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개국 중 꼴찌에서 두 번째…탄핵 정국에 원화 가치 급락

한상헌 기자(aries@mk.co.kr)

입력 : 2025.01.26 11:45:14
지난달 실효환율 91까지 하락
월간 하락 폭 2022년 레고랜드 이후 최대


13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 주가와 환율 종가가 표시되어 있다. <김호영 기자>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원화 실질 가치가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보다 실질가치가 더 떨어진 곳은 엔화가치 약세를 겪는 일본뿐이었다.

26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91.03으로 전월보다 1.99포인트 하락했다. ‘91.03’은 BIS 통계에 포함된 64개국 중에서는 엔화 약세를 겪는 일본(71.3)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환율이다. 기준 시점과 현재 시점 간의 상대적 환율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지수는 2020년 에 100을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91.03이 됐다는 것은 그만큼 원화 실질 가치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달러당 원화값이 지난해 12월 3일 계엄 당일 밤 1442원까지 급등한 뒤 19일 1450원을 넘기고, 27일에는 1486.7원까지 치솟은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해 12월 한달간 한국의 변동 폭(-1.99포인트)은 2년 3개월만에 가장 큰 수치다. 2022년 9월 하락폭이 2.92포인트였는데 당시는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달러당 원화값이 1440원대까지 내려갔다.

또 1.99포인트 하락폭은 브라질(-3.94포인트), 오스트레일리아(-2.37포인트)에 이어 세번째다.

원화 가치가 다른 나라 통화보다 크게 떨어진 것은 정치 불확실성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계엄 등 정치적 이유로 환율이 30원 정도 펀더멘털에 비해 더 오른 걸로 분석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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