이끌었던 관세를 향한 우려가 완화된 상황에서 달러 약세 요인인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재정 리스크가 줄다리기를 하면서 환율이 중립적인 수준에서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미국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으로 지난 4월 100선 밑으로 떨어진 뒤 최근 97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달러 가치가 특정 국가의 유불리와 유리된 상태에서 횡보하자 글로벌 자금이 환율 리스크에서 벗어나 움직이는 양상이다. 덕분에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 신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 개선책들이 원동력이 돼 국내 증시가 환율의 변동성과는 무관하게 오를 수 있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달러화가 방향성을 못 찾고 균형 있는 수준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자금에 환율의 중요성이 낮아졌다”며 “이로써 원화가 뚜렷한 강세가 아님에도 정책 기대감을 바탕으로 코스피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자리걸음 중인 환율과는 반대로 호조세인 증시는 다가올 경제 불확실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환율은 ‘트럼프 관세 폭탄’이 야기할 수출 감소와 글로벌 경제 둔화 등의 현실적인 위험 요인을 투영하면서 박스권에 갇혀 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으로 하반기 투자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감이 증시를 견인하면서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정한 대외 여건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 추정 기관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81개사의 영업이익은 이날 기준 269조5867억원으로 지난달 초 대비 1.7% 감소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기대감을 중심으로 오른 증시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투영한 환율과의 격차를 좁혀 가야 할 것”이라며 “증시는 관세 리스크를 중심으로 커진 펀더멘털 측면의 불안정성을 고려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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