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후 추락한 비트코인, 왜일까?[엠블록레터]

김용영 엠블록컴퍼니 기자(yykim@m-block.io)

입력 : 2025.01.24 11:01:59


[엠블록레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했습니다. 이른바 트럼프 2.0이라고 불리면서 다수의 파격적인 공약과 정책을 내세워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이 중 다수는 취임 첫날 서명할 행정명령을 통해 구현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친가상자산 정책들도 포함될 것으로 기대됐구요.

하지만 취임 첫날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가상자산이나 비트코인과 관련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강조했던 비트코인의 전략적 준비자산 지정에 관한 명령도 부재했구요. 이 때문에 비트코인은 트럼프 취임 전 약 10만9천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이후 한때 10만달러 가까이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비트코인을 잊은 걸까요? 일단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취임 전 밈 코인 발행 부담됐나?
취임식 파티에서 케이크 절단용 칼을 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출처 : 로이터 연합 >


사실 취임 전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 업계를 가장 놀라게 한 건 공식적인 트럼프 밈 코인을 발행한 사건입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공식 트럼프 밈 코인은 발행 초기 해킹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만큼 예상을 넘어선 것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해킹이 아니라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 대통령 측이 직접 발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어모았습니다.

이 밈 코인은 발행 이틀만에 시가총액 15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급등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단숨에 전세계 순위권 부자로 올려놓았습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회사인 아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밈 코인 발행으로 트럼프의 재산은 200억달러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에서는 공직자로서 윤리 문제가 제기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취임 첫날 행정명령에서 가상자산 관련 내용이 빠진 것은 이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급격히 늘어난 재산과 이에 따른 비판을 굳이 부추길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이런 이유 때문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은 바뀌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으니 오히려 긍정적이겠습니다.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고려할 것 많아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에 대한 선택지가 여러 개라는 것도 첫날 행정명령에서 빠진 이유로 꼽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비트코인의 전략적 준비자산 또는 비축은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다소 모호하면서도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전략적 준비자산인 원유와 비등한 위상을 지칭하기도 하고 연방준비은행이 비축하는 금, IMF 특별인출권과 같은 준비자산을 뜻하기도 합니다.

각각의 해석에 따라 비트코인의 비축 방법도 달라집니다. 원유처럼 비축한다면 적어도 연방준비은행이 관여하는 방법은 아니겠죠. 일각에서는 미국 법무부가 다크웹인 실크로드에서 압수한 수만개의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습니다. 반면 준비자산으로 접근한다면 대선 때 제기된 신시아 루미스 미국 상원의원의 법안처럼 장기간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방안이 있겠습니다. 단 이 방안은 행정명령으로는 구현하기 어렵고 법안의 통과가 필요합니다.

이처럼 비트코인을 비축하는 여러 방안이 있기 때문에 검토에 시간을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비축에 대한 행정명령은 이들을 모두 검토하고 실행 방안을 확정한 뒤에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친가상자산 입장은 확고
첫날 행정명령에서 관련 내용이 빠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을 다소 실망시키긴 했지만 이전 바이든 정부에 비해 가상자산에 우호적임은 너무나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는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임시 위원장에 모두 친가상자산 인사를 임명한 것으로도 드러납니다.

SEC 위원장 직무대행에 임명된 마크 우예다 의원은 이전부터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온 인물입니다. 게리 겐슬러 위원장 주도의 강경하고 제제 중심의 규제보다 시장 친화적인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차기 SEC 위원장으로 지명된 폴 앳킨스 역시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인물이어서 SEC의 가상자산 기조는 트럼프 정부에서 180도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CFTC의 위원장 대행으로 임명된 캐롤라인 팜 의원 역시 가상자산에 우호적입니다. 팜 의원은 국내 블록체인 행사에도 자주 참여해 친숙한 인물인데요.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BWB) 등에서 시장 친화적인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CFTC 의장 후보를 아직 지명하지 않았지만 이같은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같은 점들을 감안할 때 첫날 행정명령에 가상자산 관련 내용이 없었다고 해서 트럼프 정부의 기조가 대선 때와 바뀌었다고 예단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에서 발을 빼기에는 밈 코인 발행과 디파이 프로젝트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관여 등 엮인 게 너무 많거든요. 4년 임기 중 불과 하루만 지난 것이니 남은 기간 중에 공약을 잘 구체화하도록 응원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가 20일 블록체인 기술 기업 슈퍼블록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슈퍼블록은 블록체인 플랫폼 ‘오버프로토콜’의 개발사입니다. 양사는 RWA 거래, 디파이, 토큰증권 등 관련 기술 지원 및 자문에서 협력할 예정입니다.



• 업비트가 7억원 상당의 고객 가상자산을 탈취 위기에서 지켜내고 범인을 찾아냈습니다. 업비트 고객센터는 의도하지 않은 출금이 발생한 고객의 이슈를 관련 팀에 보고하고, 빠른 이동 내역 분석으로 가상자산이 옮겨진 계정에 대한 자금 출처 소명을 요청해 자산의 추가 이동을 제안했습니다. 동시에 수사기관이 탈취범을 검거하는데 협조해 피해자에게 7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돌려줬습니다.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yykim@m-block.io), 전성아 엠블록 연구원(jeon.seonga@m-block.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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