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택거래 살고 실물지표 ‘순풍’…테슬라 5%넘게 뛰어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입력 : 2023.02.28 07:39:21 I 수정 : 2023.02.28 09:49:17
입력 : 2023.02.28 07:39:21 I 수정 : 2023.02.28 09:49:17
27일 미국 주요 지수 동반 상승
1월 운송 제외 내구재 주문 증가
주택 매매는 전달 대비 8% 급증
월가·업계에선 경계 목소리 나와
“연준 올해 금리 6%로 올릴 수도”
1월 운송 제외 내구재 주문 증가
주택 매매는 전달 대비 8% 급증
월가·업계에선 경계 목소리 나와
“연준 올해 금리 6%로 올릴 수도”
미국 실물 경제 지표가 긍정적으로 집계되자 뉴욕증시가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항공기 등 운송 부문을 제외한 내구재 주문과 주택 거래 증가율이 전문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경제 침체 부담감이 덜어진 영향입니다. 이런 가운데 전기차 테슬라는 이번 주 ‘투자자의 날’(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3월 1일)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하루 만에 5% 넘게 올랐습니다. 다만 월가에서는 물가 안정을 위해 침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조만간 하락장이 다시 펼쳐질 것이라는 경고를 내고 있습니다.
27일 뉴욕증시에서는 주요 주가 지수가 동반 상승했습니다. 상승폭 순으로 보면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각각직전 거래일보다 0.63%, 0.55% 올라섰습니다. 대형주 중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031%, 0.22% 올랐습니다.
개별 종목을 보면 테슬라(TSLA) 주가가 하루 만에 5.46% 올라 1주당 207.63 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글로벌 마켓 데이터를 보면 테슬라 주가가 210~225달러로 오를 것이라는 콜 옵션 거래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번 주 중반인 3월 1일 뉴욕증시 마감 후에 테슬라가 여는 ‘주주의 날’ 일론 머스크 최고 경영자(CEO)가 마스터 플랜 3단계 사업 계획에 투자자들의 기대가 미리 몰린 영향입니다. 다만 테슬라 주가는 주주의 날 이전에 기대감을 타고 매수세가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후에는 시장 평가에 따라 주가가 엇갈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이날 테슬라 주가 상승 덕에 머스크 CEO 는 순 자산 평가 금액이 1871억 달러로 불어나면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을 제치고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전세계 1위 부자 대열에 올라섰습니다.
바이오 부문에서는 시애틀 제네틱스(SGEN) 주가가 하루 만에 10.40% 급등해 178.16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글로벌 바이오·제약 대기업인 화이자(PFE ↓2.32%)가 시애틀 제네틱스를 최소 300억달러에 인수할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온 영향입니다.
시장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인 실물 지표가 매수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개장 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월간 내구재 수주’를 보면 올해 1월 내구재 수주 실적(총 2723억 달러)이 전달보다 4.5% 줄었습니다.
내구재는 통상 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을 말하는 데 자동차와 냉장고, 세탁기, 컴퓨터 등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항공기를 비롯한 운송 장비는 특정 시기에 주문이 밀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쏠림 현상을 제외하기 위해서는 전체 내구재가 아니라 운송 부문을 제외한 내구재를 기준으로 실물 경제 분위기를 판단합니다.
올해 1월 운송 부문을 제외한 내구재 수주는 월간 0.7% 늘어났습니다. 직전 달인 작년 12월에는 0.4% 줄었는데 이에 비하면 긍정적인 결과입니다. 다만 내구재는 오래 쓰는 제품인 만큼 단가가 비싼 편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할부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금리 상승으로 인한 할부 이자 부담으로 내구재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만 합니다.
한편 작년 말 감소세가 두드러졌던 기업 투자도 올해 1월에는 전달보다 0.8% 증가했습니다. 연간 기준으로는 직전 달(5%)보다 둔화된 4.3%를 기록했지만 월간 기준으로는 작년 8월 이후 가장 큰 증가세입니다.
주택 시장에서도 거래가 늘었다는 데이터가 나왔습니다. 같은 날 전미부동산협회(NAR)가 발표한 ‘월간 미국 잠정 주택 판매’를 보면 올해 1월 주택 매매 계약 체결 지수(82.5)가 월간 8.1% 늘어났습니다. 이는 2020년 6월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율이고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0%) 나 직전 달 증가율(2.5%)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일부 매물 호가가 내려갔고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모기지론(미국판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30년 만기 고정 금리가 작년 10월 중순 7%를 돌파했다가 6.3% 선까지 떨어지면서 매수 심리가 반등한 결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세적인 반등이라고 판단하기 이르다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일례로 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거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기 앞서 올해 1분기(1~3월) 동안 저점을 찍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달 2일 6.09% 까지 떨어졌던 미국 30년 만기 모기지론 고정금리가 지난 23일 기준 6.50%까지 오르는 등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추가 인상 기조에 발 맞춰 이전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봄은 계절적으로 이사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1분기 이후 거래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도 따릅니다.
한편 월가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6% 선으로 올릴 것이며 경제 침체가 따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27일 울페리서치는 고객 노트를 통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상단을 최고 6%까지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다”면서 “이로 인해 몇 달 안에 깊이 있는 침체가 닥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앞서 도이체방크는 “연준이 물가 안정 의지를 시장에 강력히 인식시키기 위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스텝 결정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빅스텝이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50bp(=0.50%p) 올리는 고강도 긴축 정책을 말합니다. 유로존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달 초 빅스텝 결정을 한 후 물가 안정을 위해 다음 번에도 같은 긴축 속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주요 국채 가격과 수익률이 만기에 따라 엇갈렸습니다.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직전 거래일보다 3bp 오른 4.89%, 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전과 동일한 4.78%,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bp 떨어진 3.92% 에 마감했습니다. 채권은 가격과 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입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 0.54% 떨어진 104.65 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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