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디지털화로 K패션 영토 확장

김효혜 기자(doubleh@mk.co.kr)

입력 : 2024.12.01 17:11:58 I 수정 : 2024.12.02 16:24:13
'최고 영예' 마스터상 / 김창수 F&F 회장





2024 EY 최우수 기업가상의 최고 영예인 마스터 부문 수상자로는 '패션업계 미다스의 손'이라고 불리는 김창수 F&F 회장이 선정됐다.

김 회장은 미국 프로야구 리그 지식재산권(IP)인 MLB를 모자와 의류, 신발 등으로 재탄생시켜 아시아 1등 브랜드로 성장시키며 'K패션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 그의 과감한 해외 진출 전략과 공격적인 디지털 전환에 힘입어 F&F의 매출액은 2022년 1조8088억원, 2023년 1조9784억원을 기록하며 눈부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2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김 회장은 수상 소감에서 "요즘 세계에는 과거보다 더 많은 경쟁과 갈등이 생기는 것 같다"며 "세계가 조화를 이루고 같이 발전해 나가기 위해 한류가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상은 세상의 조화를 위해 더욱더 중요해진 한류를 더 많이 발전시키라는 격려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1992년 베네통의 한국 유통을 전개하며 패션 사업을 시작한 김 회장은 시슬리, 레노마스포츠, 엘르스포츠, MLB,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까지 많은 해외 브랜드를 한국 시장에 맞게 적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세계화의 개념을 확립했다. '서양을 동경하고 흉내 내는 것이 세계화가 아니라 동서양의 좋은 점을 합친 것이 진정한 세계화'라는 철학이 그것이다.

그는 "동양적 뿌리를 가지면서 서양화가 잘된 나라가 한국이기 때문에 한국은 세계화를 가장 잘할 수 있는 나라이고, 이것이 곧 현재 한류 열풍의 이유"라며 "패션으로 세계화를 이룬 국가는 프랑스, 미국, 일본 정도인데 한국이 그 뒤를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F&F의 또 다른 원동력은 독창적인 디지털 시스템이다. 2017년 디스커버리 롱패딩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순위에 노출되며 매출이 급등한 적이 있다. 김 회장은 "그 경험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패션 비즈니스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을 체감했다"며 선제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2019년 중국에 진출한 MLB의 성공 또한 디지털 시스템의 힘이다. 코로나19로 암울한 시기를 거치면서도 디지털 마케팅으로 글로벌 소비자와 소통해 브랜드 팬덤을 탄탄히 구축했다. 중국 진출 5년 만에 본토에서만 1100개 이상의 매장을 냈고 올해는 해외 소비자 판매액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제적 디지털 전환 덕에 패션기업 영업이익률 1위 또한 놓치지 않고 있다. 패션 업종은 재고 부담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5~8%대에 머물지만 F&F의 영업이익률은 효율적 재고 관리를 통해 계속 두 자릿수를 유지 중이다. 2021~2023년 연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28.84%다. F&F의 글로벌 진출은 내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또 다른 핵심 브랜드인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 MLB의 뒤를 이어 아시아 주요국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이미 중국 본토에 매장을 오픈했고, 내년 100여 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김효혜 기자]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7.13 07:20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