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주주는 필독…공개매수는 어떻게 하나요? [주경야독]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입력 : 2023.02.24 07:00:00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본사의 모습. [출처 : 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분쟁이 이번주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하이브 입장에선 이번주 말 SM의 주가가 공개매수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분석된다. SM 경영진과 손잡고 제3자배정 방식으로 지분 획득을 추진하는 카카오는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금주부터 시작된다. 하이브와 SM 모두 이주에 실적발표와 설명회를 앞두고 있어, 공개매수 가격을 놓고 SM 경영진과 하이브 측의 첨예한 주주 여론전이 예상된다. -2023년 2월 20일 매일경제



현재 증권가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종목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에스엠입니다. 카카오와 하이브간 ‘쩐의 전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죠.

하이브의 공개매수 발표 이전부터 이 회사 주주였던 분들은 공개매수에 응할지 아니면 장내에서 매도할지, 좀더 들고갈지 고민이 많으실 겁니다. 현재 상황만 보자면 주가가 공개매수가격인 12만원을 약간 웃돌고 있어서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은 크지 않다고 보입니다.

향후에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되면 에스엠과 같은 공개매수 사례가 훨씬 더 많아질 겁니다. 이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공개매수에 참여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공개매수는 ‘안전마진’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공개매수는 주식의 매입기간·가격·수량 등을 미리 제시하고 증권시장 밖에서 불특정다수인을 상대로 매수하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주식거래는 누가 얼마에 몇주를 사는지 알 수 없습니다. 공개매수는 특정 종목의 주식을 대량으로 확보하기 위해 “저에게 얼마에 주식을 파세요”라고 나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개매수를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에스엠의 경우처럼 적대적 M&A를 추진하는 경우입니다.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진보다 많은 주식을 확보해 경영권을 차지하겠다는 것이죠.

지주사 전환처럼 지배구조 개편의 과정에서 공개매수를 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지난해 7월 F&F홀딩스가 F&F 주식을 공개매수한 것이나, 지난해 9월 SK디스커버리가 SK케미칼을 공개매수한 사례가 있습니다. 상장사가 비상장사로 전환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하기도 합니다. 95%의 지분율을 확보하면 상장폐지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공개매수 가격은 당연히 시장가격보다 높아야 겠죠. 목적이 무엇이냐, 공개매수를 하려는 측이 얼마나 절박하냐에 따라 공개매수 가격이 달라집니다. 지주사 전환이나 상장폐지 목적의 공개매수는 보통 공시 전날 주가의 15% 정도를 더 쳐줍니다. 적대적 M&A 케이스는 시장가보다 20~30% 높은 가격을 제시합니다. 하이브가 제시한 에스엠의 공개매수가격 12만원도 공시 전날 주가보다 21.8% 높은 가격입니다. 공개매수의 댓가는 현금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공개매수와 관련해 가장 큰 오해는 공개매수가격 아래에서 주식을 매입하면 무조건 돈을 벌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공개매수가 진행 중인 종목이라도 시장가와 공개매수가격의 괴리가 지나치게 벌어지거나 너무 많은 물량이 몰리는 상황에서는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적대적 M&A와 관련한 공개매수는 변수가 아주 많습니다.

과거 2000년대 초반에 한 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를 상대로 적대적 M&A를 위한 공개매수가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주가는 한때 공개매수 가격을 웃돌기도 했지만 경영진이 대규모 유상증자 등으로 맞불을 놓자 주가는 순식간에 반토막이 납니다. 공개매수가가 7만원인데 주가는 3만원인 기형적인 상황이 발생하자 당초 계획했던 주식수의 1.5배에 달하는 공개매수 신청 물량이 들어옵니다. 공개매수를 위해 매입한 주식 3주 중 2주만 공개매수가 되고 나머지 한 주는 시장에서 팔아야 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 때문에 공개매수 발표 직후 이 회사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은 사례가 있습니다.

공개매수는 장외거래…번거롭고 귀찮습니다
에스엠의 공개매수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됩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지켜보는 게 좋습니다. 공개매수는 선착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이브는 595만주를 공개매수할 계획인데요. 이보다 많은 신청이 들어오면 안분비례 방식으로 주식을 사들입니다. 예를 들어 계획된 물량의 2배인 1190만주의 청약이 들어왔다면 200주를 신청한 사람은 100주만 매수하고, 100주 신청한 사람은 50주만 매입한다는 것입니다.

