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돈 얹어드려요" 잇단 공개매수에 개미 '웃음꽃'

조윤희 기자(choyh@mk.co.kr)

입력 : 2023.03.02 17:37:21 I 수정 : 2023.03.02 19:23:48
오스템임플란트·SM 이어
공개매수 발표한 한샘
하루만에 주가 20% 급등
의무공개매수 부활 앞두고
대주주에만 주던 프리미엄
소액주주도 동일하게 부여






상장사를 주식양수도 방식으로 인수·합병(M&A)할 때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일정 이상 비율을 공개매수해야 하는 의무공개매수제도 부활을 앞두고 공개매수 발표가 잇따르며 시장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은 대주주와 같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누리게 되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2일 주식시장에서 한샘 주가는 최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주식 공개매수 방식으로 주식을 대거 사들이겠다고 발표하면서 급등했다. IMM PE는 이날 한샘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하임·하임2는 한샘 보통주 181만8182주를 주당 5만5000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발행 주식 총수의 7.7%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공개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21일까지 20일간이며 결제일은 23일이다.

그동안 한샘은 IMM PE가 투자한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주주들 불만이 커진 상황이었다. 1년 전 한샘 주가는 8만9000원대까지 올랐지만 공개매수 발표 직전 주가는 절반 수준인 4만4850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공개매수 소식에 대한 소액주주들 반응은 뜨거웠다. 4만원대에서 고전하던 주가는 공개매수 발표 직후 단숨에 공개매수가 가까이 뛰어올랐다. 이날 한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8850원(19.73%) 급등한 5만3700원으로 마감됐다.

지난해 말 인수금융 대주단과 한샘 주식 1000억원어치 확보를 약속했던 IMM PE는 실행 방안을 고심해왔다. 대규모 유상증자 형태로 지분을 추가 확보할 시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어 주주들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위험이 있었다. 이에 IMM PE는 공개매수 카드를 꺼내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회사의 성장성에 자신감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소액주주 지분까지 프리미엄을 주고 공개매수 방식으로 사들이면 기존 주주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기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공개매수는 최근 M&A 시장의 주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최대주주 주식을 대거 확보한 새로운 지배주주가 소액주주를 안심시키는 차원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약속하면서 인수 과정에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들어 진행된 공개매수 3건은 모두 M&A를 목적으로 하거나 이를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이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진행된 공개매수 중 M&A를 목적으로 진행된 공개매수가 3건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변화다.

2022년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의 성격으로 상장폐지에 나선 맘스터치가 대표적이다. 2020년에는 행동주의펀드 KCGI가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3자 연합을 맺고 한진칼의 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을 공개매수한 사례가 있다. 이를 제외하면 공개매수는 그룹사들이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자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수단으로 주로 활용됐다.

특히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가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시장에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24일까지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추진했던 공개매수에는 전체 지분의 65%에 해당하는 물량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공개매수 역사상 가장 많은 지분율을 시장에서 확보한 사례다. PEF 컨소시엄이 보유지분율을 대거 끌어올리면서 오스템임플란트는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를 인수하는 하이브도 SM 경영진과 카카오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공개매수를 시도했다. SM의 경영권 쟁탈 과정에서 안정적인 지분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하이브가 공개매수 전략을 구사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데다 SM 경영진과 카카오가 전면전을 선언하면서 주가는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를 웃돌았고, SM 지분 40%를 확보하려던 하이브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최근에는 행동주의 펀드까지 주주 권익 보호 차원에서 공개매수를 요구하고 나섰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다음달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남양유업을 상대로 공개매수 방식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전체 일반 주주 지분 절반을 주당 82만원에 사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특히 상장기업의 M&A 과정에서 대주주 지분뿐 아니라 소액주주 지분도 의무적으로 인수해야 하는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부활할 예정이어서 향후 상장사들의 공개매수 추진 건수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국내 상장사 M&A가 주식양수도 방식으로 주로 진행되지만 일반 투자자를 보호하는 장치가 부족하다는 시장 의견을 반영해 의무공개매수제 도입을 추진해왔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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