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에게 ‘미래 가치’ 인정 받은 양자컴株 기사회생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1.16 15:36:09
MS, “양자컴 원년이 도래했다”
아이온큐 34%, 리게티 22% 상승
“전략적 미래 기술” vs “실용화 멀었다”


아이온큐 공동창업자 김정상 교수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강연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젠슨 황과 마크 저커버그의 부정적 전망으로 폭락했던 양자컴퓨터 개발사들의 주가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긍정적인 평가에 힘입어 급반등했다.

15일(현지시간) 미트라 아지지라드 MS 전략기술부 대표는 MS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Azure) 게시판에 “양자컴퓨터 원년이 도래했다(The year to become quantum-ready)”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 게시물에서 아지지라드 대표는 양자컴퓨터 시대 준비를 위한 ‘양자 준비(quantum-ready)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 시대의 시작점에 있다”고 밝혔다.

MS는 양자 준비 프로그램을 통해 양자컴퓨터 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업가와 연구자를 모아 양자컴퓨터 생태계를 구축하고, 클라우드 환경에서 양자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이번 발표로 양자컴퓨터 개발사 주가는 크게 올랐다. 15일 아이온큐 주가는 33.5% 급등한 39.4달러로 장을 마쳐 폭락 직전인 7일 49.6달러 대비 79% 회복했다. 퀀텀 컴퓨팅도 55% 오른 11.6달러로 장을 마쳐 폭락 직전 17.5달러 대비 66%까지 올랐다.

리게티 컴퓨팅과 디웨이브 퀀텀 주가도 이날 각각 22.2%(10.9달러), 22.4%(5.8달러) 올라 7일 종가의 60% 수준까지 회복했다.

양자 준비 특별 프로그램을 발표한 MS 주가도 이날 2.6% 올랐다.

국채금리 하락 등 시장 분위기도 양자컴퓨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양자컴퓨터와 같은 성장주는 물가상승률과 장기채 금리에 민감하다.

15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안정세에 접어들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65% 수준까지 내려앉자 양자주의 미래 수익이 이전보다 높이 평가됐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양자컴퓨터에 대해 “유용한 기술이 나오려면 15~20년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데 이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양자컴퓨터가) 유용한 패러다임이 되려면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하자 양자주 주가는 이달 13일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주가 반등세의 지속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먼저 양자 기술을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이 있는 한 양자컴퓨터의 주가도 건재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재 미국은 양자컴퓨터 분야에선 중국보다 우위에 있지만,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선 중국에 뒤처지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지난달엔 양자컴퓨터를 통한 암호 해독으로 ‘비트코인 해킹’이 가능하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가상자산 시장이 요동치기도 했다.

따라서 미국 내에선 양자컴퓨터 관련 연구개발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싱크탱크 연구소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앞으로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후발 주자의 추격을 막기 위해 미국 정부가 “즉각적이고 결단력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하며 “향후 5년간 매년 675만달러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자컴퓨팅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는다면 기술 개발이 가속화돼 시장의 기대보다 일찍 수익 모델을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우려섞인 시선도 적지 않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지난해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양자 컴퓨터 기술의 장기 전망을 좋게 평가하면서도 “오늘날의 양자 컴퓨터는 상용 또는 과학 응용 분야에서 모두 기존 컴퓨터에 비해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일 양자컴퓨터 관련주에 대해 “젠슨 황 발언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대형 IT 업체들의 실적 발표 및 행사에서 관련 발언이 나오면 단기적 급등락세 반복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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