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오는 일감도 거절할 판”…자금난 가중에 건설현장 곳곳 ‘삐거덕’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입력 : 2024.03.05 10:08:36 I 수정 : 2024.03.06 11:07:58
입력 : 2024.03.05 10:08:36 I 수정 : 2024.03.06 11:07:58
올해 1~2월, 분양·임대보증사고 5건
보증사고액 작년比 224%↑
공사비 부담도 역대 최대
보증사고액 작년比 224%↑
공사비 부담도 역대 최대

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발생한 분양·임대보증사고 사고금액은 총 2134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657억원) 대비 1477억원(224%) 늘어난 수준이다. 건수는 총 5건으로 1년 전(1건)보다 4건 늘었다.
분양·임대보증은 시행사나 시공사가 부도·파산 등으로 분양(임대)주택 공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HUG 주도로 공사를 계속 진행하거나 계약자가 낸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30가구 이상 아파트는 반드시 HUG의 분양·임대보증에 가입해야 한다.
올해 1~2월 사고 발생 유형은 분양보증사고 1건, 임대보증사고 4건이었다. 지역별로는 광주광역시에서 4건, 전북 익산에서 1건이 발생했다.
광주광역시에서는 한국건설이 주택 건설현장에서 잇따라 사업을 포기하면서 북구 신안동, 동구 궁동·수기동 등 임대주택 사업장 3곳과 동구 산수동의 분양주택 사업장 1곳에서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신안동과 궁동 사업장에서는 계약자들에게 임대보증금 환급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사고가 발생한 나머지 두 사업장은 HUG 주도로 공사를 계속 진행할지, 계약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줄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익산에서는 지난 1월 임대아파트 유은센텀시티 사업장에서 임대보증사고가 발생해 계약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고 있다. 이 아파트의 시공사와 시행사는 현재 법인회생 절차를 진행 중이다.
분양보증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고금리에 원자재 가격·임금 상승 여파로 인한 부동산 경기 악화로 자금사정에 경고등이 켜진 건설사들이 늘어난 탓이다. 지난해 발생한 분양보증사고 금액은 총 1조121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침체됐던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5.7% 임금 인상에 공사비 부담 가중
올해 1월 기준 건설사의 공사비 부담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한국건설기술연구원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기준 건설공사비 지수는 154.64를 기록해 작년 9월(153.73)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해당 지수가 집계·공표되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154를 넘어선 것은 올해 1월이 처음이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직접공사비를 대상으로 재료·노무·장비 등 세부 투입자원에 대한 물가 변동을 추정하기 위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작성한 통계지수다.
업계는 지난해 4분기에 주춤했던 건설공사비지수가 올해 1월 다시 급등한 것과 관련해 연초부터 건설업 공사직의 임금 상승이 직접적인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건설 자재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보인 것도 공사비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올해 연초부터 일반 공사직 하루 평균 임금은 25만8359원(대한건설협회 자료)으로 지난해 1월 24만4456원 대비 5.69% 늘었는데, 이는 2020년 1월(20만9168원) 대비 23.52% 급등한 수준이다.
한 건설사 임원은 “한국인 근로자는 물론이고 외국인 근로자도 찾기 어려워지면서 공사직 평균 임금이 매년 오르고 있다”면서 “들어오는 일감도 거절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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