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株 빚투 주의보…"옥석 가려 투자해야"

김제관 기자(reteq@mk.co.kr)

입력 : 2023.03.08 17:44:53
삼성·LG 투자에 정부지원
로보스타·레인보우로보 등
올해 주가 2배 가까이 올라
신용융자 거래도 크게 늘어








인공지능(AI)과 함께 로봇 관련주들이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돈을 빌려 투자하는 빚투도 덩달아 급증하자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로보스타는 4.28% 오른 3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로보스타 주가는 올 들어 82.84% 상승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뉴로메카는 같은 기간 각각 157.18%, 140.16% 급등했다. 유진로봇, 로보티즈도 각각 89.69%, 67.11% 올랐다.

로봇주 급등은 정부가 차세대 신사업으로 로봇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고, 대기업들이 로봇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회 소위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첨단로봇 산업 전략 1.0'의 일환으로 자율주행 로봇이 합법적으로 보도를 통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정부는 다음달 로봇 보급 확대와 제조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로봇 규제 혁신 로드맵 2.0'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기업의 로봇 산업 진출도 활발하다. LG전자는 로보티즈 지분 7.86%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있다. 2018년에는 로보스타 지분 33.4%를 사들여 인수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 1월 레인보우로보틱스에 59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2%를 확보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용 절감을 위한 로봇 도입은 필수"라며 "물류는 물론 호텔, 리조트 등에서도 로봇 배송 서비스 확장이 기대돼 로봇 산업의 외형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로봇주 급등에 따라 빚을 내서 주식을 매수하는 빚투는 더 빠른 속도로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뉴로메카의 신용융자 잔고주수는 연초 대비 300% 증가했다. 로보스타의 신용융자 잔고주수도 같은 기간 200% 넘게 늘었다. 유진로봇(120.49%), 레인보우로보틱스(99.44%), 로보티즈(95.03%)의 신용융자 잔고주수도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뚜렷한 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로봇주가 최근 테마주로 주목받으며 상승하고 있어 국내외 투자환경 변화에 따라 주가가 하락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신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빚투의 경우 상승장에서는 추가 수요 발생에 따라 주가가 더 빠르게 오르지만 하락장의 경우 반대매매 가능성이 높아져 주가 낙폭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외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이 로봇주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전망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로보스타를 제외한 로봇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긴축 우려가 제기돼 외국인 수급 우려가 커진 가운데 단기간 빚투 거래가 급등한 로봇주에 대한 신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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