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평생의 벗…50년간 500점 그렸죠”
이윤재 기자(yjlee@mk.co.kr), 김호영 기자(pressphoto@mk.co.kr)
입력 : 2023.02.15 11:24:46
입력 : 2023.02.15 11:24:46
그림 그리고 시 쓰는 경영인
강석진 전 GE코리아 회장
신작 ‘지구촌 기행과 예술경영’
본인 그림에 韓산업 역사 담아
GE서 28년간 일하며
산업 발전 고스란히 함께해
강석진 전 GE코리아 회장
신작 ‘지구촌 기행과 예술경영’
본인 그림에 韓산업 역사 담아
GE서 28년간 일하며
산업 발전 고스란히 함께해
![](https://wimg.mk.co.kr/news/cms/202302/15/news-p.v1.20230209.a389a98df19a4b7e90962df1a291e016_P1.jpg)
“경영자 시절 그림 그리기는 창조경영에 도움이 됐죠. 그림 그리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로 인생의 큰 벗입니다.”
1979~2002년 GE코리아 회장을 역임했던 강석진 융합상생포럼 이사장(사진)이 저서 ‘강석진의 지구촌 기행과 예술경영’을 출간했다. 강 이사장이 지구촌 50여개국을 찾아 미술 기행을 하면서 직접 그린 그 나라들의 아름다운 풍경화들과 독특한 문화를 담은 기행문이 담긴 저서로, 530여 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분량이 방대하다. 최근 서울 중구 융합상생포럼 사무실에서 만난 강 이사장은 “지금까지 그린 그림이 500여 점인데 앞으로 완성해야 할 그림도 500여 점”이라며 화가로서의 열정을 드러냈다.
강 이사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경영인이지만 그를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수식어가 ‘화가’ 그리고 ‘시인’이다. 30대 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니 벌써 50년이 넘었다. ‘강석진의 지구촌 기행과 예술경영’은 그가 평생 그린 그림과 경영자로서의 이야기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한국 산업의 역사도 생생히 담겨 있다.
강 이사장이 자신의 그림 이야기를 책으로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강석진의 예술 혼불-시와 음악 미술의 세계’를 출간했다. 이 책에는 그림뿐 아니라 평소 꾸준히 써오던 시가 노래(악보)로 담겨 있다.
‘어느 별에서 다시 만날까’와 같은 곡은 ‘그리운 금강산’으로 유명한 최영섭 선생이 직접 작곡했다. 강 이사장은 “한 개인이 만든 시, 음악, 미술이 다 담겨 있는 책으론 아마 세계에서 유일할 것”이라며 “올봄엔 지구촌 50여개 나라의 풍경화 작품들을 보여주는 개인전을 열어보려고 한다”며 전시회 계획도 밝혔다. 강 이사장은 여든이 넘은 나이지만 열정만큼은 지금도 청년이다. 2년 동안 연이어 두 권의 저서를 냈지만, 최근 다시 새 책 구상에 들어갔다. ‘강석진의 세계화 경영과 한국 산업의 선진화’가 주제다. 한국의 경제 발전을 일군 그의 동 세대를 기억하고, 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절실함이 집필 배경이다.
GE와 28년을 함께해온 강 이사장 역시 한국 산업의 선진화를 이끈 주역이다. 1973년 GE에 입사한 그는 1977년 GE의 아시아 지역 사업 개발과 경영전략 담당 임원이 됐다.
그는 그해 GE 경영전략 임원회의에서 “아시아를 단순한 해외 시장으로 볼 것이 아니라, 선진 산업 기술과 자본 투자를 바탕으로 장기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먹혀들 리 없었던 이 주장을 강 이사장은 이듬해 ‘세계화 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임원들을 다시 설득했다. 당시 GE 최고경영자(CEO)였던 고(故) 레지널드 존스 회장은 “강석진은 GE코리아 경영을 책임지면서 한국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라”며 그를 신임했다.
GE의 첨단 발전 설비를 도입해 한국에 첫 발전 설비 산업을 구축하고, 삼성과 의료기기 합작 회사를 설립했으며, 전투기용 제트엔진 제조 기술을 한국에 도입한 일들은 강 이사장이 GE코리아의 수장으로 이끈 사업이다. 특히 제트엔진의 경우 미국 정부의 철저한 보안 대상이기 때문에 해외에 유출될 수 없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GE의 제트엔진이 장착된 미 공군기가 한국전쟁 당시 남한을 지켜냈다는 사실로 당시 수장이었던 고 잭 웰치 회장과 미 국방성을 설득하는 데 성공해냈다. 이는 GE와 미 국방성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트엔진 제조기술을 해외에 제공한 것이다. 그 결과 한국은 초음속 전투기를 독자적으로 생산하는 아시아 유일한 국가가 됐다.
GE의 ‘6시그마’같은 선진 경영 기법을 국내에 확산시킨 것도 바로 그다.
강 이사장은 “세계 최고의 첨단 기술이 한국에 정착되기까지 기업 구성원 모두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며 “그들이 밤을 새웠던 시간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엔지니어들은 세계 어느 나라 직원보다 국가 발전을 위한 사명감으로 열정적”이라며 “이들이 바로 한국 산업 선진화의 주역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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