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본토 환호 … 홍콩은 투자심리 악화에 9% 급락

김인오 기자(mery@mk.co.kr)

입력 : 2024.10.08 17:48:17 I 수정 : 2024.10.08 23:17:38
중국 경기부양책 반응 희비
상하이 5%·선전증시 9% 상승
반도체·전기차 웃고 부동산 뚝
이달말 재정부 후속대책 주목




◆ 중국 '쩐해전술' 2탄 ◆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잇따르면서 8일 중국 본토 주식시장은 상승 마감했다.

반면 같은 시각 홍콩 증시는 매도세에 휩쓸렸다.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없다는 실망감이 동시에 부각된 결과다.

8일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4.63% 올라 3490.96에 거래를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는 9.17% 상승한 1만1495.10에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기업의 주가를 추적하는 CSI300지수는 전날보다 5.98% 뛰어 4258.17에 장을 마감했다. 다만 같은 날 홍콩 증시에서 항셍지수는 전날보다 9.41% 급락해 상반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주가가 엇갈린 것은 중국 당국의 정책적 개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본토 증시는 홍콩 증시와 달리 지난 2월 폭락 사태 이후 증권 당국이 국영 펀드를 동원해 자국 상장지수펀드(ETF) 집중 매수에 나서는 한편 주요 투자자 매매 활동 제한 조치를 내건 바 있다. 외국인 투자자를 상대로 한 일일 거래 데이터는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다.

업종별로 보면 중국 CSI반도체산업지수와 CSI신재생에너지·전기차지수는 1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항셍 중국 본토 부동산지수(HSMPI)는 낙폭을 키우면서 15% 넘게 급락했다.

중국 지도부가 국경절 연휴 이전에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일부 중점 육성 산업을 제외하면 부동산시장이나 내수 심리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투자자들은 판단한 것이다.

본토 증시 급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권가에서는 섣부른 매수를 자제하라고 조언했다.

스위스계 투자은행인 UBS는 이날 고객 메모를 통해 "구체적인 부양책 내용을 살펴볼 기회는 이달 말 열리는 중국 재정부 기자회견이 될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정책이 안 나오면 랠리는 사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루팅 노무라홀딩스 이코노미스트는 "9월 말 이후 중국 주식 열풍은 최악의 경우 2015년 하반기처럼 급락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지방정부 부채 누적과 주택시장에 만연한 침체, 미·중 갈등 리스크를 고려해보면 현재로서는 나쁜 시나리오가 펼쳐질 확률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014년 9월부터 2015년 6월까지 두 배가량 폭등했으나, 이후 2개월 만에 40% 급락했다.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2016년 1월까지 하락세가 이어진 바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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