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 ‘大사직시대’ 파고 넘어 ‘사회적 신뢰 기업’ 목표

김명환 기자(teroo@mk.co.kr)

입력 : 2023.03.06 15:08:02
삼일행복나눔 통해 사회공헌
장애인 바리스타 등 고용실천
CCC 조직통해 세대갈등 해소

재작년 매출 1조원 첫 돌파
빅4 회계법인 중 압도적 1위


비대면 재택근무가 일상이었던 코로나 3년이 끝난 후 인사 조직 관리는 최고경영자(CEO)들이 가장 고심하는 문제 중 하나다. 특히 기성세대와 MZ세대간의 인식차를 극복하는 것은 기업 경영에서 가장 도전적인 도전과제가 됐다.

윤훈수 삼일 PwC CEO는 “이런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것이 아니다”며 “‘The Great Resignation’ (대 사직)은 미국, 영국 등 선진 국가의 PwC회원사도 어려움을 토로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삼일PwC 역시 팬데믹 초반 퇴사율이 높았다고 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안정됐다. 윤 CEO는 “오히려 내가 커뮤니케이션에 능하지 않아 CEO 취임 후 이 분야에 더욱 신경 쓴 결과 같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저 멀리 별나라에서 온 것이 아니다. 핵심은 구성원에게 맞는 일을 본인과 회사가 같이 모색하는 것이다. 윤 CEO 체체에서 삼일 PwC는 ‘CCC (Culture Change & Communication)’ 라는 조직을 별도로 꾸렸다. 세대 차이를 최소화하고 가급적 구성원들의 합의로 일하는 방식이나 조직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에서였다.

이에 대한 피드백은 ‘조직 건강진단 결과 보고서’가 담당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입된 이 시스템은 조직 내부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 내용이 무엇이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파악하는 활동 후 보고서로 만드는 것이다.

피드백을 토대로 한 개선책은 ‘컬쳐 스튜디오 삼일’ 팝업 행사를 통해서 이뤄진다. 보고서의 내용을 공유해 의견을 수렴한 뒤, CEO 타운홀 미팅을 통해 윤 CEO가 조직 구성원들과 함께 개선책을 모색해 나가는 방식이다. 윤 CEO는 “새로운 방식, 새로운 시도에 실수도 많았지만, 조금은 진심이 전달되지 않았을까 싶다”며 “앞으로 더욱 적극적인 소통으로 솔직한 의견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듣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외부 눈초리보다 내부적 결속에 더욱 신경쓰는 이유는 삼일 PwC가 독보적인 업계 1위이기 때문이다. ‘함께 있다면 항상 최고일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뭍어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삼일회계법인과 PwC컨설팅을 합한 매출은 1조2323억원(2022년 회계연도 기준)에 달한다. 재작년 창립 50년 만에 합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삼일은 지난해에도 21.6%의 성장세를 보였다.

빅4 내에서도 독보적인데, 홀로 빅4 전체 매출의 38.6%를 차지했다. 3분의 1을 훌쩍 넘는 규모다. 합산규모 3·4위인 한영과 안진의 매출을 합친 것(1조1957억원)보다도 많다. 업계 2위인 삼정(7610억원)과 비교했을 땐 매출액이 1.6배에 달한다.

구성원수를 비교해봐도 삼일PwC는 2953명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다. 특히 파트너를 제외한 스텝 구성원수가 업계에서 가장 많은데, 조직문화에 더욱 힘을 쏟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견고한 실적에 비견될 만한 사회공헌 활동도 삼일PwC의 덕목이다. 삼일PwC 17층에 위치한 카페 겸 휴식공간인 ‘S브릿지’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는 모두 장애인들인데, 장인의 버금가는 커피맛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윤 CEO는 “2018년 삼일 장애인 자회사로 ‘삼일행복나눔’을 만들어 현재 14명의 바리스타들과 28명의 환경미화원, 그리고 지원하는 사회복지사 5명을 고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일 PwC는 2008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삼일미래재단이라는 공익법인을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집행한 사업 금액이 100억 원에 육박할 정도다. ESG 관련 서비스를 하는 만큼, 이에 직접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50%로 줄이자는 목표를 세워 실행 중이다.

윤 CEO는 이같이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사회적으로 신뢰받는 기업의 모습’을 세우는 게 향후 역점 과제라고 강조했다. 윤 CEO는 “양적 및 질적 능력과 성장 뿐만 아니라 내부 및 외부의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 사회적인 책임역할, 지속적이고 일관성있는 이러한 노력활동 등을 계속 이어나가는 게 향후 목표”라며 “수평적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각 부문간의 협업, 디지털 전환과 Service Delivery Model 혁신이 가시적인 성과를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재가 주도하고 (Human-led), 기술이 뒷받침하며 (Tech-powered),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Data-driven) 삼일만의 차별화된 방식에 시간과 노력이 더해지면, 삼일PwC는 다른 회계법인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전문가 조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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