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S&P500인데 운용보수는 3배···‘세계 최초 ETF’ SPY 털썩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2.03 15:38:09
입력 : 2025.02.03 15:38:09
美 ETF 1위 SPY, 1月 순유출 ‘최다’
경쟁자 VOO는 SPY 유출금 쓸어담아
2월 내로 ETF 1위 자리 빼앗길 듯
경쟁자 VOO는 SPY 유출금 쓸어담아
2월 내로 ETF 1위 자리 빼앗길 듯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SPDR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SPY)의 업계 1위 자리가 위태롭다. S&P500 투자자들이 운용보수가 비싼 SPY 대신 ‘뱅가드 S&P500’(VOO)로 갈아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ETF 시장의 순유입 1위는 VOO(212억7800달러)인 반면, 순유출 1위는 SPY(133억6240만달러)로 드러났다.
이로써 미국 ETF 상품규모 2위인 VOO의 시가총액은 6202억달러를 달성해 업계 1위 SPY의 시가총액 6302억달러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1월과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2월 중으로 미국 ETF 시장의 1위가 뒤바뀌게 된다.
세계 최초의 ETF 상품인 SPY는 1993년에 출시돼 올해로 32주년을 맞이한 ‘살아 있는 역사’다. S&P500 지수를 0.1% 내외 오차로 추종하는 이 상품은 ‘워렌 버핏의 투자법’으로 각광받아 줄곧 업계 1위를 달려왔다.
그러나 SPY는 후발주자 VOO에게 자리를 빼앗길 위험에 처했다. 두 상품은 동일한 S&P500 지수추종 상품이지만 SPY의 투자자금이 순유출되는 동안 VOO에는 순유입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S&P500 투자자들이 SPY에서 VOO로 운용사를 옮기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두 상품 간의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 SPY와 VOO는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S&P500 지수를 정직하게 추종한다.
그러나 거래 수수료 측면에서는 SPY보다 VOO의 이점이 확실하다.
SPY의 연간 운용보수는 0.09%로, VOO의 0.03%보다 3배 비싸다. S&P500 투자자들은 장기 투자를 노리고 상품을 매수하므로 SPY를 보유한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매년 손해가 쌓이는 셈이다.
이는 또 다른 S&P500 추종 상품인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코어 S&P500’(IVV) ETF의 운용보수(0.03%)보다도 3배 비싸다.
따라서 SPY 투자자들은 거래 수수료 지불을 감수하고 운용사를 갈아타고 있다.
이같은 지각변동은 수년 전부터 예견돼 왔다. 투자분석회사 모닝스타의 모아스 알마하네 분석가는 “VOO가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해 장기적으로 성공할 것”이라며 지난해 7월 ETF 투자 등급 평가에서 VOO에는 ‘골드’를 부여하고 SPY에는 ‘실버’를 부여했다.
한편, 이같은 추격에 SPY의 운용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는 지난 2023년 당사의 또 다른 S&P500 기반 상품인 ‘SPDR 포트폴리오 S&P500’(SPLG) ETF의 운용보수를 0.02%까지 낮춰 뱅가드·블랙록과 ‘수수료 경쟁’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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