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쟁탈전] 하이브 주주제안…정진수에 힘 싣나

입력 : 2023.02.16 15:39:01
제목 : [SM엔터 쟁탈전] 하이브 주주제안…정진수에 힘 싣나
이사진 전면 교체 추진, 엔씨 출신 다수 포진

[톱데일리]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하이브가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골자로 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주주제안에 나선다. 하이브는 내달 개최 예정인 SM엔터 주주총회에서 이사진을 전면 교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하이브가 추천한 SM엔터 신규 이사진에 게임사 출신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부분이다.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률책임자(CLO)의 SM엔터 대표이사 취임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정진수 CLO,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 등 세 명 을 SM엔터 사내이사 후보자로 16일 제안했다. 이 중 정 CLO는 엔씨소프트 수석 부사장 출신으로 한때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오른팔'로 꼽혔던 인물이다. 정 CLO는 지난 2015년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기도 했다. 정 CLO는 지난해 중순 엔씨소프트를 떠나 하이브로 자리를 옮겼다. 넥슨 대표이사 출신인 박지원 하이브 대표가 정 CLO 영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진화 실장 역시 게임사 넥슨 출신이다.

SM엔터 비상무이사 후보 추천도 정 CLO를 위해 안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는 신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의 박병무 대표와 최규담 엔씨소프트 상무를 추천했다. 박 대표와 최 상무 모두 정 CLO가 엔씨소프트 재직 시절 인연을 쌓아온 인물이다. 박 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엔씨소프트 비상무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각종 자본시장 관련 이슈에 대해 조언을 건네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 상무는 약 9년 동안 엔씨소프트에 몸을 담아왔으며 재무전략실장을 역임했다. 지난 2021년 엔씨소프트의 재무통이던 윤재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퇴임하자, 당시 정 부사장이 CFO 직을 겸임했고 이 과정에서 최 상무와 친밀감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VIG파트너스가 SM엔터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VIG파트너스의 핵심 인력인 박 대표가 SM엔터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에 이름을 올렸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VIG파트너스 고위 관계자는 "(박 대표의) 개인적인 일일 뿐, VIG 파트너스의 SM엔터 투자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최 상무 및 박 대표가 SM엔터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로 오른 건 개인적인 일일 뿐 회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 상무직과 SM엔터 기타비상무이사직을 겸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최 상무는 곧 하이브로 적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주주제안을 통해 SM엔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CLO가 대표이사를 맡고, 이재상 대표가 의장직을 수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 CLO는 엔씨소프트에서 법무 관련 업무는 물론 재무, 홍보, 대외협력 등 다방면의 업무에서 경험을 쌓았다. 회사를 아우르고 조직을 정비하는 대표이사직에 적합한 이력을 쌓아온 셈이다 . 이 대표는 하이브의 북미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만큼 SM엔터에 오롯이 집중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이 대표가 의장직을 맡아 SM엔터의 해외 사업 확장에 조력자로 나서는 구도가 설득력을 얻는 배경이다. SM엔터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해외 시장에서의 위상의 비교적 뒤처진다는 부분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하이브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는 SM엔터 이사진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다. 방 의장과 민 대표를 이사진에서 배제한 것은 SM엔터 임·직원의 반발심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 대표는 SM엔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이다. 민 대표가 SM엔터 이사진에 취임하면, 자칫 하이브가 민 대표를 앞세워 SM엔터를 점령하려는 양상으로 비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아울러 방 의장이 SM엔터 이사로 들어가면, SM엔터가 하이브의 직접 지배에 놓이는 모양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 앞서 하이브는 인수 후에도 SM엔터의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보장하고 창작 자율성을 존중하는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이번 주주제안을 계기로 SM엔터를 가장 모범적인 지배구조가 실현되는 기업이자 주주 권익을 최우선시하는 기업으로 도약시킬 방침이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하이브가 제시한 정관 변경안에는 한국ESG기준원의 ESG 모범규준에 적극 부합하는 조치들이 반영됐다. SM엔터의 이사회 운영 공정화·실질화 방안을 제안하고,이사회 구성의 투명성과 다양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전자투표제 도입 또한 제안했다.

아울러 하이브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운영의 효율성도 제고할 계획이다. 3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될 이들 위원회는 3분의 2 이상 이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반드시 사외이사로 선임키로 했다. 하이브는 사외이사 후보자로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와 ▲홍순만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UNEF) 금융이니셔티브 한국 대표를 추천했다.

이번 주주제안은 하이브와 지난 9일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한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 프로듀서를 통해 이뤄졌다. 이 전 프로듀서는 주식양수도계약 체결을 통해 하이브에 주주제안에 대한 전권을 위임하기로 했다. 하이브가 진행 중인 SM엔터 주식 공개매수가 계획대로 완료된다면 하이브는 이번 SM엔터 주총에서 40% 안팎의 의결권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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