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2기 출범] 너도나도 '눈도장'…트럼프와의 관계개선 시도 줄이어
트뤼도·밀레이·오르반·멜로니 등 잇단 마러라고行…연일 '문전성시'올트먼·저커버그·베이조스·정용진 등 기업 CEO도 방문…기부금 쇄도트럼프 "모두 나와 친구되고 싶어해"…WP "호의 얻기보다 분노 피하려는 것"
이재림
입력 : 2025.01.12 07:11:06
입력 : 2025.01.12 07:11:06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두 번째 임기 시작이 다가오면서 외국 정상은 물론 경제계 거물들이 트럼프와의 접촉점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승리 이후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를 방문해 그를 만난 외국 지도자로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이 있다.
트뤼도를 제외하곤 정치 이념상 강경 우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들인데, 모두 미국 대선 유세 때부터 직·간접적으로 트럼프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밀레이 대통령과 오르반 총리의 경우엔 서방 언론에서 각각 '아르헨티나의 트럼프'와 '동유럽 트럼프'라는 별칭을 붙일 정도로 국정 운영 방식이나 정책 지향점 면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닮은 꼴'로 평가받기도 했다.
보수 색채 짙은 리더십으로 '여자 무솔리니'라고 불리는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트럼프의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 중 한 명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친분까지 과시하며 미국 차기 정부와 유럽연합(EU) 간 가교로까지 부각되고 있다.
일본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마러라고에서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아베 신조 전 총리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를 만났다.
그는 이어 그 이튿날 대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그들(일본)이 원한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며 취임 전 회동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브라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참석 직후 미국에 들러 트럼프와의 만남을 타진하다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이시바 총리 측은 이에 대해 즉각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일본을 중시한다는 취지"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향후 카운터파트인 외국 정상들뿐만 아니라 빅테크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줄대기 행렬은 더 치열하다.
팀 쿡(애플), 샘 올트먼(오픈 AI), 마크 저커버그(메타),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등의 CEO는 트럼프의 당선 이후 경쟁적으로 마러라고를 방문해 만찬을 함께 하거나 측근 등을 공략하며 트럼프와의 관계개선에 열을 올렸다.
애플, 메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보잉 등은 트럼프 당선인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에 최소 100만 달러(14억7천만원 상당)를 기부했거나 기부를 약속하기도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껄끄러운 관계였던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경우엔 100만 달러 기부에 더해 멜라니아 여사의 다큐멘터리를 제작·배급한다는 방침까지 세웠다고 CNN 등 외신은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 만평 작가 앤 텔네이스는 WP 소유주이기도 한 베이조스를 비롯해 마크 저커버그(메타 CEO)와 샘 올트먼(오픈AI CEO) 등이 동상 앞에 무릎을 꿇고 돈다발이 담긴 가방을 바치는 풍자 만평을 그렸다가 게재가 보류되자 이에 반발해 사임하기도 했다.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트럼프와 직접 면담 뒤 1천억 달러(143조 6천억원) 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기업인 중에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달 16일부터 21일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마러라고에 머물렀고, 트럼프 당선인을 면담했다.
기업인들의 마러라고 방문과 자신과의 면담 요청이 이어지자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마러라고 기자회견에서 "1기 정부 때 (기업인들) 모두가 나와 싸웠다"면서 "(하지만) 이번 임기를 앞두고는 모두가 저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며 자신을 향한 기업인들의 관심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를 향한 기업 CEO들의 러브콜에 대해 트럼프의 호의를 얻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분노를 피하려 하는 목적이 더 크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지난 두 달여간 트럼프 행정부의 취임식, 정책 운영, 대통령 도서관 건립 등을 위해 모금된 개인 및 기업 기부금이 2억달러(2천944억원)가 넘는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취임식을 1주일여 남긴 현재 시점에선 개인 및 기업의 기부금이 훨씬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NYT는 이러한 기업들의 기부 행렬은 지난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 의회 의사당을 폭력적으로 점거한 사태 이후 여러 기업 수장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이들 기업이 거액의 기부를 통해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와 1·6 의회 폭동 사태 동안 트럼프 측과 거리를 뒀던 것에 대한 '속죄'를 구하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또 다른 일각에선 기업의 이런 움직임이 트럼프 정부에서 공언하는 '신(新) 관세 체제'에서 특정 산업과 제품을 대상으로 하는 '부과 면제 티켓' 확보 가능성을 살피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walde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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