에스엠 주가를 보면 그러실 분은 없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지금이라도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해서 공개매수를 신청하겠다는 투자자가 있으면 주식입고일을 잘 계산하셔야 합니다. 주식 매수주문이 체결된지 2영업일 이후에 주식이 계좌에 들어옵니다. 즉 24일 장마감 시점까지 에스엠 주식을 매수해야 공개매수 신청일 마지막날인 28일 에스엠 주식이 계좌에 들어오게 되고 공개매수를 신청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공개매수를 신청하는 것은 비상장사 주식을 거래하는 것만큼이나 번거롭다는 점도 알아두셔야 합니다. 에스엠은 상장사입니다. 하지만 에스엠의 공개매수는 장외거래입니다. 상장주식을 장외에서 거래하는 것이죠.

일단 에스엠 주주가 공개매수를 신청하려면 지점을 직접 찾아가야 합니다. 일반적인 주식처럼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서 신청하는 게 아닙니다. 전화나 팩스도 안 됩니다. 공개매수를 신청했다가 마음이 바뀌어서 이를 취소하려고 할 때도 지점을 찾아가야 합니다.

에스엠의 공개매수는 삼성증권에서 처리합니다. 서울은 그나마 낫지만 지방에 사시는 분이라면 고민이 될 법한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강원도에 삼성증권 지점은 원주에 딱 한곳 밖에 없습니다. 강릉에서 직장을 다니는 에스엠 주주라면 하루 연차를 내고 원주까지 다녀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삼성증권 지점을 방문하기 전에 미리 계좌를 만들어두시는 게 편합니다. 예를 들어 다른 증권사 계좌에 주식이 들어있다면 ‘타사대체출고’를 통해 주식을 삼성증권 계좌에 옮겨두어야 합니다. 삼성증권 계좌를 만들고 다른 증권사의 계좌에서 주식을 옮겨오는 것까지는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서도 가능합니다.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본사의 모습. [출처 : 연합뉴스]


“국내주식은 세금 안 떼지 않나요?”…공개매수는 다릅니다
공개매수는 장외거래이다보니 세금 문제도 감안하셔야 합니다.

일단 증권거래세가 다릅니다. 장외거래의 증권거래세율은 0.35%입니다. 장내에서 거래할 때 부과되는 세율인 0.20%보다 높습니다. 에스엠 주식 1억원어치를 장내에서 매도하면 20만원이 증권거래세로 나가는데 공개매수를 통해 하이브에 매도하면 35만원을 낸다는 것입니다. 증권거래세는 직접 계산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내달 6일에 나오는 공개매수 대금은 증권거래세를 원천징수하고 남은 금액을 지급하기 때문입니다.

진짜 문제는 양도소득세입니다. 참고로 양도소득세는 증권거래세와 달리 직접 신고하고 납부하셔야 합니다.

에스엠과 같은 상장사 주식은 연말 기준으로 10억원을 넘지 않으면 양도세를 내지 않습니다. 이것은 장내 거래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공개매수는 장외거래라서 양도세가 부과됩니다.

양도차익이 25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분의 22%를 양도세로 내게 됩니다. 양도차익이 250만원을 넘는다면 에스엠 주가가 공개매수가격인 12만원 부근이라는 전제에서 그냥 장내에서 매도하는 게 더 이익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말 에스엠 주가가 7만6700원일 때 130주, 총 997만1000원어치 매수한 투자자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12만원의 공개매수에 응하게 되면 주당 차익은 4만3300원, 전체 차익은 562만9000원입니다. 여기서 250만원을 공제한 312만9000원에서 22%인 68만8380원을 양도세로 내야 합니다. 에스엠 투자 차익은 562만9000원인데 세금을 빼면 494만620원만 손에 쥐게 되는 것이죠. 이를 역산하면 이 투자자의 경우 양도세를 내고 12만원에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나 세금 없이 11만4700원에 장내 매도하는 것이나 실질적인 투자 수익률은 동일합니다.

주경야독,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공부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장이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홀로 꿋꿋이 공부하는 개미들의 편에 있겠습니다. ‘주’식과 ‘경’제 이‘야’기를 쉽게 풀어 여러분의 ‘독’학에 도움이 되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주경야독은 매주 금요일에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알고 싶은 얘기가 있으시다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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