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한텐 22만원 주고 우린 5만5000원…한샘 주주들이 뿔난 이유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입력 : 2023.03.03 15:46:48
입력 : 2023.03.03 15:46:48
![](https://wimg.mk.co.kr/news/cms/202303/03/news-p.v1.20230302.d531cd8653b64679a3fbbc7ec0532f1c_P1.png)
국내증시 곳곳에서 주주환원을 위해 공개매수를 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그런데 공개매수 계획을 내놓자 주주들이 발끈하는 곳도 있다. 국내 1위의 가구·인테리어업체 한샘의 이야기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전날 한샘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주당 5만5000원에 181만주(7.7%)를 매입하겠다는 공개매수 계획을 발표했다.
공개매수는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오는 2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IMM PE의 한샘 지분율은 기존 28.2%에서 36.0%로 증가하게 된다.
한샘의 주가는 공개매수 발표가 나오자 곧바로 두자릿수의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달 28일 4만4850원에서 하루 만에 19.73% 급등하며 2일 5만3700원에 마감했다. 3일 종가도 5만4000원으로 공개매수가격인 5만5000원과 근접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주가는 단기 급등했지만 주주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공개매수 가격이 너무 낮지 않냐는 불만이다.
5만5000원의 공개매수 가격은 공시 전날 주가 대비 22.6% 높은 수준이다. 하이브가 에스엠을 상대로 한 공개매수가 전일 종가대비 21.8% 높은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공개매수 가격 자체는 대체로 합리적인 수준으로 보인다.
하지만 IMM PE가 불과 1년여전 대주주의 지분을 매입할 당시의 인수가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초 IMM PE는 조창걸 명예회장 등의 지분을 매입할 당시 인수가는 주당 22만원이었다. 지난 2021년 7월 한샘의 매각 사실이 알려질 당시 이 회사의 주가가 10만원선 안팎이었음을 감안하면 100% 이상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한 것이다. 지난해 초 회사가 정식으로 인수된 지 불과 1년여 만에 지분 추가가 매수에 나서면서 인수가가 22만원에서 5만5000원으로 낮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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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한샘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샘의 주가는 주택매매량과 연동되는 성격이 있다. 통상 이사를 할 때 가구를 바꾸고 인테리어를 새로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부터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10만원선이던 한샘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일부 투자자들은 추가 지분 매입을 위해 IMM PE가 고의로 주가를 떨어뜨렸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지난해 한샘은 2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02년 상장 이래 첫 적자다. 매분기마다 증권사의 실적 추정치를 밑돌면서 4개 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발표된 4분기 영업손실도 203억원으로, 증권가 추정치 56억원을 밑돌았다.
IMM PE가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은 조만간 도입이 예상되고 있는 의무공개매수제도를 감안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25% 이상의 지분을 매수할 때 지분 50% 이상을 의무적으로 매수하게 하는 제도다. 한샘의 경우 현재 IMM PE의 지분율이 28% 수준이기 때문에 나머지 22%는 IMM PE의 매각가와 같은 가격으로 소액주주의 지분을 공개매수해야 한다. 한샘의 경우처럼 대주주의 지분율이 25% 이상 50% 미만인 경우에는 지분을 일부 매각해 지분율을 25% 이하로 낮추거나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50% 이상으로 높이는 게 유리하다.
증권가에서도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는 것이 주주 입장에서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샘 대주주인 IMM PE 입장에서는 매각 차익 극대화를 위해 지분 50%까지 5만5000원 수준 혹은 그 이상에서도 공개 매수를 진행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면서 “반대로 현재 한샘의 주주는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는 것이 유리한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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