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시점 맞춰 자산 비중 조절 분산투자로 중위험·중수익 2016년 출시된 연금 2세대 상품 장기보유시 손실확률 낮아져
"은퇴 목표 연도(빈티지)를 2025년으로 설정한 타깃데이트펀드(TDF) 투자자들이 전문 기관투자자와 비슷한 성과를 냈습니다. 한국에서도 축적한 연금자산을 투자하며 인출하는 세대가 본격 출연한 겁니다."
지난 4일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WM연금마케팅부문대표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국내 첫 라이프사이클 펀드인 TDF 2025 성과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예정 시점을 목표로 지정해 생애 주기에 맞게 투자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준다. 젊을 때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율이 높지만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면 채권 같은 안전자산 비중이 커지는 구조다. 국내에서는 2016년 처음 출시됐다.
2025년이 한 달여 남은 가운데 TDF 2025 투자자의 연금 수령 시기도 성큼 다가왔다. 이들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보다 우수한 성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5일 KG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전략배분·삼성한국형·한투알아서·KB온국민·신한마음편한TDF2025의 연환산 수익률은 6.24%에 달한다. 운용사별 연환산 수익률은 미래에셋자산운용 7.80%, 한국투자신탁운용 6.96%, 삼성자산운용 5.60%, KB자산운용 5.78%, 신한자산운용 5.07%로 나타났다.
손 부문장은 "다수의 투자자가 TDF를 통해 장기 투자로 안정적인 성과를 실현했다"며 "투자자들은 편리하게 장기투자와 분산투자를 했고, TDF 2025의 연 수익률은 원리금 보장 상품보다 높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TDF 2025 투자자는 그동안 축적해온 연금자산을 인출하는 첫 세대가 됐다"며 "한국에서도 미국이나 호주와 같이 투자하면서 연금을 받는 집단이 생겨난 것"이라고 짚었다.
저축과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중심으로 노후에 대비한 '연금 1.0세대'에서 적립식 투자로 자산을 불린 '연금 2.0세대'가 출현했다는 설명이다.
손 부문장은 "연금자산은 장기투자가 중요하다"며 "투자기간에 따라 손실 확률이 크게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TDF 2025 투자자 중 내년에 은퇴해 연금소득이 필요하다면 이 펀드를 유지하며 매월 일정 비율로 환매해 인출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TDF 2025를 상장지수펀드(ETF) 자문 포트폴리오(EMP) 펀드로 교체하고 월 분배금을 인출할 수도 있다.
은퇴 시기가 남아 있고 적립식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투자자에게는 TDF 2025를 환매하고 TDF 2030이나 TDF 2035로 교체해 적립식 투자를 지속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내년에 은퇴하지는 않지만 계속 적립할 수 없다면 TDF 2025 절반을 환매해 ETF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법도 있다"며 "직접 관리하기 부담스럽다면 TDF 2025를 유지하거나 타깃인컴펀드(TIF)·디딤펀드 등으로 교체해도 된다"고 조언했다.
손 부문장은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에서 원리금 보장 상품 비중에 한도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