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냐 외국인이 원하는 건 단 하나 뿐이야, 달디단 삼성전자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입력 : 2024.04.03 13:09:33
입력 : 2024.04.03 13:09:33

최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몰빵’ 매수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또다른 국내증시 대표 반도체종목인 SK하이닉스를 대량 매도하고 그 자금으로 삼성전자를 매수하는 경향도 보인다. SK하이닉스에 밀렸던 고대역메모리(HBM)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약진할 것이란 기대감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삼성전자의 거래대금은 3조1259억원으로 전체 상장사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거래대금 2위 삼천당제약(8380억원), 3위 SK하이닉스(7868억원), 4위 한화에어로스페이스(7201억원), 5위 한미반도체(7196억원) 등과 상당한 격차를 나타냈다. 2위부터 5위까지의 거래대금을 다 합쳐도 삼성전자 한 종목의 거래대금보다 적었다.
전날 코스피 시장 전체 거래대금 13조1169억원 가운데 23.9%가 삼성전자를 사고 판 돈이었다. 코스피 시장 내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은 22.7%나 된다. 하지만 시총 500조원의 초대형 종목인 만큼 주식 손바뀜이 잦지 않아 거래대금은 시총에 비해 크지 않았다.
지난 1월 삼성전자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1조3451억원, 2월은 1조1595억원으로 1조원대 초반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부터 전날까지 최근 10거래일 평균을 보면 2조3736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1년새 삼성전자 거래대금이 가장 높았던 날은 지난 1월 11일(4조2068억원)이었는데 2위는 3월 20일(3조7992억원), 3위 3월 21일(3조5100억원), 4위 4월 2일(3조1259억원), 5위 3월 26일(2조4358억원)이었다. 2위부터 5위까지가 모두 2주 안에 나온 기록이다.
삼성전자의 거래대금이 최근 들어 급증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매수세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10거래일 동안 삼성전자를 5조360억원이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시장 전체 순매수액 6조4047억원의 78.6%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전날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1조64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중 1조18억원이 삼성전자를 산 금액이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최근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총 2위 SK하이닉스도 순매도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최근 이틀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1조원 이상 순매수하면서 SK하이닉스는 940억원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1위 종목이 SK하이닉스다.
이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베팅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더 오른 SK하이닉스를 팔고 덜 오른 삼성전자를 담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8.7% 오른 데 이어 올해도 27.1%나 오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2.0%, 올해 들어 7.39% 오르는 데 그쳤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폭이 삼성전자보다 훨씬 컸던 것은 HBM 등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치고 나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수준이다. 하지만 4세대 격인 HBM3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90% 넘게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좁히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향 HBM 인증이 여전히 논란이지만 본래 삼성전자의 주 고객인 AMD에는 안정적으로 HBM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라며 “HBM 지연, 품질 논란 등은 모두 지나간 이슈다. 이미 흑자로 돌아선 D램과 더불어 하반기부터는 낸드(NAND)와 파운드리가 흑자 전환해 반도체 부문 실적에 플러스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논란과 관심의 대상인 HBM에서는 HBM3의 주 고객사 납품이 시작되는 등 진전이 나타났다”라며 “HBM3E 8단은 경쟁사 대비 약간 늦어지고 있으나, 12단에서 격차를 극복하거나 또는 앞설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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