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 들어간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하반기 반전만 바라본다 [이종화의 세돌아이]

이종화 기자(andrewhot12@mk.co.kr)

입력 : 2023.02.21 15:52:23 I 수정 : 2023.03.08 20:51:10

버티기 나선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
삼성전자, 자회사에서 20조 차입
SK하이닉스, 외부 자금 조달 나서
마이크론, 기존 계획보다 크게 감원
디램 올 4분기, 낸드는 3분기께
공급보다 수요 많은 상태 진입할듯


※이 기사는 매일 낮 12시에 매일경제 공식 투자 유튜브 채널 ‘자이앤트TV’에서 진행되는 세돌아이 라이브 방송을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낮 12시에 세돌아이 라이브 방송에 참여하시면 기사보다 먼저 관련 내용을 접하실 수 있습니다.



하반기 업황 반전만 바라보는 반도체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버티기’ 상태에 돌입했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이익 급감에 차입, 감원, 외부 자금 조달 등 가용한 모든 방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약 2조73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전체로 봤을 때는 약 7조81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1분기 2조183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 사업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CNBC에 따르면 미국의 마이크론은 올해 2분기 0.62달러의 주당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이익이 떨어지고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금자산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익 급감으로 인해 현금 흐름이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최근 20조원을 차입했습니다. 비용으로 나가는 돈은 계속 나가는데 이익을 통해 들어오는 돈이 부족해 보유한 현금을 사용했고, 결국 현금성 자산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공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 단기금융자산은 약 1억3700만원이었습니다. 2021년 말 삼성전자의 단기금융자산은 15조원에 달했지만 1년 새 99% 이상 급감했습니다. 단기금융자산에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합해도 2021년 12월 말 18조9200억원에서 작년 말 3조9200억원으로 1년 새 79%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연결 기준으로 봤을 때 삼성전자는 현금성 자산을 넉넉하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15조원이 넘고, 차입금을 뺀 순현금도 약 104조8900억원에 달합니다. 단 삼성전자 본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줄어든 만큼 자회사에서 차입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은 해외자회사가 60%, 삼성디스플레이가 25%, 삼성전자 본사가 15%씩 각각 나눠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만큼 현금이 넉넉하지는 않습니다. 이에 더해 지난해 4분기 1조7000억원의 영업손실도 기록했습니다. 따라서 SK하이닉스는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선 상황입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1조3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이는 역대 회사채 시장에서 기록한 단일 발행 건 기준 최대 기록입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조달 자금 전액을 채무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이달 만기인 3400억원 규모 회사채를 포함해 올해 10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을 갚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SK하이닉스의 연결 기준 총 차입금은 지난 2020년 말 12조8954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3조8263억원까지 2년새 2배 가까이 늘어난 상태입니다.

마이크론은 감원 확대에 나섰습니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11월 말 직원 4만9000명 가운데 약 10%를 감원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감원 비율을 15%까지 늘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 반도체 기업들이 버티기 전략을 쓸 수 있는 이유는 하반기 업황 반전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디램 공급 초과율은 올해 1분기 최대를 기록하고 4분기엔 초과수요 상태에 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낸드의 경우 3분기부터 초과수요가 예상됩니다.

또 중국의 리오프닝은 반도체 전방 산업인 스마트폰 시장의 활성화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중국 정보통신기술학회(CAICT)에 따르면 중국 12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2680만대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18% 역성장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21% 늘어났습니다. 반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에 따르면 중국 12월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월 대비 약 6.5%의 역성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출하량이 많았는데 판매량이 적은 이유로는 유통 채널 등이 스마트폰 재고를 축적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즉 중국 리오프닝이 IT기기 수요 확대로 빠르게 이어져 향후 스마트폰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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