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책 발표 후 中증시 회복세 고금리 길어지자 亞 국채 떠나 대안시장 中에 외국자본 밀물 224억위안 유입 '역대 최대' 국내 상장된 中ETF도 훨훨
오랜 기간 부진했던 중국 증시가 반등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증시의 기초체력이 살아나며 기대감이 커진 것이 기반이 됐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발표한 '중국판 밸류업'으로 불리는 '신(新)국9조'가 불을 붙였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것도 중국 증시로 외국 자본을 유입시키는 이유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통화가치 절하를 막기 위해 매파적 태도를 이어가면서 아시아 지역 국채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채권의 대안으로 저평가된 중국 주식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29일 중국 증시 주요 주가지수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중국 본토 증시에서는 상하이종합지수가 0.79% 오른 3113.04에 마감했고, 선전종합지수는 2.22% 상승한 9673.75로 장을 마쳤다. 홍콩H지수와 항셍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각각 0.26%, 0.58% 상승한 6285.86, 1만7753.98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1월 23일 중국 정부가 약 2조위안(379조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기금(증안기금) 투입 계획을 발표하기 직전인 1월 22일 종가와 비교하면 크게 상승한 수치다. 해당 기간 H지수와 항셍지수는 각각 25.7%, 18.7% 올랐고, 상하이종합과 선전종합도 각각 12.9%, 14.1% 상승했다. 같은 기간 9.1% 오른 코스피와 비교하면 중국 증시의 반등세가 매섭다.
국내 중국 증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수익률이 호전됐다. TIGER 차이나항셍테크는 지난주 13.77% 오르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KODEX 차이나항셍테크도 같은 기간 13.03% 올랐다.
중국 증시 반등의 기반은 살아나는 중국 경제다. 지난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의 지난 1분기 경제 성장률(국내총생산 증가율)은 시장 예상보다 훨씬 높은 5.3%(전년 대비)였다.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4.6%)를 큰 폭으로 뛰어넘었다. 이에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 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4.8%로 제시됐다.
다만 중국 경제의 성장은 대부분 1, 2월에 집중돼 춘절이 지난 3월에는 소비 모멘텀 약화와 부동산 침체 심화로 다시 주춤했다 이른바 중국판 '밸류업(증시 부양책)'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 최고행정기관인 국무원은 12일 '자본시장 고품질 발전 추진을 위한 관리감독과 리스크 강화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총계획과 함께 개인투자자 보호, 기업 상장 요건 강화, 부적절 기업 상장폐지 등을 담은 8가지 과제로 구성돼 있어 '국무원 9조(국9조)'로 불린다. 중국 정부는 1월 말 증안기금 투입을 시작으로 국유기업의 시가총액 관리를 지시하는 등 다양한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중국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는 배경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높게 지속되면서 통화가치 절하를 막기 위해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매파적 태도를 이어가자 국채의 매력도가 떨어진 반면 특정 주식들이 더욱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디플레이션 대응에 나서고 있는 만큼 중국 경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덜 받는다는 사실도 중국에 자금이 유입되는 배경이다.
실제 외국인 자금 유입도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26일 중국 증시 외국인 자금 유입 규모는 224억위안으로 선후강퉁(중국 증시) 개통 이래 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