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주 칭송받던 이 주식…실적 쇼크에 모기업 따라 ‘개미 무덤’ 오명

김인오 기자(mery@mk.co.kr)

입력 : 2024.10.04 15:56:41 I 수정 : 2024.10.04 20:18:51
2분기 실적쇼프 이후 폭락
자사주 매입 반짝효과 그쳐
12월 기관물량 해제도 변수


올해 상반기 미국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입성한 웹툰엔터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모기업인 네이버에 이어 ‘개미 무덤’ 오명을 안게 됐다.

뉴욕증시 전반을 휩쓴 성장주 변동장세 영향을 넘어 실적 기대감이 빠르게 식은 탓이다.

주가가 급락하자 김준구 웹툰엔터 최고경영자(CEO) 등이 앞다퉈 자사주 매수에 나섰지만 펀더멘털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따른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웹툰엔터 주가가 하루 만에 9.23% 급락해 1주당 10.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6월 27일 나스닥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공모가인 21달러에 비하면 시세가 반토막 난 상태다.

주가를 흔드는 것은 실적이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시장이라든지 회사가 밀고 있는 광고 사업에서 성과가 난다면 3분기 흑자 전환은 가능하겠지만 현재 경영진이 공격적 투자에 나설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끌 만한 투자나 단기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봤다.

지난 8월 9일 회사가 올해 2분기 영업손실(7909만6000달러)가 일년 전 보다 14.5배 증가했다고 공시하자 당일 주가가 하루 새 38.20% 급락한 바 있다.

웹툰엔터 목표가 하향과 경영진의 자사주 매수
주가가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최고 경영진이 자사주 매수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상태다.

지난 8월 14일 김용수 웹툰엔터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자사주를 12.92달러에 총 7800주 사들였고 이를 시작으로 김 CEO와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웹툰엔터 이사가 줄줄이 자사주 매수에 나서면서 세 명의 최고 경영진이 한 달 새 총 6만6526주를 사들인 바 있다.

이를 전후해 회사 주가는 하루 새 9%, 7% 씩 뛰기도 했다.

다만 지난 달 이후 회사 주가는 한달 여 만에 21% 떨어졌다.

일례로 지난 달 10일에는 또 다시 주가가 하루 만에 12% 넘게 급락하는 등 변동성만 부각됐다.

당일 열린 골드만삭스가 주최한 코뮤나코피아 기술 콘퍼런스에서 데이비드 리 웹툰엔터 CFO가 “웹툰은 한 번 확보한 작품을 자산처럼 활용하는 구조로 추가 투자 없이 광고 매출이나 지식재산권(IP) 수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12~18개월 안에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웹툰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북미 지역 투자 기대를 살리는 데 실패했다.

지난 달 중순부터 디셀로레빗을 비롯해 로젠과 커비맥이너니 등 미국 증권 소송 전문 로펌들이 웹툰엔터를 상대로 오는 11월 초까지 소송인단을 모아 집단소송을 제기할 계획을 밝힌 것도 꾸준히 악재로 이어졌다.

로펌들은 웹툰엔터 측이 상장 후 6주 만에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월가 기대치와 격차가 크다는 점은 회사가 상장 당시 S-1(증권신고서) 등에 기입했어야 할 주요 투자 정보를 고의로 뺐거나, 허위 정보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를 공통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다만 앞서 우버와 리프트, 쿠팡 등도 상장 후 주가 급락 탓에 주주들로부터 비슷한 소송을 당한 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소송보다는 실적이 주가 하방 압력으로 꼽힌다.

웹툰엔터는 상장 후 석달 여만에 주가가 반토막 난 상태라는 점에서 한국 기업으로는 앞서 상장한 쿠팡보다 낙폭이 크다.

지난 2021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쿠팡은 상장 후 석달 간 주가가 19% 하락해 웹툰엔터에 비해 낙폭이 현저히 적었다.

이달 3일 팩트셋 등 금융정보업체 집계에 따르면 9월 15일 기준 네이버 공매도율은 9.35%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들 평균 수준인 5%를 훌쩍 웃돈다. 쿠팡은 1.36%로 바교적 낮은 편이다.

웹툰 엔터는 상장 후 6개월께인 오는 12월 24일을 전후해 락업(보호예수)이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물량을 대량 보유한 기관 투자자 등이 대거 매도에 나서는 경우 해당 시기를 즈음해 주가가 또 다시 급락할 공산이 크다.

적자 경영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모기업인 네이버처럼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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